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대입 컨설턴트 3명
올 입시 분석·내년 전망
뜨거웠던 2011 가을학기 입시 경쟁이 막을 내렸다. 역대 최고의 경쟁률이었다는 발표에서 알 수 있듯이 대학 문은 그 어느 때보다도 좁은 문이었다. 당장 이번 여름방학부터 본격적인 입시준비에 들어가야 하는 11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희비가 엇갈린 12학년 학생들을 바라보며 벌써부터 긴장과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내년 입시는 이번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들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입시와 내년 입시에 대해 전문가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입시 전문 컨설턴트 이정석 아이비드림 대표와 앤젤라 엄 보스턴 아카데믹 대표, 그리고 양민 유에스 에듀 컨설팅 대표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11학년 학생들은 학업에 충실하면서 자신의 특별한 열정과 재능을 보강해 입학 사정관들의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지원자가 되도력 노력해야 한다.
지원증가 합격률 하락 악순환
■ 이정석 아이비리그 대표
1. 두려움이 지원 증가 원인
이번 입시의 큰 특징이라면 지원자 수가 크게 늘어난 점이다. 이는 합격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특히 최상위권 그룹을 차지하고 있는 아이비리그 대학들은 대부분 10% 이하로 내려갔다.
여기서 주목할 점이 있다. 지원자 증가가 실제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이 크게 늘어난 것이 아니란 점이다. 예년과 큰 차이는 없는데, 개인당 지원 대학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상당한 허수가 경쟁률을 부추긴 셈이나 다름없다.
매년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긴장과 부담도 갈수록 커가고, 이는 최대한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가능한 많은 대학에 지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특히 유명 대부분이 공통지원서를 채택하면서 지원절차가 쉬워진 것도 지원자 증가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반대로 대학들은 이같은 변화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면서도, 그들 나름대로의 불안을 가지게 됐다. 결국 숫자적인 증가로 인한 합격률 하락이란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내년 입시를 비롯해 앞으로도 당분간 이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본다.
2. 비중 커진 조기전형
정시 전형의 경우 학생들에 따라 지원서를 제출한 대학 수가 차이는 있지만 15개나 되기도 한다. 심지어 어느 지역에서는 30개 대학에 지원서를 제출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만큼 정시전형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조기전형은 여전히 기회가 많다고 할 수 있다.
조기전형을 꺼리는 주 이유는 합격하면 꼭 그 대학에 들어가야 하는(얼리 디시전) 것이 부담이 됐다. 나중에 그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 바꿀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조기전형에 더욱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들어가기가 쉬운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뜻이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더욱이 대학들도 우수학생을 확실히 확보할 수 있는 조기전형을 선호하고 있다. 때문에 기준도 약간 낮추고 있는데, 이는 유명 대학들의 통계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여름방학 과외활동 전공과 연결
사실 말이 11학년일 뿐, 이들이 입시경쟁을 준비할 시간은 많아야 5개월 정도라고 있다. 때문에 지금 당장 서둘러야 할 것들이 많다.
첫째, 가장 중요한 것이 학교 성적과 각종 시험의 점수 관리라고 할 수 있다. 학교수업은 물론 5월과 6월에 실시되는 AP와 SAT 서브젝트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둘째, 현재 상황에서 목표 대학이 버겁다면 성적과 과외활동을 정확히 평가해 무엇을 보강할 것인지 검토하고 실행하도록 한다.
셋째, 대학에서 공부할 전공을 잘 생각해 이번 여름방학 3개월 동안 과외활동을 이와 연관시킬 필요가 있다.
넷째, SAT I에 만족하지 못해 지금도 이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보다는 학업과 위에서 열거한 AP 및 SAT 서브젝트에 충실한 뒤 여름방학 때 집중적으로 SAT I을 공부해 10월에 도전해 보도록 한다.
다섯째, 12학년에 진급했을 때도 어려운 과목을 수강함으로써 끝까지 도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시안끼리 치열한 경쟁유발
■ 앤젤라 엄 보스턴 아카데믹 대표
1. 한인 등 아시안 간 경쟁 심화
이번 입시는 대학이나 학생 모두 거의패닉 상태였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18세인 12학년 인구가 3년 전에 비해 낮아졌기 때문에 동부의 일부 대학들은 지원서 수가 어느 정도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혀 다른 결과였다. 예를 들어 1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던 컬럼비아 대학은 지난해에 비해 32%나 늘어나는 등 유명 사립대들의 지원자 수 증가로 결국 최고의 경쟁률을 보인 해가 됐다.
그렇다면 내년 입시는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 생각에는 올해처럼 급증 현상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다시 말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본다.
단, 여기에는 단서가 있다. 안정이란 주류사회 출신 지원자들을 의미한다. 반대로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 학생들과 조기 유학생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학생들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유명 사립대학들은 균형을 강조한다. 문화와 인종 등 다방면에서의 균형을 의미한다.
더 쉽게 설명한다면 아시안 학생들의 경쟁력은 상당하다. 명문 대학을 지원한 학생들 가운데 정말 뛰어난 경쟁력을 갖춘 인종들 가운데 아시안은 단연 두드러진다. 하지만 어떤 대학이든 합격자들을 선발할 때 인종 비율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해 똑똑하다고 해서 무조건 뽑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이는 아시안 학생들은 전체 경쟁뿐만이 아니라, 아시안 지원자끼리의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셈이 된다.
다시 설명하겠지만 아시안 학생들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제 자신만의 독특함을 보여줘야 한다. 일반화된 모습은 더 이상 좋은 평가를 얻지 못한다.
