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맞이 냉장고 대청소
한 해가 훌쩍 다 가버렸다. 식구들 먹여 살리느라고 늘 주방에서 분주한 주부들은 올 한해도 일년 삼백육십오일 하루 세끼를 어떻게 뭘 먹고 지냈는지 돌아보면 놀라울 것이다.
그런데 주부의 노고도 노고지만 그동안 우리 집 식탁과 건강을 지켜주느라 하루 24시간 불철주야 일해 왔던 주방의 일등 도우미가 있다. 바로 냉장고가 그것. 만일 이것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현대인의 식생활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자, 새로운 한해를 앞두고 이제 산뜻하게 냉장고 청소를 해야 할 시점이다. 세모에는 사람만 묵은 때를 벗길 것이 아니라 냉장고도 목욕 한번 시켜주는 것이 좋겠다. 냉장고를 자주 청소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청소는 한 번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는 주부들도 드물지는 않다.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 차근차근 알아보자.
냉장고는 언제나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잘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냉장고에 넣는 종류는 ‘음식’이고 그 중에서도 상하기 쉬운 종류만이 냉장고에 들어가기 때문에 가족의 건강과 직결되는 가전제품이다.
냉장고는 음식의 부패를 ‘막아주는 곳’이 아니라, 부패를 ‘지연시키는 도구’이다. 냉장고의 온도가 섭씨 5도를 넘어가면 세균 번식은 물론 식중독균도 서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두어야 한다. 미국에서 음식 유통업체의 냉장고 온도는 0~5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집 냉장고의 온도가 이보다 높으면 변질의 문제가 생기기 쉽다. 각종 유제품처럼 쉽게 변질될 가능성이 있는 종류는 물론 장기간 보관하는 식품류에도 주의를 기울여 늘 모든 것을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기본 청소
한 칸씩 비워 가며 가벼운 비눗물을 묻힌 스펀지로 잘 닦아주면서 불순물과 먼지를 제거한다. 깨끗하게 닦아내고 마른 타월로 닦아 물기를 없애준다. 서랍과 서랍을 빼낸 바닥에도 말라붙은 무언가와 먼지가 많기 때문에 꼼꼼히 들여다보고 닦는다. 기본 청소가 끝나면 이제 한 달에 한 번도 잘 먹지 않는 종류를 조사한다.
섭씨 5도 넘으면 세균 번식
비눗물로 불순물·먼지 제거
칸 구분해 음식 종류별 보관
*오래된 음식 정리
몇 년이 지났는지도 가물거리는 장아찌, 시판용 소스들, 드레싱 등 일단 유통기한을 확인하거나 맛을 보고 처리해야 할 품목들에게는 아까운 마음 버리고 작별인사를 고하자. 지금 이별하지 않으면 또다시 일년 동안 자리만 차지하고 전기세만 축내는 신세가 될 뿐이다.
*컨테이너 바꿔주기
일단 살아남은 종류들은 컨테이너의 크기를 확인한다. 반 정도 먹고 비어 있는 상태라면 남은 양에 맞는 작은 컨테이너에 옮겨 담는 것만으로도 부피를 크게 줄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냉장고 정리는 장보러 갈 때마다
주기적으로 비워지고 채워지기를 반복하는 냉장고 정리를 해야 하는 순간은 바로 장을 보러가기 직전이다. 시든 채소는 버리고, 어떤 품목이 필요한지 체크하여 중복되지 않도록 샤핑 리스트를 작성하고 새로 구입한 음식들이 배치될 자리를 마련해 놓고 가는 것이 좋다. 두 손 가득 장을 봐와 냉장고 정리부터 시작해야 한다면 일이 두 배는 힘들게 느껴진다.
*남은 음식의 보관
잘 정리된 냉장고는 남은 음식 보관으로 다시 복잡해지기 쉽다. 양념장, 남은 반찬, 소스 등 버리기는 아깝고 다시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냉장고로 보내는데, 뒤로 밀려들어가 잊어버리고 있다가 영락없이 쓰레기통으로 향하기 일쑤다. 냉장고에 보관한 남은 음식은 빠른 시일 내에 찾아서 먹을 수 있도록 앞쪽에 놓고 테입을 이용하여 이름을 써두면 도움이 된다.
