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미국 주류사회 교육계에서 바쁘게 일하다가 여름방학이 되면 한국에 가서 교육에 대한 특강을 수년 간 해오고 있습니다.
제가 공부하고, 경험하고, 배우고 아는 바를 한국 교육계에서 대학교수, 교육 행정가, 교장, 교사 그리고 학부모들과 나누는 일에 무척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미국 교육계에서의 36년 간의 경험이 한국 교육 시스템 개혁이나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것에 더없이 감사하며 제 자신에게도 신선한 자극이 됩니다.
올해 여름에도 서울, 울산, 부산, 대구, 청주 등지에서 다양한 소재로 7월 한 달 동안에만 12번의 특강을 했으며, 한국 교육자들의 노력과 배움에 대한 정열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특히 지난 7월12일에는 이주호 교과부 장관과 정부 중앙청사 장관 집무실에서 ‘교장의 역할과 교사의 지속적인 배움에 대해 대담을 나눌 기회도 있었습니다.
교육개혁은 목표이자 과정입니다.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교육 이슈나 포커스가 있는 듯한 느낌인데, 올해는 교장의 역할, 교사의 역량 강화, 글로벌 인재 양성, 창의성 교육, 인성 교육, 방과 후 프로그램, 무상급식, 학생인권 신장, 학생규율 방침, 등과 같은 제목에 대해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2011년 여름방학 특강에서 느낀 점을 한국 교육계에 제안해 봅니다.
첫째, 교육도 이젠 국경이 없습니다. ‘한국 교육, 미국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21세기를 준비하도록 미국 교육자든 한국 교육자든 공통적인 이슈와 도전을 안고 같이 계속 공부하고 계속 고민해 가야 될 것입니다.
둘째, 한국의 공교육과 사교육이 서로 배척하지 말고 둘 다 존재하고 win-win하는,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 싶습니다.
한국 사교육 업체가 교육청에 그 회사의 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 재료를 제출하여 ‘방과 후 프로그램’(After-school Program)으로 인정을 받습니다.
Open-bidding으로 공평한 절차를 거쳐서 승인을 받으면, 각 학교 교장이 그 학교 학생들의 필요성 및 부모의 요구에 맞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사교육 업체와 계약합니다.
그 사교육 업체는 방과 후 그 학교에 와서 학생들에게는 ‘방과 후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비용은 교육청이나 학교 당국의 예산으로 부담하는 일입니다.
서로 ‘공교육 불신’이나 ‘사교육비 절감’을 외치기보다, 공교육과 사교육이 힘을 합쳐 win-win으로 21세기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교육시키자는 저의 제안입니다. 입으로만 하는(lip service) ‘학생중심 교육’이 아니라, 진정으로 학생의 배움을 위한 교육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학력 중심의 사회관으로 교육을 지위 상승의 수단으로 인식하거나, 학력을 과시하려 드는 현실에서 벗어나, 21세기 글로벌 인재 양성에 필요한 창의성 및 인성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배움과 학교 문화의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려면, 교장, 교사, 학부모의 역할을 말로만 외치지 말고, 구체적인
실천으로 연결시키는 게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일회성의 교사 및 교장 연수가 아니라 지속적인 능력개발(capacity building)을 할 수 있는 변화, 좋은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개방된 마음(open-mindedness), 혼자 최고이고 혼자 잘 난 게 아니라 팀 빌더, 팀 플레이어(team builder, team player)들이 같이 성공과 좌절감을 공유할 수 있는 조직체 문화, 그리고 직위, 학벌, 연령에 따라 한 개인의 무한한 잠재성과 능력을 획일적으로 레이벌링(labeling)하는 식의 선입견으로 사람을 측정하지 말고, 여러 다른 견해(multiple perspectives)를 포용(embrace)하는 문화로의 변화가 있어야 선진국다운 발전이 있는 것입니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물질적 소비주의나 경제의 성장은 분명히 괄목할 만하지만 사회 전반적 시스템의 선진화나 ‘soft power’ 즉 문화적 성숙도, 제도적 절차 변화에 대한 마인드세트(mindset), 모든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과 기회를 주는 infrastructure 및 process에는 아직도 계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문의: drsuzieo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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