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한국의 총선과 대선 그리고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정세가 강경국면에서 대화국면으로 전환하려고 한다. 지난해는 한반도 위기상황이 전면전쟁으로 확대될까 할 정도로 우려가 깊었다. 다행히 금년 하반기 한반도에는 새로운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어가고 있다.
향후 한반도에서의 화해와 협력 분위기 조성에는 미국과 중국이 한 몫을 할 것이다. 6자회담 참가국 모두, 특히 한반도 운명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에서 전면전 위기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고, 그 절박한 필요성 때문에 미·중 간 공조가 이뤄진 것이다.
내년선거를 앞두고 오바마 행정부는 ‘전략적 인내’ 정책을 탈피하여 북한과의 화해와 협력의 대북정책을 선태하고 있다. 이같은 정책적 기조 전환은 향후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예방하고 2008년 12월 이후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6자회담을 복원하고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에 도움이 될 것이다.
국제 정치적 측면에서 동북아 평화의 중심국인 미·중이 G2공조로 한반도 위기관리 필요성에 대해공동인식을 하게 된 것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구축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그 동안 한반도 문제해결에 있어서 중국의 소극적 역할에 관한 많은 비판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일어난 역사적 사건인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사건을 계기로 중국 지도층은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재개하게 된 것이다.
MB 정부의 출범이후 남북 간 대화다운 대화를 진지하게 할 수 없었던 책임을 남과 북 양측이 공동으로 가져야 마땅하다. 더 이상 미·중은 한반도 위기상황을 좌시할 수가 없었다. 최근 미·중 공조로 중국이 북한을 권유하고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남북관계의 진전을 위해 남북대화를 종용하고 미국은 한국정부가 생산적인 남북 대화로 전환할 것을 설득하여 6자회담 재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중국이 제안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3단계 해법은 남북수석대표 회동과 동시에 북미대화와 6자회담 본회담이 이어지는 것으로 이 한반도 문제 해법에 미·중의 합의가 이뤄졌고, 이런 해법의 배경에는 대체로 남북한, 미, 중 4국의 국내정치와 연관이 있다.
즉 미국과 중국의 2012년 선거와 지도자 교체, 김정은의 3대 승계 안정화 그리고 한국의 2012년 총선과 대선과 무관하지 않는 듯하다. MB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천안함 침몰에 대한 북한의 사과와 6자회담 재개 사안을 분리하기로 했다. 이러한 MB 결단을 환영한다.
MB 정부가 최근에 실용적인 대북 접근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은 대북 강압정책이 북핵문제를 풀 수 없고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녹일 수 없음을 재인식하고 남과 북 양측이 진정성을 갖고 행동으로 신뢰구축을 쌓지 않고는 한반도 문제를 풀 수 없음을 늦게나마 인식하게 된 결과이다.
이에 대해 북한도 향후 핵문제를 풀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 남쪽과 상생· 공존하겠다는 결단을 보여주기 바란다. 북한이 이번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북한은 제3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군사적 도발을 중단하고, 핵무기를 사용하는 민족공멸의 전면전쟁을 할 수는 없음을 알아야 한다. 핵을 포기하고 화해, 협력과 대화만이 북한체제의 생존을 보장하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한다.
오바마 정부의 새로운 대북 전략구상은 웬디 셔먼 전 대북 정책조정관이 국무부 정무차관에 임명됨으로써 ‘셔먼 정무차관, 커트 캠벨 동아태 차관보,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 클리퍼드 하트 6자회담 특사’로 짜인 새 대북 정책팀이 새로운 대북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MB 정부도 이제는 대북 강경기조와 전략적 인내 정책을 접고 적극적 대화기조로 전환해야 미국과 보조를 맞출 수 있을 것이다. MB 정부 핵심참모들이 아직도 강압적 대북정책으로 북한변화를 유도하겠다는 희망적 사고로는 오류를 낳게 된다.
이젠 남북 간 적극적 대화로 북의 추가도발을 막고 6자회담의 복원에 힘써야 한다. MB의 역동적인 지도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할 때다. 한반도에 주어진 이 고귀한 역사적 기회를 놓치지 말자. 현명한 통 큰 결단을 기대한다.
곽태환
경남대 석좌교수 전 통일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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