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현/M&T Bank Sr. Loan Officer
오바마 정부는 지난 8일 고용주가 부담하는 사회보장세를 절반으로 인하하는 등의 4,470억달러의 경기부약책을 또 발표했다. 흘러간 시간을 돌아보면 2008년 미국서 시작된 서브 프라임사태에서 리만브라더스 파산으로 이어진 경기침체는 지금까지 미국 뿐만아니라 그리스, 프랑스 독일까지 전세계를 금융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부채상한 한도액을 민주 공화당이 혈전속에서 합의를 했다. 이때 신용평가사인 S&P는 미국신용 등급을 강등해 버렸고 이번 부양책으로 오바마 정부는 세수를 줄인는 카드를 들고 나왔다. 국가 빚은 늘어나는 것을 합의하고 세수는 줄이고 그렇다면 계속되는 재정적자는 어디서 메꿀것인지가 의문이다. 이처럼 경기 부양책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계속되는 두자리수 실업률에 기인하고 또한 대통령 재선이라는 정치적인 뒷 배경도 깔려있으리라 본다. 하지만 필자는 오바마 정부가 맥을 짚어야 할 부분은 세수를 줄이는 부양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업율이 10%로 급등한 시기는 서브 프라임 사태가 시작한 2008년부터이고 이때부터 주택시장이 침제에 들어갔다. 즉 실업률 등 미국 경기는 주택시장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물론 오바마 행정부에서 수도 없는 주택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다. 그 일환으로 모기지 금리를 낮추는데 집중하여 현재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는 4% 초반이다. 이런 이자가 지속된 적은 수십년 동안 한 번도 없었던 상황이다. 이자가 내려가면 모기지 시장에서 재융자 신청은 반짝 늘어나지만 주택 매매 회복은 별로 신통치가 못하다. 그러니 주택경기는 아직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럼 왜 정부에서 이처럼 많은 경기 부양책을 내 놓았는데도 불구하고 경제의 핵심이 되는 주택경기는 회복이 되지 않을까?
이번 시간은 필자가 현장에서 나름 느끼는 주택 융자의 문제점을 몇 가지 지적함으로 그 이유를 찾아보도록 한다. 주택경기는 복잡하게 생각할 게 없다. 매물이 나온 집이 적정 시간 안에 팔려나가면 경기는 살아나는 것이다. 지금은 숏세일 등으로 매물은 쏟아져 나와 있는데 웬만히 서류를 준비하지 않는 바이어는 클로징까지 갈 엄두를 못내니 시간이 지날수록 매물량은 늘어나고 팔리지 않는 매물의 가격은 떨어지는 악순환이 지속되는 것이다.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로 주택 모기지 시장은 주택 경기 부양을 위해서 상당히 많은 경기 부양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와 반대로 서브 프라임의 주역이 된 문제의 프로그램들이 완전히 자취를 감추거나 기존 안전한 프로그램들조차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오고 있다. 최근 융자를 한 건 시작하여 마무리하기까지 예전의 3배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로 하다. 그만큼 융자 심사가 까다로워졌다는 것이다. 여기서 지금 모기지 융자가 시장에 맡겨져 있지 않고 정부가 보
증을 해주는 FHA,패니매, 프레디멕 등으로 국한돼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 기관에서 융자 심사기준을 아주 획일적으로 조절을 해버렸는데 이런 것의 파급 효과는 상당한 고통을 안겨준다. 이런 예를 몇 가지만 들어보자.
1. 없어진 Stated Income
우리 한인들과 뉴욕 뉴저지에 많은 바이어들이 선호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일명 노인컴 융자라고 알고 있는데 사실 Stated Income은 노인컴 융자는 아니고 직장을 가지고 있거나 자영업을 몇 년 동안 해오고 있는데 수입을 보여주게 되면 수입증빙 없이 지난 몇해 동안 경제활동에 대한 양호한 크레딧 기록을 보고 융자를 해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이런 융자가 모기지 디폴트의 주역이 된 것은 사실이다. 크레딧 점수만 좋다고 수입 증빙 없이 100%까지 심지어 클로징 비용까지 융자를 해 주었으니 얼마나 무책임한 프로그램이었는지.
