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없이 얻는 것은 없다는 의미이다. 이 말은 특히 살을 빼고자 하는 사람들이나 아름다운 몸매를 갖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피땀을 흘리며 근육의 고통을 느껴야지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할 때 많이 쓰인다.
식스 팩이나 초컬릿 복근을 보며 그저 원하는 마음만으로 절대로 얻을 수 없다. 사우나에 있는 체육관을 가보면 중년의 여성분들이 애호하는 기계 중 하나가 배 주변에 벨트를 걸면 덜덜 떨며 복부의 살을 빼준다는 기계다.
효과가 있는지 의문스우면서도 자동으로 페달이 돌아가는 기계는 가만히 앉아 일을 하면서도 살이 빠지고 운동이 된다는 기계가 눈길을 끈다.
지체장애아동이 다니는 특수학교에서 일을 했던 나는 재택 순회교사가 되기 위해 물리치료를 훈련받은 적이 있다. 그 기간 열심히 물리치료실을 드나들며 마비가 된 팔다리를 치료사가 대신 움직이며 수동적인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수동적으로나마 운동을 하는 것은 근육이 붙거나 신경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지만 마비로 인해 가만히 두면 점점 굳어져 움직임의 범위가 줄어드는 것을 막을 수는 있기에 중요하다는 말을 기억하고 있다.
이렇게 마비로 인해 전혀 움직임이 없는 경우라면 몰라도 적극적으로 살을 빼거나 근육을 얻고자 할 때는 고통을 감수하는 능동적인 운동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요즘 “머리에 쥐가 난다”라는 표현을 들은 경험이 있다. 생각을 하면 머리가 아프다라는 의미인 것 같다. 생각하는 것이 복잡하고 머리가 아파 그냥 되는대로 하자고 결정을 하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 생각하고, 문제를 풀고, 공부를 하고, 해결책을 찾아내는 과정은 머리에 고통을 주는 운동인 것이다.
육체적인 운동에도 쉬운 것에서 어려운 수준의 운동이 있듯이 생각하는 것에도 여러 단계가 있다. 블룸(Bloom)의 이론에 의하면 단순하게 기억하는 것이 가장 쉬운 것이라도 한다.
그보다 조금 더 어려운 것은 이해하는 것이고 한 단계 더 위에는 이해한 내용을 실제로 적용하는 것이며 상황을 분석하는 행위와 평가하는 단계에는 더욱 머리에 고통을 유발하는 인지활동인 것이다. 가장 위에 있는 것은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인지활동이라고 한다.
가녜(Gagne)라는 학자도 이미 가지고 있는 머리속의 지식을 연상해 내고 기억하는 것이 가장 쉬운 인지활동이고 널려 있는 지식들을 구분하고 종합해 한 가지 개념으로 만들어내는 것은 조금 더 어렵고 알고 있는 것들을 총동원해 다른 상황에까지 일반화하는 활동과 자연환경과 사회에 규칙과 복잡한 규범을 만들 낼 수 있는 것을 가장 어려운 인지활동이라고 있다.
즉 육체적 운동으로 근육을 키워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뇌기능도 훈련을 통해 점점 좋아진다는 것이다. No pain, no gain을 생각해 보면 당연히 수동적인 인지활동은 튼튼하고 멋진 뇌를 만들지 않는다.
수동적인 인지활동은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TV 보기가 가장 적절한 예가 된다. 생각하지 않아도 TV는 그냥 귓가에 떠들어대고 화면이 바뀐다. 그에 비해 책은 글자를 해독하고 이해해야 하고 줄거리를 꿰어 분석해야 하는 골치 아픈 행위를 요구한다.
또한 잔소리를 듣는 것은 뇌 운동에 도움이 되지 않는 수동적인 인지활동이다. 그보다는 자녀와 주제를 놓고 대화를 하는 것이 훨씬 능동적이다. 생각을 해야 하고 상황에 맞고 사회성에 적절한 답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장애자녀에게 묻지도 않고 필요한 일을 알아서 해주는 것은 뇌 활동을 점점 수동적으로 길들이는 일이다. 또한 “예, 아니요”라는 대답을 요구하는 질문은 생각 없이 대답해도 50%의 높은 적중률을 가지고 있는 수동적인 질문이다. 간단한 질문이라도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를 사용해 능동적인 뇌 활동을 통해 답하도록 자꾸 훈련해야 한다.
책을 읽어주고 그 내용을 묻는 것이 어려서부터 습관화 된다면 장애자녀의 뇌도 튼튼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녀의 머리가 고통스러울 정도로 훈련을 시키려면 부모의 머리도 역시 고통을 받는데 그것이 바로 치매를 예방하는 지름길이 아닌가?
김효선
<칼스테이트 LA특수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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