“우리 둘은 매달 집 모기지로 내던 돈보다 더 많은 액수를 우리의 학자금 부채 상환금으로 지불했었습니다”
지난주 오바마 대통령이 학자금 부채로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해 구제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한 연설 중 털어놓은 고백이다. 오바마 부부 둘 다 아이비리그 최고 대학과 법과대학 출신이니 학자금 빚이 엄청났던 모양이다.
경제 호조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2012년에 재선되려면 다른 계층도 중요하지만 젊은 층의 표심을 유지해야 한다는 정치적 고려가 오바마의 결정에 작용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특히 ‘월가를 점령하라’ 데모의 불분명한 요구 가운데 하나가 학자금 빚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화당이 다수당인 연방하원에서 오바마의 재선 가능성을 높일 어떤 정책도 입법화되기는 힘든 상태에서 오바마는 대통령령으로 이미 통과된 법을 조정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예를 들면 대학 졸업자들이 학비 융자금의 월 상환액수를 자기 재량으로 쓸 수 있는 수입의 10%로 국한시킬 수 있는 법조항이 2년 후에나 발효하는 것을 석달 후인 내년 1월부터 시행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행법으로는 25년을 갚다가 못 갚는 것은 탕감 받도록 되어 있는 상환기간 한도를 20년으로 줄인다는 것이 또 다른 예다.
한편 연방파산법에도 파산으로 벗어날 수 없는 채무 가운데 연방 정부기관이 보증하는 대부분의 학자금 융자가 포함되어 있다. 학자금에 더해 대부분의 세금, 아이 양육비, 위자료, 법원의 벌금과 배상금, 음주와 마약 사용 중 운전으로 발생시킨 사고 피해자에 대한 보상금도 파산 선고로 해결될 수 없는 것들이다.
그 밖의 모든 빚은 액수의 고하에 관계없이 파산 시 탕감된다. 예를 들면 보험이 없는 환자가 중병으로 병원에서 수술 받고 장기간 입원했을 경우 그 비용이 50만 달러라도 갚을 의무가 없어진다. 빚에 시달리는 채무자가 그 같은 법적 혜택을 받자면 법의 요구조건에 달해야 됨은 물론이다. 우선적으로 파산 신청자는 자신이 가진 모든 재산과 채무를 사실대로 정직하게 나열할 의무가 있다.
주택이나 자동차 등을 구입했기 때문에 담보 채권자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갚아야할 돈은 탕감 받지만 담보물은 반환하거나 담보물을 계속 사용하고자 한다면 파산 이후의 지불에 대한 재계약을 해야 한다.
담보 채권자들 다음 순위는 무담보 우선 채권자들이다. 아이들의 양육비, 전 배우자에 대한 위자료, 직원들에게 지불해야 될 임금, 세금 등이 우선 채권들이다. 그 밖의 모든 채무들은 소위 무담보 무우선 순위의 빚들로 파산으로 짐을 벗을 수 있다.
파산법의 두 가지 목표는 자격 있는 채무자에게 새 출발의 기회를 준다는 것과 채무자의 재산이 있으면 채권자들에게 차별 없이 공평하게 분배한다는 것이다.
그럼으로 친척에게 진 빚이든지 혹은 가까운 친구에게서 빌린 돈이라서 입장이
곤란하다는 이유로 빼놓고 다른 채권자들만 기입하는 행위는 파산법 해당 법규의 심각한 위반이다.
캘리포니아 연방파산 법원의 어떤 판사의 경고 편지는 이러하다. “(파산 신청서 내용이) 100% 정확하고 (하나도 빠짐없이) 철저하지 못한데 대한 핑계는 있을 수 없다. 극단이라고 할 정도로 밝혀야 한다. 거짓 채권자 명단을 제출하는 것은 연방법 상 중범죄이므로 알면서 거짓 명단을 제출하는 사람을 기소하라는 건의를 본인은 한순간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파산 법원에 대한 가장 심각한 기만은 물론 재산을 가족 등 내부자들에게 빼돌리고 빚을 갚을 능력이 없다고 거짓 선서하는 일이다. 또 파산 신청자의 재산 관리인이 되는 파산법원의 신탁인(Trustee)이 의심스러워하는 것 중에는 파산신청 직전에 신용카드로 사치품들을 구입했거나 정상 이상의 현금 인출을 해간 경우 등이 있다.
파산법원을 기만했다고 유죄 판결을 받는 경우 5년 미만의 형이나 25만 달러의 벌금 또는 두 가지가 병과되는 처벌을 받게 된다. 한편 파산신청을 한 사람은 8년이 지난 후에나 파산법의 보호를 다시 모색할 수 있다.
세금 보고, 파산 신청, 갖가지 정부혜택의 신청 과정에 있어서 정직이 최고 방침이라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남선우/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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