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식생활 가이드
- 탄수화물 줄이기
새해 건강을 기원하고 다이어트를 다시 한번 다짐해 보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지난 해 실패한 다이어트라면 일단 마음을 편안하게 먹고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장기적으로 식습관을 바꾸는 것이 가장 현명하고 안전한 방법이다.
딱히 먹은 것도 없는데 ‘살이 쪘다’는 사람, 살만 찌고 ‘기운은 없다’는 사람일수록 평소 식생활이 어떠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다이어트에서 가장 피해야 할 적은 지방(fat)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 영양학자들의 새로운 발표에 따르면 지방보다 나쁜 것이탄수화물(carbohydrate)이다.
LA타임스는 지난 달 건강 섹션 커버스토리로 미국의 고질적인 비만과 당뇨를 비롯한 심장병 발병의 주범은 지방이 아니라 탄수화물이라고 보도했다. 많은 영양학자들이 미국인의 건강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있는 식재료는 그간 눈총을 받던 지방보다 설탕을 비롯해 정제된 곡물을 대표하는 탄수화물이라는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먹는 음식의 칼로리를 계산하고, 어떤 음식의 어느 부분에 우리가 두려워하는 지방이 얼마만큼 숨어 있는지 궁금해 하지만 탄수화물에 대해서는 그다지 많이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하버드대 공중 보건학과의 영양학과장 월터 윌렛 박사는 “지방이 문제가 아니다. 미국인들이 단맛이 강한 음료, 감자, 파스타, 흰 빵과 흰 쌀, 설탕이 많이 들어간 과자를 식단에서 없앨 수 있다면 체중, 당뇨와 함께 신진대사의 질병과 관련된 거의 대부분의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터프츠 대학 영양의학과의 에드워드 살츠맨 부교수도 “지금까지는 지방이 공공의 적 1호였으나 설득력 있게 부상하고 있는 신체과학은 탄수화물, 그 중에서도 정제된 흰 밀가루와 설탕에 그 책임을 묻고 있다”고 밝힌다. 식사에 포함된 지방이 우리를 살찌고 병들게 하는 주범이라고 믿어왔던 지금까지의 상식을 뒤집는 헷갈리는 메시지다.
지난 30년의 세월 동안 지방을 줄이라는 정부의 권고에 따라 탄수화물 섭취는 꾸준히 증가했는데, 이와 함께 국내의 비만, 타입 2 당뇨와 심장질병도 증가했다.
“국가적 캠페인이었던 저지방식이 뒤통수를 친 것”이라고 말하는 하버드대 공중 보건학과의 프랭크 후 박사는 “지나친 지방에 대한 경계가 탄수화물과 설탕 섭취를 크게 늘렸고, 이는 현재 미국의 가장 심각한 건강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미국인은 하루 평균 250〜300그램의 탄수화물을 섭취하는데 이는 1,000〜1,200칼로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의학협회에서는 하루 130그램 미만의 탄수화물 섭취를 권고하고 있다.
이쯤 되면 2011년의 건강과 다이어트 화두가 무엇인지는 두 말할 필요가 없겠다. 하지만 빵이 주식인 미국인이나 쌀이 주식인 우리나 식단에서 탄수화물을 제외시켜 버릴 수는 없는 일. 현명한 대체식단은 무엇인지, 실생활에서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
다이어트에서 피해야 할 가장 큰 적은 지방이 아니라 탄수화물이라는 연구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새해에는 보다 건강하고 균형잡힌 식생활로 바꾸자.
흰 빵·흰 쌀·설탕·소다 피해야
#좋은 탄수화물 선택과 계산하기
지방에도 좋은 지방과 나쁜 지방이 있듯이 탄수화물도 그러하다. 좋은 탄수화물은 섭취 후 혈당을 천천히 증가시키는 것, 나쁜 탄수화물은 혈당을 빠르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구분한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통곡, 현미와 콩류가 좋은 탄수화물에 속한다. 정제된 밀가루로 만든 흰 빵, 파스타, 여러 형태로 가공된 시리얼, 쿠키, 캔디를 비롯하여 소다가 나쁜 탄수화물에 속한다.
탄수화물:식이섬유
함량 비율 6:1 적당
좋은 탄수화물을 고를 때는 식이섬유 함량(fiber content)이 높고, 글리세믹 인덱스(glycemic index)가 낮은 제품을 고르면 된다.
식이섬유 함량은 빵을 고를 때 쉽고 유용하게 적용해 볼 수 있는 6:1의 법칙을 알아두면 좋다. 식이섬유 함유량 1 대 탄수화물 함유량 6으로 계산해보면 된다. 레이블을 읽어봤을 때 탄수화물 함량이 24그램에 식이섬유가 4그램으로 표기되어 있으면 좋은 탄수화물 제공음식이 될 수 있다.
즉 식이섬유 함량에 6을 곱해 보면 답이 쉽게 나오는데, 시판되는 많은 종류의 빵이 6:1의 법칙에 부합되지 못하고 식이섬유 함량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흰 빵이나 과자 종류는 탄수화물 함량이 식이섬유 함량의 22배를 웃도는 제품이 허다하다.
불행히도 미국의 탄수화물 제품들은 나쁜 탄수화물 군에 속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하루 섭취 칼로리의 55%를 탄수화물에서 얻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가 쉽게 구입할 수 있으며, 거의 매일 먹게 되는 탄수화물 섭취 제품의 칼로리 비율을 알아보자.