2. 외국인 학생 추세를 주목하라
외국인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이제 미국 대학 입시에서 분명한 트렌드이자 획이라고 할 수 있다.
다트머스 지원자에서 외국인 학생이 14%나 증가한 것을 보면 5년 전과 비교해 확실히 다른 게임이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그리고 향후 10년이 지나면 미국 대학들의 입시정책 방향이 크게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평범하고 정형화된 모습 벗어나야
이미 언급했듯이 아시안 학생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우리 한인학생들을 살펴보자. 너무 평범하고 정형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거의 지원서 내용이 비슷한데, 특히 한인들이 가장 많이 사는 LA지역이 두드러진다.
공부는 기본이다. 성적이 좋아야 하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이 당연한 요소 외에 개인의 열정과 재능, 창의성을 포괄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자기 계발이 더욱 중요하다. 입학 사정관이 지원서를 봤을 때 기억에 남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것들은 추천서에서도 쉽게 파악된다. 남과 다른 무엇을 보여주지 못하니 추천서 내용 역시 평범하고, 감동을 주지 못한다.
성적과 점수가 하드 파트(hard part)라면, 한인 등 아시안 학생들은 소프트 파트(soft part)에서 더욱 분명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성적만으로는 명문대 어려워
■ 양민 US에듀건설팅 대표
1. 경쟁 더 심해진다
10년 전 예상에서는 2008년 정도면 경쟁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지만, 전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다. 경쟁이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치열해 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주요 원인은 지원자 수 증가와 외국인 학생의 증가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올 입시에서 경쟁이 심했다는 것은 UC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까지만 해도 SAT 2,300점에 GPA 4.4 정도면 버클리와 UCLA에 모두 합격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한 곳만 합격하거나, 두 곳 모두 떨어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주립대인 만큼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재정문제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내년 입시를 전망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동안 한 번도 낮아진 적이 없기 때문에 내년에도 경쟁률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본다.
2. 성적만으론 안 된다
요즘 지원자들은 전에 비해 질적인 면에서 더욱 높아졌다. 그만큼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다.
학교성적도 그렇고, SAT와 AP 점수 역시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그리고 이는 아시안 학생들과 외국인 학생들이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고 본다. 또 각 학교마다 성적 인플레도 있을 것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이는 역으로 이제는 성적만 가지고는 상위권 대학 입학이 곤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연히 성적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매우 불리해진다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결국 다른 종류의 특성 또는 모습을 보여주는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 된다.
이를 위해서는 처음부터 자녀의 특성과 재능을 살려주는 교육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서 거기에 맞는 대학과 전공을 통해 궁극적으로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우리 주변을 보면 법대 타입이 아닌데 끝까지 법대를 밀어붙이는 경우들이 적지 않다. 이 보다는 자녀의 특성과 성격, 재능 등을 충분히 감안해 입시준비를 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고, 합격할 가능성이 높다.
지망대학 3부류로 정리를
▲ 양민 대표
이미 2학기 막판이다. 대학에 제출할 성적은 사실상 이미 대충 나왔다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대신 지금까지 갖춘 재료들을 가지고 드림 대학 입학 가능성을 점검해 봐야 한다. 만약 무리라고 판단된다면 지원할, 그리고 가고 싶은 대학의 폭을 넓혀나가는 것이 나중에 혼란을 방지하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 카운슬러와 충분한 상담을 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스팩들을 지원 후보 대학들과 하나씩 연결해 보면서 ▲도전해 볼 대학 ▲가능성이 있는 대학 ▲안정권 등으로 구분해 지원서를 준비하도록 한다.
또 이번 여름방학을 이용해 할 수 있는 과외활동을 지금부터라도 연구해야 한다. 이 때 대학이 나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신중하게 생각해 자신의 특성이나 열정, 재능을 연계시킬 수 있는 과외활동을 반드시 하도록 해야 한다.
이미 많은 학부모들이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지원서는 지원자의 면면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일관성이 중요하다.
2011 입시는 역대 최고의 경쟁을 기록했지만,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더욱 철저한 입시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버드 대학 캠퍼스. <하버드>
합격률 하락 악순환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
조기전형 지원자들을 보면 상향지원 추세를 보인다. 이는 합격 가능성을 낮추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자신의 실력 등 모든 것들을 충분히 검토해 가능성이 충분한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물론 정시전형에서 합격 가능성이 다소 어려워 보이는 대학을 조기전형으로 지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아시안 경쟁 치열
내 판단으론 하버드의 외국인 학생 수가 장기적으론 25-30%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기침체와 연결해 학비보조가 필요없는 외국인 학생 비율을 늘려 재정에 도움을 받고자 하는 것이 아니겠냐는 생각도 하겠지만, 명문 사립대들의 재정은 넉넉하기 때문에 이와는 크게 관련이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대학들로 글로벌화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주요 대학들이 다른 나라에 캠퍼스를 설치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만큼 입시경쟁이 더욱 치열해진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성적만으론 안돼
이 보다는 자녀의 특성과 성격, 재능 등을 충분히 감안해 입시준비를 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고, 합격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성적을 낮추거나, 명문대 도전을 피하라는 뜻이 아니고, 어느 대학이든 자녀에게 맞는 대학을 고르라는 것이다.
대학도 궁합이 있다. 자신을 뽑아줄 수 있는 대학에 도전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너무 꿈이 높은 짝사랑은 불행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
현실적인 전략이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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