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아이린이 미 동부를 강타하고 남긴 후유증과 파손 정도가 속속 미디어를 통해 보도되고 있다. 미동부에는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 필라델피아, 아틀랜틱 시티, 뉴욕시, 보스톤 등 미국내 유수의 대도시들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이번에 뉴욕을 통과하면서 많은 피해를 남긴 아이린의 태풍 등급은 5개 등급 중 최하위등급인 1등급(Category 1)의 규모다. 이 정도의 등급 태풍은 남부의 플로리다나 텍사스 등에서 흔히 발생하나 미국 동부지역을 강타한 이번 태풍의 규모는 이 지역 주민들과 지방정부를 공포에 떨게 했다. 1985년 이후 간만에 맞이한 태풍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마침 플로리다에서 거주하다가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한 주민은 싱겁게 말한다. 플로리다는 3, 4, 5등급의 태풍이 자주 지나가는 지역이기 때문에 이번 1등급의 아이린 정도는 별거 아니라는 투다.기왕 내친김에 태풍의 등급을 살펴보자. 먼저 가장 센 5등급 태풍의 경우 시속 155마일 이상이다. 당연히 태풍이 통과하는 지역의 주민을 강제 소개시키는 조치를 취하게 되고 4등급(시속
133-155마일), 3등급(시속111-130마일)도 역시 대다수 주민의 강제 소개가 이루어진다. 나머지 1등급(시속74-95마일)과 2등급(시속96-110마일)의 태풍도 국지적으로 주민 소개가 이루어진다.
특히 해안가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은 태풍 등급에 관계없이 거의 강제적으로 소개를 시키는데 물론 모든 등급의 태풍은 나무를 쓰러뜨리거나 빌딩에 피해를 주고 특히 홍수를 집중적으로 발생시고 정전사태가 다발적으로 발생하게 된다.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태풍피해는 태풍이 동반한 호우로 인한 홍수피해다. 넘치는 물과 틈새만 있으면 어김없이 침투하는 물의 존재는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 된다. 일본의 대지진 경우도 지진으로 인한 건물붕괴보다 밀려오는 쓰나미로 인한 피해가 너무 컸다.
주택의 경우를 보자. 집 보험의 넘버원 피해 청구건은 거의 대부분이 물에 의한 피해로 알려져 있다. 실상 홈 인스펙션을 하는 동안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바로 누수현상이다. 지하실로부터 시작하여 지붕까지 물이 새는 곳이 있는지 정밀체크를 하게 된다.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홈 바이어나 오너가 가장 싫어하고 염려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누수문제이기 때문이다.
논리는 아주 단순하다. 일단 공기가 통하는 곳이면 물이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론대로 보면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기 때문에 주택외벽 둘레에 사이딩을 하면 안전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태풍 등 강한 바람이 몰아치면 물의 흐름은 위아래로가 아니라 사방으로 예를 들면 바람의 영향으로 아래위로 흐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주택에서 최대의 누수취약부분은 지붕과 지하실이다. 지하실에 고인 물은 퍼내면 되지만 지붕을 통해 들어온 물은 천정과 벽, 온갖 집 물건을 적시고 오래 방치하면 나무 구조물이 썩고 인
체에 해로운 곰팡이가 만연하게 된다.
이 지붕에 설치되는 빗물막으로 철판인 플래싱(Flashing)이라는 건축자재가 있다. 지붕에서 이들 플래싱이 차지하는 면적은 적으나 그 역할은 방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알루미늄 판, 동판 혹은 아연 도금한 함석판으로 만들어지는데 대체로 함석판을 많이 사용한다.이 플래싱은 빗물막이 아니면 방수용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누수방지를 위한 아주 중요한 건축자재역할을 한다. 이 플래싱이 설치되는 곳은 굴뚝과 지붕이 맞닿는 곳, 스카이라이트와 지붕이 맞닿는 곳, 지붕과 지붕이 연결되는 골(Valley), 지붕 위 돔(Dorm)주변, 지붕을 뚫어 연결하는 하수관 환기파이프와 다락방 환풍기 연결부분(Vent Pipe Support 혹은 Roof Shoe), 지붕 둘레의 처마 위 가장자리에 설치함으로서 빗물막이와 방수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최대 누수취약 지구인 지붕 위 돌출 부분에 설치하는 관계로 물론 지붕 전문가에게 의뢰해 철저하고 조심스러운 설치가 요구된다. 지붕전문가에 의한 설치를 강조하는 이유는 설치방법과 순서가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다. 설치시 반드시 루핑못(Roofing Nail)을 사용하도록하고 설치후 모타르(Mortar)를 철저하게 바르는 과정은 더욱 중요하다. 바늘 구멍 만한 틈새만 있으면 물이 흘러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집벽을 받치고 있는 벽돌 한장 갈려다가 집벽이 무너지는 것처럼 플래싱의 부실공사나 마감으로 인해 발생한 지붕누수로 인한 재산 피해 또한 많은 비용지출을 수반하게 된다.
집은 항상 움직인다고 할 수 있다. 바람이 불 때는 물론이고 빗물이 멀리 흘러가거나 지하로 적절하게 스며들지 않고 집 주변에 머물러 있을 때 발생하는 침식현상 혹은 집 기초 콘크리트 바닥 아래에서 진행 중인 지하수에 의한 지반침하 현상 또한 항상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반변형 현상은 언제든지 물이 침투할 수 있는 주택균열현상을 당연히 수반한다.
김형민 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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