*종류별로 모으기
냉장고는 특정 음식을 보관하는 구역 별로 구분되어 있게 마련인데 내 필요와 쓰임새에 편리하도록 바꾸는 것도 좋다. 고기와 치즈 칸이 부족하다면 필요에 따라 구역을 바꿔본다. 또 같은 종류별로 모아두는 것도 시간과 에너지 절약에 도움이 되는데 도시락용 샌드위치 재료, 반찬 재료를 함께 모아두면 좋다.
생고기는 항상 제일 아래 칸에 보관하도록 되어 있는데, 혹시라도 포장을 뚫고 육즙이 떨어지면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기 때문에 꼭 컨테이너에 따로 담아서 냉장고에 넣도록 하고, 익히지 않고 먹는 음식들과는 잘 구분해 놓아야 한다.
*각종 양념류의 유통기한 알아보기
-소금과 설탕: 법적으로도 유통기한을 표기하지 않아도 된다.
-고추장, 된장, 간장: 시판용은 보통 1~3년 정도로 표기된다. 직접 만든 제품이 아닌 이상 냉장보관하면서 표기된 유통기한을 따르면 된다.
-참기름: 최대 1년 정도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불투명하여 햇빛을 차단해 주는 용기에 담아 사용해야 산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고춧가루: 상태에 따라 1~2년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냉동보관하면 맛과 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고 필요한 만큼 덜어서 사용한다.
-시판용 다진 마늘: 15~30일 정도 보관할 수 있는데 물러지거나 끈적거림이 보이면 버리는 것이 좋다. 연두색으로 변색되는 것은 설탕을 조금 섞어두면 방지할 수 있다.
-겨자: 튜브에 담긴 것을 짜봤을 때 물이 분리되어 나오면 변질된 것이므로 버려야 한다.
-식초: 일반적으로 3년 정도는 맛과 향을 신선하게 유지한다. 금속 소재의 용기는 식초로 인해 부식되므로 유리병에 담아 보관하는 것이 좋다.
기본 양념에도 유통기한이 있다.
남은 음식에는 이름표를 붙여서 앞쪽에 놓으면 잊어서 버리는 일이 없다.
정리와 청결한 냉장고 유지에 도움을 주는 물건들
*채소와 과일은 그린백에- 흔히 그린백이라 부르는 픽 프레시 리유저블 프로듀스 백(Peak Fresh Reusable Produce Bag)은 과일이나 채소가 익으면서 발생되는 에틸렌 개스를 제거해 주기 때문에 보다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다. 씻고 말려서 다시 사용할 수 있으며 최대 사용기간은 2달 정도이다. 다른 이름으로 여러 종류의 시판용 제품이 있다.
*냉장고에도 라이너를- 선반을 깨끗하게 사용하기 위해 라이너를 깔아주듯이 냉장고용 셸프 라이너(Refrigerator Shelf Liners)와 같은 제품이 있다. 두껍고 투명한 플래스틱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음식과 컨테이너의 주변에 공기 순환이 잘 되도록 도와주어 채소와 과일이 어는 것을 막아주기도 한다. 더러워지면 빼내서 간단히 씻으면 된다.
*서랍 추가하기- 최신형 냉장고가 아니라 수납에 불편한 점이 있을 때, 시판용 서랍을 넣어주면 크게 도움이 된다. 프리지 롤 아웃 캐디(Fridge Roll Out Caddy), 인터디자인 프리지 빈즈(Interdesign Fridge Binz) 등의 이름으로 알아보면 넓고 깊은 서랍, 좁고 깊은 서랍, 얕은 트레이, 얕고 넓은 트레이 등 다양한 종류로 구입할 수 있다.
캔 음료는 물론, 돌아다니기 쉬운 작은 과일, 우리가 즐겨먹는 한약 보관에도 그만이며 뒤쪽에 밀려들어가 찾지 못하는 음식이 없도록 도와주고, 수분이 많은 종류를 쏟을 위험 없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채소와 과일을 신선하게 보관해주는 백.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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