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욱 객원논설위원
사람으로서 가장 보호하고 잘 지켜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자신의 몸이다. 세상에서 가장 값비싼 것이 몸인데, 몸은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고 팔수도 없다. 자신의 몸은 다른 사람과 바꿀 수도 없다. 아니 우주의 가치보다도 더 귀한 것이 자신의 목숨이 담겨 있는 몸이다. 이런 몸을 우리는 얼마나 소홀히 다루고 있는지 모른다. 몸은 정신과 혼을 담고 있는 그릇이다. 몸은 마음도 담고 있다. 정신은 머리에서 작용하고 마음은 가슴에서 작용한다. 그래서 머리는 차갑게 하고 가슴은 뜨겁게 가지라는 말도 있다. 머리가 뜨거우면 혼돈이 온다. 가슴이 너무 차가우면 인간미가 없다. 판단을 유지하게 하는 것은 머리지만 사랑과 정을 키우고 가꾸는 곳은 가슴이다.
인간의 몸은 세포로 되어 있다. 세포는 분열과 사멸을 반복한다. 미국의 세포생물학자 레오나르 헤이플박사는 1961년 인체세포 배양실험을 통해 태아의 세포는 약 100회, 노인은 약 20-30회 분열한다고 밝혔다. 현재 파악된 세포의 분열횟수는 태아가 90회 노인이 20회 정도라고 하니 헤이플박사의 실험이 거의 적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우리 몸의 세포들은 모두 동일하게 분열횟수와 생존기간이 같을 수 있을까.
아니다. 줄기세포 연구자들에 따르면 자주 쓰는 세포인 피부나 생식세포 같은 것은 다른 세포들보다 훨씬 수명이 짧다. 분열횟수도 마찬가지다. 세포의 분열횟수는 세포의 염색체 양끝의 염색소립자인 텔로미어의 길이에 의해 결정된다.
이 텔로미어는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조금씩 짧아진다. 이것이 완전히 소멸되면 세포분열이 끝난다. 그러나 텔로머리아제라는 복구효소가 있어 지속적으로 세포가 복구된다. 그래서 어느 정도 세포분열 길이가 유지된다. 이 같은 현상은 좋은 면도 있지만 텔로머리아제가 지나치게 작용하면 암세포 같은 것도 죽지 않아 역효과일 수 있다.
장기별로는 다르지만 우리 몸의 세포들은 매 순간 새롭게 태어나기 때문에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의 나이는 항상 7-10세 정도를 유지한다고 한다. 그런데 예외로 놀라운 일이 있다. 뇌세포와 심장근육세포, 안구세포 등은 성장이 20에서 25세까지만 분열하며 증식하다가 더 이상 새로운 세포를 만들지 않는다고 한다. 그 때부터는 기존에 있던 세포들을 얼마나 잃지 않고 살아가느냐가 관건이다. 나이가 들어 알츠하이머, 즉 퇴행성뇌질환을 앓게 되고 눈이 흐려져 돋보기를 끼게 되는 노안 현상이 그 결과로 인해 생겨지는 증상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뇌세포를 죽여 없애버리는 술에 들어 있는 알코올을 얼마나 많이 마시고 살아가고들 있나.
또 담배를 피워 심장을 파괴하고 죽음으로 몰고 가는 사람들 또한 얼마나 많은가. 담배에 들어있는 니코틴을 포함한 수많은 발암물질이 흡연자를 죽이고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피워대니 안타까울 뿐이다. 다행한 것은 시 정부가 나서서 공공장소와 공원 같은 곳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법적으로 대처하고 있으니 환영할 만한 일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란 말이 있다. ‘자기 몸 하나 다스리지 못하면서 어찌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정할 수 있냐’란 뜻이다. 그렇다. 천하와도 바꿀 수 없는 것이 우리들 몸이다. 몸은 부모로부터 받았지만, 몸을 받아 세상에 태어난 뜻은 하늘로부터 받은 것이다. 그러니 우리 몸은 그냥 그저 이 땅에 태어난 것이 아니다.
유일회(唯一回), 즉 단 한 번으로 생을 살아야만 하는 우리네 몸이다. 한 번 죽으면 다시는 다시 태어날 수 없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그 생을 지탱해 주고 새로운 날의 희망과 소망을 갖게 해주는 원천이 우리의 몸이다. 몸이 건강하지 못하면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 있다. 내가 내 자신의 몸을 보호하고 지키지 못한다면 그 누가 해 줄 것인가. 뇌세포와 심장근육세포와 안구세포 등 더 이상 증식하지 않는 세포들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금주, 금연해야 한다. 시가 나서서 벌금까지 부과하며 흡연을 금지시키려는 것은 우리 모두의 건강을 위하고 밝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일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값비싼 것은 자신의 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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