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에 걸친 부정부패와 권위주의 통치. 문맹률 감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확산. 치솟는 식품가격…. 오늘날 중동지역을 휩쓸고 있는 재스민혁명의 원인으로 열거되는 요소들이다.
컬럼비아 대학의 제프리 색스 같은 전문가는 거기에다 또 다른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제시한다. 격변하고 있는 인구동향이다.
1980년에서 2000년, 그러니까 무바라크 통치기에 해당하는 이 기간에 이집트 인구는 4200만에서 8000만으로 늘었다. 연령별로 볼 때 특히 급격히 증가한 연령 집단은 25세 이하의 청년인구다. 전체 인구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청년들이 그런데 갈 곳이 없다. 높은 실업률에 만성적인 부패와 빈곤. 좌절감을 느낀다. 그 좌절감이 분노로 변하면서 결국 거리로 뛰쳐나왔다. 혁명의 불길이 타오른 것이다.
이는 이집트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전체 아랍권이 맞고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쓰나미가 도시들을 통째로 날렸다. 대지진이 엄습한 일본 동북부 이와테현 북
쪽 끝의 리쿠젠타카타시도 그 중의 하나다. 전체 주민 2만 3000여명 가운데 1만 7000여명이 실종된 것이다.
이 비극의 상황에서 한 가지 특이한 사실이 새삼 발견된다. 실종자의 대부분이 노년층이고, 생존자들 중에서도 노인들이 특히 많다는 점이다.
이 리쿠젠타카타시가 복구될 수 있을지는 상당히 회의적이다. 젊은 인구가 많아도 복구 작업은 만만치 않다. 그런데 그나마 얼마 안 되는 젊은이들은 거의 다 대도시로 떠났기 때문이다.
문제는 리쿠젠타가타 같은 시가 일본에 하나 둘이 아니라는 데 있다. 무엇을 말하나. 일본 사회는 심각한 고령화 문제를 맞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구통계는 바로 운명이다.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엄청난 변화가 발생한다. 그럴 때 여러 측면에서 분석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인구동향에서 찾아지기 때문이다.
관심은 온통 중동지역에 쏠려 있다. 재스민혁명의 불길이 어디로 번질지 아무도 모른다. 석유 값도 그렇다. 사우디아라비아까지 흔들리는 날에는 현재의 경제난은 대파국의 전주곡에 불과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일단의 전문가들은 그러나 아시아 지역에 주목하고 있다. 이 지역의 인구동향이 오래 전부터 이상 징후를 보여 와서다.
“두 나라의 인구를 합치면 무려 25억에 이른다. 이 두 나라 인구의 남녀성비의 불균형이 그런데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젊은 층으로 내려갈수록 여성에 비해 남성인구가 두드러지게 많아지고 있다.”
중국과 인도, 아시아의 두 대국이 보이고 있는 이 현상과 관련해 불안한 시선으로 장래를 응시하고 있는 것이다.
2011년 인도센서스 보고서에 따르면 6세 이하의 연령그룹에서 남과 여의 성비
는 1000명당 914명으로 나타났다. 뒤집어 말하면 여성인구 100명에 남성인구는 110명 정도의 구성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10년 전보다 악화된 상황으로 인도 전체 35개 주중 28개주에서 같은 현상이 목도되고 있다.
중국은 더 심한 불균형 남녀성비를 보이고 있다. 4세 이하 연령그룹에서 남과 여의 성비는 123명 대 100명을 마크하고 있다. 거기다가 2020년께 중국의 젊은 남성 5명 중 1명, 다신 말해 5000만의 남성은 아예 신부를 구할 수 없을 정도로 ‘여성기근’ 상황을 맞을 전망이다.
무엇이 이런 불균형을 가지고 왔나. 남아선호 사상이다. 인도의 가난한 농촌에서 여자아이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 그래서 행해지는 게 여아의 선택적 낙태다. 남아를 선호하기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거기다가 중국정부는 한 아이만 낳아 기르도록 법으로 강제화하고 있다. 그 결과로 나타난 것이 이 같이 심한 남녀성비의 불균형이다.
세계의 인구 대국, 중국과 인도에서의 젊은 남성인구 과잉상황은 그러면 어떤 후과를 가져올까. 아시아 전체는 전쟁 등 불안정성의 소용돌이에 말려드는 게 아닐까 하는 것이 일부의 관측이다. 특히 일본의 고령화와 함께 아시아지역의 힘의 균형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젊은 남성인구가 과잉상태일 때 그 사회는 폭력적 상황에 휘둘리는 경향이다. 과거 프랑스혁명 때가 그랬다. 테러리즘에, 전쟁이 휘몰아치고 있는 오늘날의 중동지역도 마찬가지다. 젊은 남성인구의 과잉이 그 배경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게 역사의 가르침이기 때문이다.
“2020년쯤 중국정부로서는 많은 젊은이들이 영광스런 대의(大義)를 내세워 목숨을 바치는 전쟁을 치르는 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5년 전인가 포린 폴리시지를 통해 보도된 미 중앙정보국(CIA)시나리오다.
시나리오는 어디까지나 시나리오일 뿐이다. 그러나 그 경고가 어딘지 마음에 걸린다.
여성인신매매 범죄가 중국에서 해마다 격증하고 있고 인신매매의 주 타겟이 탈
북여성이란 보도가 잇달고 있다. 벌써 한국인들이 그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거기다가 날로 팽배하고 있는 것이 중화민족주의, 그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보여서다.
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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