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학년 때 미국 이민 정주연양
▶ 학교적응 명문대 입학 경험담
이민은 도전이다. 새로운 문화와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시작으로, 경제적 안정을 찾기 위해 땀과 노력을 쏟아 부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정을 이끌어야 하는 가장도 힘들지만, 부모를 따라 온 자녀들 역시 그 나름대로의 우역곡절을 겪게 된다. 특히 정서적으로 가장 민감한 시기인 중고등학교 때 이민 온 자녀들은 더욱 어려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더욱이 대학진학과 맞물린 경우 더욱 힘들다. 이런 학생들에게 작은 도움을 주기 위해 이민생활을 고등학교 9학년부터 시작해 지난해 명문 브라운 대학에 입학한 정주연양의 경험담을 정리했다.
영어때문에 주눅, 성적 오르면 친구 생겨
수업중·방과후 교사 찾아 묻고 지도받아
■ 학교생활 적응
1. 먼저 다가서라
처음 세리토스 고교에 입학했을 때 갑자기 환경이 바뀌면서 자신감을 잃을 수밖에 없었고, 가뜩이나 영어 때문에 주눅이 든 상황에서 상대방이 속어를 섞어가며 빠르게 얘기할 때는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
특히 대다수 아이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라 서로 잘 어울려 지냈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입학 초기에는 혼자 점심을 먹는 일도 많았다.
우선 학업에 열심히 매달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과정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면 자신감도 생기고, 친구들과도 가까워져 많은 친구들이 생기게 되고, 학교생활이 탄력을 받기 시작한다.
2. 친한 교사를 만들자
교사는 단순히 과목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학생과 친해지면 소중한 멘토가
된다. 내 경우 영어 선생님이 큰 힘이 됐다.
수업 중 또는 방과 후에 찾아가 모르는 것을 물어보고,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많은 것에 관심을 가져주셨다. 그리고 이는 영어 실력을 높이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됐다.
3. 과외활동에 참여하라
처음에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기만 했다. 그런데 밴드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초등학교 때부터 배웠던 클라리넷을 내세워 무조건 가입했다. 이는 활동영역을 자연스럽게 넓혀줬고, 봉사활동 등 다른 영역의 과외활동으로 발전시키게 됐다. 특히 11학년 때 AP 물리를 공부할 때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담당 선생님의 보조역할을 하게 된 것이 계기가 돼 전자공학을 강의하는 USC 교수님을 만나 그 분의 연구활동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린 것은 대학 지원서 작성에 많은 도움이 됐다.
■ 학교공부
수학이나 과학의 경우 용어가 걸림돌이었다. 때문에 열심히 사전을 찾아가며 익혔다. 영어는 말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교사 및 친구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속어 등을 익혔다. 작문은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지만, 항상 담당 선생님을 찾아가 잘못된 것을 다시 손질하는 과정의 반복이 실력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
기본적으로 학교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수업시간에 충실하고, 숙제를 잘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모르는 것은 반드시 짚고 넘어갔고, 예습에도 충실했다. 또 관련 시험 문제집을 그때그때 풀어봤는데, 이는 따로 학교시험을 준비하는 시간을 절약시키는 효과를 얻었다. 특히 모르는 문제는 꼭 교사에게 물어보곤 했다.
그런데 역사 과목은 암기이기 때문에 교과서에 충실했고, AP 유럽사를 들을 때는 시험 3주 전부터 칼리지보드 웹사이트에 있는 기출 주제를 보고 매일 2개씩 에세이를 작성한 뒤 교사에게 점검을 받는 훈련을 반복했다.
■ 입시준비
1. 플랜
특별한 것은 없었고, 11학년 때부터 지원할 대학들을 리서치 했고, 11학년 여름방학 때 지원할 대학들을 직접 방문했다. 그리고 여름방학을 이용해 지원서 에세이 작성에 들어갔다.
2. SAT 준비
문제집 2~3권을 구입해 꾸준히 공부했다. 특히 시험보기 3주 전부터는 매일 문제집을 집중적으로 풀어나갔고, SAT 단어장을 구입해 수시로 들여다보며 어휘력을 보강했다. 시험은 11학년 3월과 6월에 두 번 봤는데, 마지막 시험에서 2,200점을 받았다. SAT로 더 이상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아 곧바로 지원서 작성에 매달렸다.
학원은 별로 나와 맞지 않는 것 같아 많이 다니지는 않았다. 다만 문법에서는 도움을 줬다. 어휘는 어원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시험을 앞두고는 여러 번 실전처럼 연습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 만약 혼자 공부하기가 어려운 학생들이라면 학원을 다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3. AP 클래스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소화해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무리하게 수강했다가 하나라도 패스하지 못한다면 더 좋지 않다고 본다. 사회와 영어는 에세이를 많이 써보는 것이, 수학과 과학과목들은 개념을 이해하고 연습문제를 많이 풀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4. 과외활동은
AP 클래스와 마찬가지로 무조건 여러 개를 하는 것보다 한두 개라도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뭔가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려는 데만 얽매이지 말고 좋아하고 관심 있는 일에 열심히 하면 자기만의 길이 보인다.
5. 지원서 작성
에세이 작성에 가장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때문에 11학년을 마친 뒤 여름방학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지원할 대학을 먼저 고른 후 그 대학들이 요구하는 에세이 주제들을 모아 살펴봐야 자신이 써야 할 에세이 수를 최소화 할 수 있다. 너무 거창한 그림을 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사소한 것이라도 자신의 장점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경험, 자신에게 가장 중요했던 과외활동에 대해 쓰고, 마지막에 그 같은 요소들이 대학생활, 그리고 사회에서 어떤 도움이 될 것인지를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단문 에세이(예를 들어 왜 우리 대학에 지원했나)라도 미리 철저한 조사를 한 뒤, 자신의 꿈과 연결하도록 해야 한다.
교사와 친밀, 과외 통해 활동영역 넓혀
■ 정주연양 조언
“스스로 개척해 가는 능동적인 자세가 가장 중요합니다. 대학 진학에만 매달려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기보다는 수업이나 과외활동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생각해 보고, 학교생활을 즐기는 것이 갓 이민 온 고교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정주연양(브라운대·세리토스 고교 2010클래스·사진)은 9학년부터 시작했다면 우선 일반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점차 과목 수준을 높이도록 하고, 교사와의 친밀한 관계를 맺도록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공부를 하다 막히면 교사 또는 그 과목을 수강한 선배에게 직접 도움을 청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정양은 또 4년의 고교생활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스스로 고민해 본 뒤 플랜을 세워 학업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9학년과 10학년까지 여러 가지 과외활동을 해 본 뒤, 11학년 때 정말 관심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을 당부했다.
정양은 부모의 역할과 대해 “어리다고 쉽게 환경에 적응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자녀들이 학교 또는 바깥에서 받을 수 있는 마음의 상처들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면서 “이민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부모의 관심과 격려”라고 말했다.
<황성락 기자>
스스로 자신의 앞길을 개척하려는 의지와 노력, 그리고 교사와의 친밀한 관계는 새로운 환경의 미국 고교생활 적응에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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