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LA 한국교육원에서 열린 법대진학 세미나에 참석한 한인 학생 및 학부모들이 한 법대 관계자의 설명을 주의 깊게 듣고 있다. <박상혁 기자>
전문가들이 조언하는‘법대진학 준비’
‘왜 가고자 하는가’목표부터 확실하게
LSAT 연 4회 실시… 최소 2달전 준비를
학부 1~3학년 성적·수강과목 신경써야
변호사와 검사, 판사는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많은 한인들에게 선망의 대상으로 꼽히는 전문직종이다. 경제상황이 좋지 않을수록 법조계 진출을 위해 수많은 인재들이 대학 학부과정을 졸업한 뒤 대학원 과정인 법대에 지원한다. 누구든지 아는 사실이지만 법대는 공부가 만만치 않다.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기까지 자유시간을 포기하면서 하루 8시간 이상을 책과 씨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때문에 법대에 진학하기 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지난 4일 LA 한국교육원에서는 한인 커뮤니티 변호사 협회(회장 브래드 이) 주최로 제5회 ‘법대 진학 세미나’가 한인 학생 및 학부모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앤 박 LA카운티 검사, 테리 임·제프 도셋 변호사, 토니 톨버트 UCLA 법대 입학담당 부디렉터, 에스튜아도 폰시아노 UC 어바인 법대 입학담당 부디렉터, 탐 맥콜 위티어 법대 입학담당 부디렉터 등 현직 검사와 변호사, 남가주 유명법대 입학담당자들이 패널로 참여, 참석자들에게 법대 입학과 관련된 유익한 정보를 제공했다. 전문가들로부터 법대 진학에 필요한 것들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 목적을 분명히 한다
법대 진학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왜 법대를 가고자 하는가?”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이다. 변호사가 되기만 하면 여섯 자리(6 figure) 연봉이 보장될 것이라고 믿는다면 큰 오산이다.
출신 학교를 떠나 개인 능력과 인적 네트웍, 운에 따라 수입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하버드 법대를 나와도 스타팅 연봉은 5만~6만달러가 될 수가 있고 이름이 생소한 시골 법대 출신이라 할지라도 주위의 부러움을 사며 커리어를 시작할 수가 있다.
많은 돈과 시간, 노력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는 법대를 졸업한 뒤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 법학박사 학위와 변호사 자격증은 다목적 도구이다.
꼭 풀타임 변호사로 일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커리어 옵션이 열려 있다. 본격적인 진학 준비를 시작하기 전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노트에 적어 본다.
법대를 졸업한 뒤 변호사, 검사, 판사 등 법조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얻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돈과 시간을 감당할 수 있는가
3년 정도 걸리는 법대과정을 끝내기까지는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돈도 돈이지만 법대 공부에 들어가는 시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필요한 모든 강의를 듣는 것 외에도 리딩 및 리서치 분량이 만만찮다. 정교한 시간 관리가 필수인 분야가 바로 법대이다.
학자금 문제도 골칫거리다. 많은 법대 졸업생들이 적게는 수만달러, 많게는 10만달러 이상의 빚을 짊어진 채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학자금 빚을 갚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관심사와는 상관없는 잡을 잡는 경우 역시 다반사다.
자녀를 둔 기혼자일 경우 재정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 LSAT이란
대부분의 법대는 지원자들에게 법대 입학시험(Law School Admission Test·이하 LSAT)을 요구한다. 대학 학부과정에서의 성적과 함께 입학사정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부분이 바로 LSAT 점수이다.
시험은 5개의 섹션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기 35분씩이 주지는 오지선다형(5 choices) 문제들이다.
5개 섹션 중 4개 섹션이 점수에 반영되며 역시 35분이 주어지는 작문(writing)은 학생이 지원한 법대에는 보내지나 점수는 계산되지 않는다. 5개 섹션은 크게 분석적 사고력, 논리적 사고력, 독해력을 측정하는 문제들로 되어 있다. 최저 120, 최고 180점이다.
하버드, 예일 등 가장 명성이 높은 법대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보통 17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 LSAT 준비는 어떻게
LSAT은 2월, 6월, 10월, 12월에 실시된다. 다음해 가을 입학할 예정이라면 늦어도 12월까지는 시험을 봐야 점수를 제때 받아볼 수 있다.
토니 톨버트 UCLA 법대 입학담당 부디렉터는 “많은 법대 지망생들이 LSAT은 언제 치르는 것이 좋으냐고 물어보는데 정답은 준비가 되었을 때”라며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소한 2달 정도를 시험 준비기간으로 잡는 게 바람직하며 하루 한 시간을 투자해 집중적인 공부를 하는 것이 적당하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LSAT 문제집을 구입해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하는 것이며 혼자 공부하는 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LSAT 학원에 등록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학생이 LSAT을 2번 이상 치렀을 경우 법대들은 대체적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고려한다.
■ 학부과정 때 해야 할 일
2년 이상 지난 뒤 법대에 진학할 예정이더라도 착실히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법대 지망생이 대학 1학년 때부터 해야 할 일들은 다음과 같다.
1. 1~2학년
최고의 성적을 얻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한다.
학생이 확보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최상의 GPA를 획득하는 것이다. 작문 비중과 말하기, 분석적 사고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도전적인 과목을 최대한 많이 듣는다.
법대 진학과 관련된 지식과 정보를 갖고 있는 대학 카운슬러를 만나 지원 절차, LSAT 준비요령, 법조계 현황 등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한다. 여름방학 때 법조계를 경험해볼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도 좋다.
2. 3학년
3학년까지의 성적표가 법대에 보내지므로 여름방학 전까지 최선을 다해 공부한다. 법대입학위원회(LSAC) 웹사이트에 접속해 LSDAS 서비스에 등록한다.
LSAT 연습 시험을 치르고 여름방학이 시작될 무렵인 6월께 정식 LSAT 시험에 도전한다. 성적이 썩 좋지 않게 나올 경우 10월에 다시 시험을 볼 수 있다. 3학년을 마치기 전에 누구에게 추천서를 부탁할지 생각해 둔다.
3. 4학년 직전 여름방학
입학원서에 포함될 자기소개서(personal statement)를 작성한다. 가족이나 친구 등 작문실력이 뛰어난 사람에게 교정을 부탁한다. 강한 자기소개서는 나의 의욕과 목적, 장래 희망 등에 관해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4년제 대학에서 직접, 또는 사회생활을 하다 방향을 돌려 법대로 진학하게 된 과정을 상세히 정리해줘야 한다.
입학사정관들은 자기소개서를 통해 지원자의 변화과정을 파악할 수 있다.
아울러 법대 진학에 필요한 재정보조 관련 정보를 리서치하고 지원할 의향이 있는 법대를 직접 방문해 분위기도 느껴보고 실질적인 정보도 얻는다.
4. 4학년 가을학기
지원할 법대를 결정하고 입학원서, 재정보조 신청서 등 제출해야 하는 모든 서류를 확보한다. 모든 서류는 작성한 뒤 사본을 만들어 둔다. 가능하면 추수감사절 연휴 이전에 입학원서를 보내는 것이 좋다.
5. 4학년 봄 학기
지원한 법대에 연락을 취해 입학심사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제때 전달받았는지 확인한다. 여름방학 전 합격여부 통지서가 발송되므로 모든 우편물을 주의 깊게 처리한다. 2개 이상의 법대로부터 합격통지서를 받았을 경우 어느 학교에 진학할지 심사숙고해서 결정한다.
법대에 합격하기까지 크고 작은 도움을 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시한다. 마지막으로 합격한 법대에 최종 성적증명서를 보낸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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