하지만 그렇다고 기계적으로 이 Stated Income을 완전히 없애 버린 게 문제다. 현재 FHA에서 수입 증빙이 되면 크레딧이 650점만 되어도 3.5%를 다운하고 95%가 넘는 융자를 해준다. 하지만 수입 증빙이 안 되면 90%를 다운하고 10%를 융자받길 원해도 그 길이 막혀버렸다. 생각을 한번 해보자 10%에 육박하는 실업률에서 수입만 있다고 3.5% 다운받고 융자를 해주는 것이 안전한 융자인지 90% 다운하고 10% 융자를 원하는데 수입 증빙이 어려운 바이어가 위험한지를, 이처럼 정부에서 주도를 하고 있다면 수입이 없더라도 어느 정도 안정선까지 다운을 할 경우에는 수입증빙 없이도 융자를 해줄 수 있는 길이 마련이 돼야 한다.
2. 투자용 주택 구입을 위해서 필요한 2년의 경험
불과 며칠 전 필자의 고객의 상황이었다. 필자의 고객은 지금 갖고 있는 주택의 모기지를 전부 갚았고 여유 자금으로 투자용 콘도를 구입하기 원했다. 40%정도를 다운하고 렌트를 줄 경우 렌트가 월페이먼트를 충분히 커버할 정도는 되어 투자를 원했다. 그런데 또 현행 프로그램에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현재 투자용으로 구입을 할 경우 투자용 주택에서 생길 렌트 수입을 융자 심사시 기준이 되는 DTI에서 인컴으로 간주를 받기위해서는 과거 2년 정도 렌트를 놓아본 경험이 있어야 한다.
몇 년 전 투자용으로 무차별 융자를 해줬고 렌트 놓아본 경험 없는 투자자들이 투자용으로 주택을 구입했었다. 렌트 주택 모기지를 포기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2년 경험을 요구하는 것인데 이것 또한 너무 일방적인 규제이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들이 투자 수입 없이 현 수입으로 투자용 모기지를 전부 커버해야 한다. 조금만 현명하다면 최저 안전 가이드라인이 정해져야 한다. 즉 30~40% 미만 다운을 하면서 투자용으로 구입할 경우에 한에서 이런 룰을 적용하면 적절
하다.
3. 콘도 코압의 무차별한 규제
최근 들어 콘도 코압 융자를 받게 되면 겁부터 난다. 콘도와 코압의 경우 고객의 수입의 능력이나 크레딧 상황도 중요하지만 은행에서 콘도 코압 심사가 별도로 있다. 즉 고객과 전혀 관계없이 혹시라도 디폴트 상황이 왔을 때 콘도나 코압에 어떠한 조항들이 있어서 은행에서 차압하는데 불이익이 있는가하는 것들에 관련된 것인데, 문제는 이것도 고객의 다운페이먼트에 전혀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가이드라인이다. 10% 미만다운하고 디폴트 상황이 되어서 콘도 관리비 연체 등이 모기지 상환에 관련이 있다면 콘도 약관에 따라 융자를 심사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30~40%이상 다운을 하는 콘도나 코압인데도 그 적용 가이드라인은 똑같다.
이처럼 몇가지 예를 통해 융자를 하나 하는데 얼마나 많은 비효율적인 시간과 고용이 들어가는가 보았다. 어제 필자의 팀 미팅에서 업계 1위하는 모기지 은행에서 융자 종사자를 700명이나 해고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처럼 까다롭게 하니 당연 융자는 어려워지고 수입은 줄고 또 해고는 해야 되고. 필자는 생각해 본다. 우리가 까다롭게 심사하는 것까지는 그렇다 쳐도, 그 다음엔 우리가 나갈 차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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