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화요 스페셜/인물 포커스| 시온마켓 황규만 회장
시온마켓의 황규만 회장이 LA 한인타운 매장에서 시온마켓의 향후 계획에 대하 이야기하고 있다. <김지민 기자>
그는 달인이다. 무 한 포기, 배추 한 포기의 무게를 눈 감고 정확히 맞춘다. 눈 저울이 오히려 더 정확하다. 정육부에서 고객에게 저울을 달아보지 않고 얼마라고 얘기하면 고객들이 고개를 갸우뚱하고 다시 저울에 올려놓아 보기도 한다.
그러나 거의 틀림없다. 틀리더라도 돈을 덜 받으면 덜 받지 더 받는 법은 한 번도 없었다. “마켓을 30년 운영하다보니 그냥 손에 익었을 뿐입니다. 다른 특별한 비결은 없습니다” 바보스러울 정도로 우직해 한 번 옳다고 믿으면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신의를 지키는 30년 마켓 외길 인생 시온마켓 황규만 회장의 달인 스토리다.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좋은 물건 찾아 동분서주
고객·공급업자들과의 약속 반드시 지켜 성공 밑거름
샌디에고서 출발·OC 거쳐 LA서 마켓인생 승부
1981년 샌디에고에서 큰 동서가 운영하던 시온마켓을 인수해 마켓의 길에 들어섰다. 원래 부지런한 성격인데다 처음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흥분으로 새벽부터 저녁까지 뛰었다.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물건을 구입하고, 물건을 진열하고, 계산대에서 계산도 하고 1인5역을 했습니다”
좋고 싼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남가주 전역을 샅샅이 뒤졌다. LA 다운타운을 하루에도 서너번씩 뛰었다. “어떤 해는 마일리지가 1년에 5만마일이 넘더군요. 그야말로 1시간을 10분 다니는 듯 다녔습니다”
■ 이심전심으로 통하다
“철학이요? 그런 것 없습니다. 비즈니스는 고객들과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겁니다”거의 화내는 법이 없는 황 회장이 한번은 정육부 직원들에게 불호령을 내린 적이 있다.
황 회장은 시간이 날 때면 매장을 돌면서 물건을 체크하는데 어느 날 정육부 앞을 지나는데 유난히 고기가 반짝반짝 눈에 띄었다. 알고 보니 좋은 고기는 위에 올려놓고 질이 좀 떨어지는 고기는 밑에 놓는 방법으로 진열해 놓았던 것이다.
황 회장은 “만약 질이 떨어진 고객을 위에 놓았다면 덜 했을 겁니다. 종업원이 질이 떨어진 고기를 위에 놓았다면 그것을 구입한 고객은 나중에 고기의 질이 생각보다 좋은 것을 알며 더 만족할 것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이런 일도 있었다.
새벽 청과물시장에서 10박스의 사과를 야채섹션에 진열했는데 이들 가운데 한 박스에 2개의 사과가 썩은 것이 발견됐다. 황 회장은 가차없이 10박스의 사과를 다 버리도록 지시했다. 그 일이 있은 후 구매부 직원들의 구매원칙이 달라졌다.
“그로부터 구매대금이 갑자기 올라갔더군요. 사실 놀라고 당황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시온마켓 물건이 좋아졌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더군요”
시온마켓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가 시작됐다.
■ 신용을 자산으로
황규만 회장은 스스로 복 있는 사람이라 했다. 정말 실패하기 쉬운 비즈니스인 마켓을 운영하면서 한 번도 실패를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세일을 하면 정말 세일답게 세일을 하라고 직원들에게 요구한다”고 했다. 그래서 시온마켓은 세일을 하면 많은 양을 준비하고 정말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래서 많은 고객들이 시온마켓의 세일을 기다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황 회장은 “고객이 물건을 사가면서 기뻐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즐거워진다”고 했다.
황 회장은 고객들뿐만 아니라 마켓에 다양한 식품을 공급하고 있는 식품도매업체들과도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시온마켓에 물건을 공급하고 있는 대다수 식품도매업체는 황 회장이 물품구입 대금을 약속한 날짜에 어김없이 결재하는 것에 대해 높은 신뢰를 표명하면서 시온마켓의 성장을 당연한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손해도 많이 봤습니다. 지금도 끝나지 않은 프레시안 마켓 투자, 지금은 입주했지만 시티센터 투자에서 많은 손해를 봤지요. 마켓 운영에서 본 손해가 아니라 사람을 믿었다가 손해를 본 경우지요”
■ 한인타운 진출
황 회장은 2006년 하와이안가든에 대형마켓 시온마켓을 오픈하면서 샌디에고를 벗어나 서서히 LA 진출을 모색했다.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으면서 마켓 영업에 대한 자신감도 갖기 시작했습니다. 세리토스 지역 하와이안 가든에 시온 마켓을 오픈하자 한인과 주류사회 고객들이 몰려 들면서 성공을 했습니다”
다시 이듬해인 2007년 어바인에 시온마켓을 오픈했다. 영업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드디어 2009년 우여곡절 끝에 한인타운 시티센터 시온마켓을 오픈했다. 대형마켓이 즐비한 한인타운에서 마켓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쉽지 않았다. “한 달을 타운 내 호텔에서 지내면서 정성을 쏟았습니다. 그러나 역시 쉽지 않았습니다”
황 회장은 다시 결단을 내렸다. 부서별로 돌아가면서 문을 닫고 물건을 완전히 바꾸었던 것이다. 오픈한지 1년만에 새로운 시온마켓이 탄생했다. 이때부터 서서히 고객들의 발길이 잦아지더니 지금은 완전히 정상 궤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최근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풀러튼 인근, 라하브라 지역에 시온마켓 오픈을 위해 임대계약을 마쳤다. 임피리얼 하이웨이와 아이다호 스트릿의 타겟몰 내다. “앞으로 고객들의 수요가 있는 곳에 장소가 눈에 띄면 시온마켓의 매장을 계속 늘려나갈 것입니다.” 시온마켓의 성장은 진행형이다.
고객들은 시온마켓의 특징으로 편안한 샤핑 분위기를 꼽는다. 이같은 분위기의 비결에 황 회장은 “물건의 품질, 가격 등이 즐거운 샤핑의 큰 부분이겠지만 물건의 진열에서부터 조명, 음악 등도 한 부분”이라며 “항상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고 말했다.
■ 골프장 인수, 새로운 도전
황 회장은 지난해 샌디에고 소재 이 지역 최고의 골프장으로 선정된 적이 있는 카멜 마운틴 컨트리 클럽을 인수, 처음으로 골프업계에 진출하는 기록도 세웠다.
고급 프라이빗을 능가하는 카멜 마운틴 골프클럽은 완벽한 코스관리에 전통적인 클럽하우스, 샌디에고의 수려한 마운틴 뷰가 어우러진 세미 프라이빗 코스로 US오픈 퀄리파잉, 샌디에고 오픈 퀄리파잉 대회가 열리는 코스이기도 하다.
“샌디에고에 오래 살다보니 새로운 도전이 생겼다”는 황 회장은 “이 지역 최고의 골프장으로 탈바꿈 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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