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0주년을 맞은 천하보험의 박기홍 사장은 “어려울 때 일수록 나누면 삶이 더 행복해지고 풍요로워진다는 것을 체험했고 경영위기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상혁 기자>
그의 목소리는 아나운서처럼 맑다. 발음도 똑 부러진다. 항상 자신감이 넘쳐 그의 설명을 듣다보면 듣는 사람의 기분도 좋아진다. 천하보험 박기홍 사장은 자신감 하나만으로 오늘의 천하보험을 일구었다. 그 자신감은 20대 처음으로 생명보험 판매를 시작한지 불과 3년 만에 주류 대형 보험회사인 알리안즈 라이프 보험사의 아시안 담당 내셔널 디렉터로 승진했고 그 후 7년 만에 캔사스시티 생명보험사의 미 아시안 담당 부사장으로 오르는 실력에서 나왔다.
세일즈 에이전트 3년만에 고속 창업
매출 3% 이웃돕기 ‘나눔경영’실천
직원 절반이 10년 이상 근속 끈끈한 정
■보험은 천생연분
“20년 전만해도 보험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황무지였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신발을 파는 것과 같은 원리지요. 팔기는 어려웠지만 시장은 무궁무진한 것 말입니다”
천하보험 박기홍 사장. 그는 “정말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누구나 그러했듯이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는 성경구절을 가슴속 깊이 넣고 다녔다고 한다.
창업 초창기부터 확고한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그것을 향해 전진하는 열정과 노력을 잊지 않았기에 2명으로 시작한 천하보험이 20년만에 50명의 직원을 가진 보험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왕 세일즈를 할 것이라면 제일 어렵다는 보험을 팔아보리라고 했지만 생명보험에 대한 한인들의 불신을 깨기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당시만해도 한인들에게 ‘보험의 기능은 재산보호와 증대’라는 인식을 심어주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보험의 중요성을 설명해주고 한번 보험약관을 맺으면 끝까지 간다는 생각으로 고객을 대하다 보니 신뢰를 심어줄 수 있었다.
그는 천상 보험인이다. 보험업은 상품을 판매하기 전 고객에게 먼저 나 자신을 세일즈하는 것, 즉 신뢰가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無)에서 ‘유’(有) 창조
1988년 에퀴터블에서 세일즈 에이전트로 생명보험을 시작한 그는 3년 만에 알리안즈 라이프 보험사의 아시안 담당 내셔널 디렉터로 승진했다. 1990년부터 창업을 준비, 1991년 오렌지카운티 가든그로브에서 1명의 직원을 두고 자본금 1만달러로 천하보험을 창업했다. 손해보험 시장을 제패하겠다는 원대한 비전으로 상호명도 ‘천하’로 정했다. 1994년부터 캔사스시티 생명보험사의 미 전역 아시안 마켓 부사장으로 7년 동안 주류회사에서 일하면서 천하보험을 함께 성장시켰다. 그러나 초창기에는 경험과 세일즈 판매고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천하보험과의 에이전시 계약을 해주지 않아 주류보험사의 계약을 따내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였다.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느껴졌다.
“6개월 동안 계속 포기하지 않고 전화를 했더니 주류 보험회사 사장이 프레젠테이션을 할 기회를 주더군요”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처음으로 천하보험에 계약을 준 회사가 파이어맨스 펀드였다. 이 회사와의 계약을 시작으로 소문이 나기 시작해 다른 보험사들도 관심을 가지게 되어 고객들에게 대형 보험회사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천하보험은 현재 1만5,000여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한 달에 갱신되는 보험은 1,200개이고 매일 60개의 보험계약이 새로 맺어지고 연간 5,000만달러 이상의 보험료를 거둬들이며 LA, OC를 포함 샌디에고, 북가주의 샌호제까지 지점을 둔 남가주 최대의 한인보험 에이전시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순풍에 돛단 듯이 줄곧 성장만 한 것은 아니다.
확장경영을 시도하면서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그때 생각한 것이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나눔 경영’을 실천하는 것이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기도를 계속했다. 결국 회사 매출의 3%를 매년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성금으로 기탁하기로 했다. 중국, 러시아, 페루, 필리핀, 멕시코, 미국 등의 고아원과 홈리스 시설 등에 이 성금을 기탁했다. 또한 한국에도 장학재단을 만들어 지난 10여년 동안 불우 학생들을 위해 25만달러의 장학금을 기부했다.
박 사장은 본인이 어렵고 힘들 때에 나누는 것이 더 큰 보람이 있고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나누면 나눌수록 더 행복해지고 삶이 더 풍요로워진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체험했고 경영위기도 극복할 수 있었다”며 지금도 직원들에게 나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나눔 경영을 실천하던 그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일찍부터 수입원 다변화를 위해 보험업에 관심이 있던 한미은행에서 2006년 말 러브콜이 온 것. 천하보험은 지난 2007년 한미은행과 합병하면서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으며 자체 지점과 한미은행 지점을 통한 전국 네트웍까지 확보하는 시너지 효과를 누리게 됐다. 한미은행과 천하보험의 합병은 양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등장하게 된 셈.
그러나 기쁨도 잠시, 2008년 말 금융위기로 한미은행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한미뱅콥의 자회사인 천하보험도 재정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박기홍 사장은 “한미뱅콥의 자회사인 한미은행과 천하보험이 형제처럼 서로 힘을 합쳐 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금융시장도 바닥을 치고 상승세를 보이기 때문에 향후 전망도 매우 밝다”고 말했다.
■나눔과 사랑, 소통이 성장비결
그는 경영을 사랑으로 생각한다. 경영이 나눔이고 나눔의 근본이 바로 사랑이기 때문이다. 그 사랑이 우리 모두의 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사랑의 열매는 반드시 맺어진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는 “회사 출범 때부터 함께 한 직원을 포함해 10년 이상 근속직원이 50%가 넘을 정도로 직원들의 헌신도가 높기 때문에 급성장할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특히 직원과 고객들을 이윤창출의 수단보다는 사랑을 주고받는 대상으로 여긴다. 그들과 사랑을 주고받을 때 열배, 백배의 이윤이 생기고 나눔을 실천할 때 이익이 배가 된다는 것을 경험했다고 한다. 박기홍 회장의 ‘사랑 경영’은 현재 진행형이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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