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욱 객원논설위원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나 혼자의 힘으로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다. 이 말은 나 혼자 살아있다고 살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첫째 자연의 도움 없이는 단 하루도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우리네 인생들이다. 아니, 인생들뿐만 아니라 다른 생물들도 마찬가지다. 자연 중에서도 가장 도움을 받는 것은 태양이다. 태양 빛이 지구에 도달하지 않는다면 암흑의 세상이 될 것이요, 살아남을 생명은 거의 없을 것이다. 사실 태양은 살아있는 것처럼 지구를 포함한 모든 항성들을 지배하고 있다.태양 주위엔 아홉 개의 항성이 돌고 있다. 지금은 또 하나가 발견돼 항성이 열 개라고 하지만, 그 항성들은 태양의 주위를 일정하게 돌아가고 있다. 우주의 차원에서 본다면 태양도 살아있는 것이고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는 항성들도 살아있는 것이다. 움직이는 것 자체가 살아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기에 그렇다.
옛적엔 태양은 인간의 숭배 대상이었다. 하나의 신적인 존재였다. 그러나 현대과학이 밝혀낸 우주의 모습 속에서 태양은 신이 아니라 태양 자체도 어떤 큰 힘에 의해 창조된 피조물로 은하계를 돌고 있는 하나의 별임이 드러났다. 그것도 젊은 별이 아니라 늙은 별에 속한다. 아무튼, 태양이 뜨지 않는 지구를 상상해 보라. 끔찍하다. 이런 태양인데, 태양의 도움 없이 단 하루도 살아갈 수 없는 인간들인데도 태양의 존재에 대해 감사함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많
지 않은 것 같다. 잊고 살기에 그럴 것이다. 또 공기는 어떤가. 공기 없이도 우린 단 하루를 살아갈 수 없다. 공기 속에 포함된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면 우리는 죽는다. 그렇다고 공기를 마시면서 돈을 내는 것도 아니다. 만약에 공기를 마시는 대로 돈을 지불해야 한다면 세상 돈은 공기가 모두 마셔버리게 될 것이다. 다음엔 물이다. 물이 없거나 모자라 죽어가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미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한 줄 모른다. 그런데 물은 햇볕과 공기와는 달리 돈을 조금은 지불해야 한다. 그래도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큰 장사를 하여 물을 많이 쓰는 사업체가 아닌 가정에선 작은 돈으로도 물을 풍족하게 쓸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랴. 이렇듯 자연인 햇볕과 공기와 물의 도움 없이는 하루도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우리네 세상이요 인생살이다.
둘째의 도움은 어디서부터 오는가. 바로 인간과 사회다. 한문 글자표현대로 부르고 있는 ‘인간’이란 단어는 사람 ‘인’자에 사이 ‘간’을 뜻한다. 사람 ‘인’자는 나무가 둘이 서로 기대어 있는 모습이다. 이렇게 기대어 서 있는 두 나무 사이를 인간이라 표현한 것이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부모도 사람인데, 부모의 도움 없이 살아남는 사람들을 보았는가. 부모의 도움은 절대적이다. 가정이란 울타리 안에서의 부모의 도움은 자식들의 성장과 장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가정교육 잘 받으면 훌륭하게 되고 그 반대면 사회적으로 지진아가 될 수 있다. 고아들이 있지만 고아들도 고아원에 들어가면 고아원 원장을 부모로 삼아 도움을 받으며 자라간다.
사람이 성장하여 도움을 받게 되는 것은 부부사이다. 결혼하여 부부가 되면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낳아 키우게 된다. 이런 결혼생활은 부부간의 도움 없이는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기가 힘들게 된다. 부부사이의 도움이야말로 가장 절실한 도움중의 하나라고도 할 수 있다.
사람이 자라면서 또 도움을 받는 것은 사회로 부터이다. 사회는 작은 의미에선 가정도 속하여 있고 조금 넓히면 직장에서부터 시작하여 우리가 살고 있는 큰 세상으로까지 확대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란 말이 있듯이 사회를 등지고서는 살아갈 수 없다. 사람은 사회의 도움을 받도록 만들어져 있다. 그래서 세금을 내는 것이다. 어느 한 사람이 사회성을 도외시할 때 사회도 그 사람을 무시해 버릴 수 있다. 개인적인 어려움이 있을 때는 반드시 사회적인 도움을 요청해야 풀어나갈 수 있다. 그래서 생겨난 곳이 크게는 국가정부 기구 등이며 작게는 카운티와 각 지역마다 있는 복지센터요 봉사센터 같은 곳들이다. 태양을 비롯한 모든 자연의 도움. 또는 인간 서로간의 도움과 사회의 도움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자는 세상에 단 한사람도 없다. 세상, 서로 돕도록 지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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