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는 알파 남성 경제학자들이 주도하는 미국 수도 워싱턴 안의 국제적인 섬이다. 근무 시간은 길고 해외 출장에 나가면 직원들은 수 주 동안 함께 지내게 된다. 직장 내 로맨스도 많고 선을 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일부 여성들은 주목을 끌고 싶지 않아 스커트를 아예 입지 않는다. 또 일부는 여성 직원에 너무 접근하는 보스들에 대한 팁을 주고받기도 한다. 2008년 내부 보고서는 고참 매니저에 대한 통제가 거의 없다며 “지금까지 스캔들이 발생하지 않은 것은 내부 규율이 잘 돼 있어서가 아니라 순전히 운 덕분”이라고 말했다.
IMF는 여성들을 더 고용해 남성 위주 문화를 바꾸려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선임 연구원 30명 중 여성은 6명에 불과하다.
담당자에 진정서 내 봐야 묵살되기 일쑤
이것이 돈이 필요한 정부의 마지막 구원자이자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아래 세계 경제의 심판으로 떠오르고 있는 IMF의 실상이다. 그러나 그가 호텔 여직원을 성폭행하려고 한 혐의로 체포돼 기소되면서 이 기관의 내부 문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2008년 그가 부하 직원과 같이 잤는데도 내부 규칙을 어기지 않았다고 한 결정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스트로스-칸이 사임하면서 그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는 한 간부의 애정 행각이 드러나면서 IMF 내부 문화가 더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터키 출신의 케말 더비스는 과거 세계 은행에서 일할 때 지금 IMF에서 일하고 있는 여직원과 관계를 맺었다.
인터뷰와 내부 문건을 통해서 본 IMF의 성문화는 워싱턴과 많이 달라 여직원들이 성희롱의 대상이 되기 쉽다. 국제기구인 이 기관에 대해서는 미국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리고 최근까지 IMF 내규는 “상사와 부하직원간의 애정 관계는 그 자체만으로 성희롱이라 볼 수 없다”고 돼 있어 매니저가 부하 여직원을 추근대는 것을 부추기고 있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 IMF 연구 담당 부총재를 역임한 여성 경제학자인 카르멘 라인하트는 “‘카리브 해의 해적’처럼 규칙은 가이드라인 비슷하다”며
“이것이 남성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오는 것을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2007년 IMF 관리들은 상사와 같이 잔 한 여직원이 관계를 계속하라는 압력을 넣기 위해 상사가 근무 평점을 나쁘게 줬다는 진정서를 냈음에도 이를 무시했다. 이들은 이 상사가 곧 은퇴할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 조사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상사는 다른 여직원과도 관계를 가졌는데 그는 자기가 잘못한 것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케이스의 경우 지금은 IMF를 떠난 한 젊은 여성은 2009년 직장 상사가 점점 더 노골적인 e메일을 보내며 관계를 맺자고 해 온 일이 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자기 직속 상관에게 이를 보고했으나 묵살됐다.
아직도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있다며 익명을 요구한 이 여성은 “사람들은 이것이 심각한 문제라고 말하면서도 자기한테 e메일을 보낸 직원에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대했다”며 “그는 아무 처벌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작년 성희롱 문제 조사 담당자로 일을 시작한 버지니아 캔터는 IMF가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새로 제정된 내규는 “부하 직원과의 애정 관계는 이해 상충을 불러 올 수 있다”며 즉시 책임자에게 보고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캔터는 “직장 내에서 로맨스가 발생하는 경우는 있다”며 “그러나 우리가 이에 대한 무관심하다는 것은 아니며 성희롱 의혹이 있을 때는 조사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IMF가 상사와 같이 잔 여직원 케이스 같은 것을 다시는 묵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지금은 결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그 문제를 철저히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45년 창설된 IMF는 2,400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워싱턴에 있는 2개의 사무실과 해외 출장을 통해 세계 각국 경제의 건전도를 조사한다. 국가가 IMF로부터 돈을 빌리려면 경제 개혁에 동의해야 하며 IMF 직원들이 이를 감시한다.
최근 이 기관은 여성들을 더 채용해 내부 문화를 바꾸려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30명의 선임 연구원 중 여성은 6명뿐이다. 전체 직원 중에서도 여성은 21.5%에 불과하다. 비슷한 기관인 세계은행은 32%, 유엔은 26%의 여성을 채용하고 있다.
일부 여성은 IMF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말한다. IMF에서 37년 근무하다 작년 은퇴한 테레사 터-미나시안은 “재직 중 한 번도 성희롱을 당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일부 문제는 문화적 차이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한 기혼 회교 여성은 유럽 출신의 보스가 일과 관련이 없는 문제로 자신을 칭찬했다며 이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곳에서 32년 일하다 2007년 떠난 수잔 섀들러는 “문화적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일한다”며 “이 때문에 오해가 일어날 소지가 많다”고 말했다.
IMF가 새 규정을 채택한 것은 헝가리 출신의 여성 경제학자 피로스카 나지가 스트로스-칸과 관계를 맺은 2008년 케이스 때문이다. 나지는 조사관들에게 “관계를 맺었어도 문제, 안 맺었어도 문제”였다고 말했다. 독립된 수사 기관은 스트로스-칸이 직권을 남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가 공식적으로 사과하기는 했지만 많은 여직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섀들러는 한 동료 여직원과 대화를 예로 들며 “우리가 스트로스-칸의 사무실에 들어갈 때 어떻게 해야 하나”라며 “그가 혹시 나를 성적 대상으로 여기고 있는지 모른다고 생각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암묵적인 분위기가 있었다”며 “여성들이 불편하게 생각한 것은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위대들이 IMF 정문에서 스트로스-칸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욕타임스-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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