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살펴본 내년 대입 트렌드
2012년 가을학기 대학입시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12학년생들과 학부모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UC 계열대학은 오는 11월30일,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주요 명문 사립대학들은 내년 1월1일까지 입학원서를 접수시켜야 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학생들의 ‘드림스쿨’ 입학문은 해를 거듭할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자격을 갖춘 학생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비해 각 대학의 입학 정원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가을학기 역시 올해 못지 않게 우수학생 간 명문대 입학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돼 철저한 입시 준비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내년 가을학기 대학입시 트렌드를 미리 살펴본다.
■ 경쟁 더욱 치열
2011년 가을학기 명문대 입학경쟁률은 역대 최고를 기록할 정도로 살인적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주요 명문 사립대학들의 올 가을학기 합격률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버드의 경우 신입생 합격률은 6.2%, 프린스턴은 8.4%, 예일 7.4%, 스탠포드 7.1%, 컬럼비아은 6.9%, 다트머스 9.7%, MIT는 9.6%를 각각 기록하는 등 드림스쿨 입학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가을학기 아이비리그 8개 대학과 스탠포드, MIT 등 총 10개 명문 사립대학이 접수한 입학원서는 30만개에 달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40%가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주요 사립대학들에 지원자가 대거 몰린 이유는 공통지원서(common application)를 통해 여러 대학에 동시 지원이 가능했고 외국인 학생들의 미국 대학 선호, 정부 예산부족으로 인한 공교육의 질 저하 등이 주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학생 한명 당 지원 대학은 4~5개에 불과했으나 올 가을학기에는 10~12개에 달했고 입학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 내년 가을학기에는 학생 당 지원대학 숫자는 올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입시전문가는 “지원할 대학을 고를 때 합격할 것이 확실시되는 대학과 찬스가 반반인 대학, 합격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대학을 적절히 섞는 융통성을 발휘할 것”을 조언했다.
■ GPA 및 학력고사 점수 ↑
올 가을학기 명문 사립대학에 합격한 학생들의 고교 GPA는 0.25포인트, SAT 점수는 100점 정도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UC 계열대만 해도 상대적으로 입학이 어려운 UC 버클리, UCLA, UC 샌디에고 합격자들의 평균 GPA는 4.0을 웃돌 정도로 우수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내년 가을학기 입시철에 명문대 지원자들의 평균 GPA와 대입 학력고사 점수는 올해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대학 진학을 계획 중인 고교생들은 AP, 아너스 등 최고 수준의 클래스를 최대한 많이 택하고 이들 과목에서 최고의 성적을 확보하는데 전력투구해야 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학업 외에 관심과 열정이 있는 분야의 과외활동과 에세이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다. 명문대 입학사정에서 많은 지원자들의 GPA와 시험점수가 비슷비슷하므로 결국 과외활동과 에세이를 통해 자신을 차별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 대기자 명단 움직임 더욱 활발
올 가을학기 입시에서 스탠포드 대학은 1,078명을 대기자 명단에 올렸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여러 개의 대학에 지원, 복수의 합격 오퍼를 받았기 때문에 대기자 명단이 학교마다 가득 찼고 과거에 비해 명단에 이름을 올린 학생들이 진학을 원하는 대학으로부터 최종합격 통보를 받는 사례도 급증했다.
주요 대학들이 합격자 중 실제로 등록하는 학생 수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대기자 명단을 활용할 수밖에 없어 드림스쿨의 대기자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고 낙심할 필요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내년 가을학기 대입 경쟁은 올해보다 더욱 치열해질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각 대학의 대기자 명단은 자격을 갖춘 예비 대학생들로 넘쳐날 것이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대학에 진학을 원할 경우 그 학교에 가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하도록 하고 학교에 전화로 연락해 캠퍼스에서 인터뷰를 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것도 좋다.
■ 피할 수 없는 소셜미디어 영향력
여러 대학에 입학원서를 제출할 고교생 중 상당수는 대학 입학사정관들이 지원자들의 소셜미디어 프로필을 들여다보는지 여부와 인터넷 선상의 부정적인 정보로 인해 지원한 대학으로부터 입학을 거부당할 수 있는지 궁금해 한다.
실제로 많은 대학들은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대중적인 인기가 높은 소셜미디어 사이트를 통해 학교를 홍보하고 학생 모집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입전문 교육기관 ‘카플란’(Kaplan)이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4년제 대학의 82%가 페이스북을 이용해 학생모집 활동을 벌였다.
또 56%는 트위터와 유뷰트를 통해 홍보활동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입학사정 과정에서 지나치게 지원자의 소셜미디어 정보에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전문가 집단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일부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지원자의 소셜미디어 프로필을 꼼꼼히 체크하며 이 같은 행동은 당락 여부에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따라서 학생들은 소셜미디어 사이트에 어떤 정보를 올려야 좋은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는 사회주의를 지지한다”거나 “미국은 망해야 한다” 같은 비상식적 메시지를 인터넷에 올려놓거나 홀딱 벗은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놓을 경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 밀려드는 외국인 학생들
한국 부유층들 사이에서도 “초·중·고는 한국에서, 대학은 미국에서”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다른 국가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유는 미국의 대학교육은 세계 최고수준이기 때문이다.
대입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는 존 윌리엄스는 “해외에서 미국 대학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며 “외국인 학생들은 자비를 들여 미국 대학에서 공부하기 때문에 미국 대학들은 이들을 절대적으로 환영하며 경제상황이 좋아지지 않는 한 외국인 학생들이 미국으로 몰려오는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 테크놀러지 타운 출신 우대
매스컴의 집중적인 관심을 끌지는 못했지만 올 가을학기 대학 입시에서 나타난 현상 중 하나는 일부 대학들이 워싱턴주 시애틀,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샌호제 등 소위 ‘테크놀러지 타운’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학생들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 점이다.
실제로 이들 지역에 있는 고등학교 중 상당수가 아이비리그 등 최고 대학들에 예년보다 많은 학생들을 합격시켰다.
테크놀러지 타운의 가정 소득 및 교육수준이 타 지역보다 높아 이들 가정 출신 학생들이 대학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인텔, 시스코, 오라클 등 세계 IT 흐름을 선도하는 글로벌 테크놀러지 기업들이 건재한 이상 테크놀러지 타운 출신들의 명문대 합격률은 매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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