*단맛이 많이 나는 소다음료와 과일 주스-전체 칼로리의 11%
*정제된 밀가루로 만든 흰 빵, 케익, 쿠키, 베이글과 머핀-전체 칼로리의 20-25%
*감자, 흰쌀밥, 또띠야와 정제된 곡물 시리얼-전체 칼로리의 10-15%
*건강식, 전분함량이 없는 채소와 통잡곡과 콩류-전체 칼로리의 5-10%
글리세믹 인덱스는 해당 식품이 얼마나 빠르게 혈당수치를 올리는지에 기인하여 1-100까지로 분류하고 55 이하를 나타내는 제품을 글리세믹 로우(glycemic-low)로 정한다. 많이 정제된 식품일수록 비타민과 미네랄 손실은 물론이고, 글리세믹 수치가 높아지며 식이섬유 수치는 낮아진다.
#알맞은 탄수화물 섭취용량 계산하기
요점만 간단히 알면 탄수화물 계산은 칼로리 계산보다 쉽다.
먼저 어떤 음식이 자연적으로 많은 양의 탄수화물로 구성되었는지 알아보자.
밀가루로 만든 식품, 설탕, 전분이 많은 야채(옥수수, 그린피, 감자), 파스타, 쌀, 시리얼과 과자를 염두에 두자.
순수 탄수화물 섭취용량을 알고 싶다면 탄수화물 함량 숫자에서 설탕과 식이섬유 또는 알콜함량 수치를 제하면 된다.
콩 통조림 제품에서 레이블에 탄수화물 함량이 18그램, 식이섬유 함량이 6그램이면 실제 섭취하게 되는 탄수화물은 12그램이 된다. 식이섬유는 몸에 소화흡수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식단에서 탄수화물 줄이기
*무심코 마시는 소다, 스포츠 드링크와 주스를 슈거 프리(sugar-free) 제품으로 바꾼다.
*제품에 로우 카브(low-carb), 슈거 프리로 표기돼 있는 제품을 구입한다. 빵, 또띠야, 파스타, 아이스크림 등 많은 제품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감자나 옥수수 같은 전분이 많은 채소 대신에 잎사귀 야채를 고르고 탄수화물 함량이 낮은 샐러드나 수프를 선택한다.
*레스토랑에 갔을 때 먼저 갖다주는 브레드 배스킷을 포기한다.
*잎사귀 야채와 너츠 등을 많이 먹는다.
*매끼 적절한 양의 단백질을 다양한 경로로 섭취하도록 노력한다. 생선, 닭고기, 치즈, 쇠고기, 달걀 등을 적극적으로 메뉴에 넣어본다.
*로우 카브 요리책을 구입하거나 인터넷으로 정보를 수집하여 공부한다.
#영양 전문가들의 말
하버드대 공중보건학과의 프랭크 후 박사-“식단에서 정제된 곡물을 제외하고, 그 자리에 저지방 단백질과 통곡류, 과일, 채소, 콩과 함께 질 좋은 식물성 기름을 채워 넣어야 한다. 탄수화물에서 얻는 칼로리를 전체 칼로리의 40% 정도로 줄여라”
미 심장협회 창시자이자 오클랜드 어린이 병원의 로널드 크라우스 박사-“흰색의 전분, 설탕과 트랜스 팻, 가공된 육류를 피하라. 대신 통곡류 식품과 채소 섭취를 늘리고, 동물성 포화지방을 먹느냐 마느냐 하는 스트레스를 받는 대신 적절한 운동을 곁들이라. 그렇다면 지방과 탄수화물 사이에서 크게 우왕좌왕 할 필요도 없다”
터프츠 대학 영양의학과의 에드워드 살츠맨 부교수-“탄수화물을 최대한으로 줄인 식단은 길게 봤을 때 좋은 방법이기는 하지만 현재 우리가 처해있는 식생활 환경에서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하루 100-120그램 정도의 탄수화물 섭취를 추천하고, 채소와 저지방 고단백 육류 섭취를 권장한다”
듀크대 메디칼 센터내 라이프스타일 메디슨 클리닉 디렉터 에릭 웨스트맨 박사-“모두에게 잘 맞는 식단을 새롭게 디자인해서 만든다면 저탄수화물 식이 아마도 바로 그것일 것이다. 우리 모두는 사냥하던 시대로 돌아가야 한다. 저 탄수화물식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지방 섭취로 단, 자연적인 좋은 지방만을 섭취하는 것이다”
하버드대 공중 보건학과의 영양학과장 월터 윌렛 박사-“식이섬유 함유가 높은 통곡류를 적절하게 먹는 식습관은 탄수화물 섭취가 높더라도 건강한 식사가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정제된 설탕과 전분류를 피하고 탄수화물은 채소와 통곡류에서만 섭취하는 것은 원칙으로 삼고 있다. 좋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정말 배가 부르고 만족감도 있으며, 하루 열량의 40%가량을 탄수화물로부터 얻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지도 못한다”
전분이 많은 채소에 속하는 감자와 그린피.
전체 용량에서 탄수화물 비율이 현저히 높은 과자, 피해야 할 정도의 수치다.
식단에서 정제된 곡물과 설탕은 빼는 게 좋다.
<글 ·사진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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