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훼어팩스 교육국은 올해부터 중고등학교에서 사용되는 주요 사회과목 교과서를 모두 온라인 교과서로 대체하기 로 했다. 작년에 일부 중고등학교에서 시 범적으로 1년간 시도를 해보았는데 전면 적으로 실시해도 좋겠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훼어팩스 교육국은 일반적으로 6년에 한 번씩 교과서를 검토해 교체를 한다. 이번에 사회과목 교과서들을 교체해야 할 때가 되 었는데 여러 가지 면을 고려해 온라인 교과 서를 택하기로 했다.
온라인 교과서는 말 그대로 교과서가 종 이에 인쇄된 책이 아닌 온라인상에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지정된 웹사이트에 접속해 교과서를 보는 것이다. 학생들은 무 거운 책을 직접 가지고 다닐 필요 없이 언 제, 어디에서나 인터넷 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다른 장점들이 있 다. 우선 수정과 보완이 용이하다. 특히, 사 회과목 교과서의 경우 갈수록 더욱 빨라지 는 사회발전 및 변화의 속도에 맞추어 신 속한 개정과 증보를 필요로 하는데 책으로 출판되는 교과서는 인쇄와 제본, 배달 등의 기본적인 과정을 모두 거쳐야 하기에 아무 래도 더딜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온라인 교과서의 경우 수정, 개정, 증보를 모두 컴퓨터 서버상에서 처리하여 교과서 사용자들이 바로 쉽게 볼 수 있다. 또 다른 장점으로 학생들이 모르는 단어를 클릭하면 바로 온라인 사전으로 자동 연결 되어 그 뜻을 찾아 볼 수도 있고, 보충 설명 이 필요한 부분은 해당 페이지와 연동되어 제공되는 비디오 클립이나 추가자료 등을 통해 즉각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심지 어 자신이 읽은 부분을 얼마나 제대로 이해 하였는지 스스로 평가해 보는 기능도 있다.
사실 비용만 따진다면 온라인 교과서라 고 해서 당장 종이책보다 절약이 되는 것은 아니다. 초기 비용은 종이책을 교과서로 사 용하는 것이나 거의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교육국 자체 내에서 개발하 는 커리큘럼 자료들을 같이 쓸 수 있기에 다음에는 교과서 전체가 아니라 부분적으 로 필요한 챕터나 토픽만 구입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될 때 장기적으로 많은 예산절약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 교과서 사용에 문제점이 전혀 없 다는 말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 는 것이 컴퓨터나 인터넷 사용이 쉽지 않은 학생들에 대한 배려다. 일단은 이러한 학생 들을 위해 예전처럼 충분한 수량의 종이책 교과서들을 학교에 비치해 놓고 필요한 대 로 집에 가지고 가서 쓰게 하고 있다. 그러 나 자신의 집에 컴퓨터나 인터넷이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게 싫은 학생들이 자존심 에 상처를 받지 않고 마음껏 온라인 교과 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방법을 찾 는 일도 중요하다.
훼어팩스 카운티에서는 이러한 학생들이 약 5~10% 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 다. 이러한 학생들을 위해 일단 방과 후 학 교 컴퓨터실 사용시간을 늘리기도 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컴퓨터 제조업체나 인터넷 서 비스 보급업체들의 도움을 받아 모든 학생 들이 무료로 컴퓨터와 인터넷 서비스를 제 공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온라인 교과 서 사용을 어려워하는 선생님들이다. 온라 인 교과서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우 선 선생님들이 쉽고 편하게 느껴야 하고 효 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개인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나 준비 정도에 크게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종이 책 교과서 사용에 익숙해져 있는 일부 나 이 많은 고참 선생님들의 경우 젊은 선생님 들에 비해 온라인 교과서에 적응이 느리고 온라인 교과서가 가져다주는 혜택을 최대 한으로 유용하게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20년 이내에 모든 교과서들이 온 라인으로 바뀔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고, 수 업방식도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테크놀로 지를 사용하게 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이런 고참 선생님들이 테크놀로지를 편하 게 대하고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도록 재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 한다. 선생님이 뒤쳐져 있으면서 그 밑에서 배우는 학생들이 앞서 나가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이다.
문일룡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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