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 살면서 소공동 순두부를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25년 전 올림픽 가에 소공동 순두부가 처음 오픈했을 당시에는 적어도 한 시간은 기본으로 기다려야 했던 기억이 있다. 건물 구석에 위치해 있어서 밖에서 찾으면 잘 보이지도 않는 식당임에도 불구하고 소공동 순두부는 지난 25년 동안 변함없이 LA를 대표하는 식당으로 자리 잡아 왔다.
야구선수 박찬호가 즐겨 찾던 식당으로도 잘 알려진 소공동 순두부는 그다지 화려하지도, 넓지도 않지만, 깔끔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의 실내는 항상 손님들로 붐빈다. 자리를 확장하고 싶어도 구석진 곳에 위치하고 있어 더 이상은 넓힐 수 없는 제한된 공간인 것이 유일한 흠. 그러나 이번에 소공동 순두부 공간보다 더 넓은 소공동 교자칼국수를 오픈함으로써, 사실상 두 배 이상 확장된 공간을 갖추게 되었다. 넓어진 만큼 메뉴도 그만큼 다양해진 소공동 순두부와 교자칼국수를 소개한다.
시원한 바지락·구수한 사골국물 두가지
녹두·생선전·군만두 콤보가 9.99달러
타인종들도 좋아하는 소공동 순두부 정식.
칼칼한 김치와 함께 먹는 칼국수. 솔직히 칼국수는 보기에 간단한 음식 같지만 쫄깃한 면발과 시원한 국물맛이 제대로 받쳐주어야 제맛이 나는 까다로운 음식 중 하나이다. 무엇보다도 국수의 면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느낌이 살아 있어야 한다. 이번에 새로 오픈한 소공동 교자칼국수가 바로 그 맛이다. 25년 동안 순두부의 명성을 고수해 온 소공동 순두부의 박명식 대표는 소공동 순두부 바로 옆에 소공동 교자칼국수를 오픈하고 칼국수 특별 콤보메뉴를 선보였다. 뽀얀 사골국물로 맛을 낸 구수한 사골칼국수, 그리고 생선전, 녹두전, 군만두가 함께 따라 나오는 칼국수 특별 콤보의 가격은 9.99달러.
“칼국수는 면발의 쫄깃함이 생명입니다”라고 말하는 박명식 대표는 지금보다 좀 더 맛있는 면발을 만들기 위해 아직도 연구 중이라고 서슴없이 고백한다. 사실 손님이 칼국수를 먹으면서 내내 면발의 쫄깃함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타이밍이 중요하다. 조금 빠르면 덜 익은 면발을 먹게 되며 조금만 늦으면 흐물흐물한 면발을 먹게 되기 때문이다. 약간 덜 익은 듯한 상태에서 서브되어야만 먹는 동안 면발이 부드러워지면서 쫄깃한 맛을 잃지 않는다는 것. 칼국수 한 그릇을 끓여도 제대로 된 칼국수를 만들겠다는 박 대표의 고민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칼국수를 먹으러 온 손님들의 반응도 하나하나 귀담아 들으며 칼국수의 맛과 질을 높이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엿보인다.
어떤 국물을 사용하느냐 하는 것 역시 칼국수의 맛을 결정한다. 소공동 교자칼국수는 두 가지 맛을 제공한다. 손님들은 기호에 따라 사골칼국수 또는 담백하고 개운한 맛의 바지락칼국수를 선택할 수 있다.
바지락 칼국수의 가격은 7.99달러, 그리고 사골칼국수는 6.99달러이며, 그 외에도 해물파전이나 만두, 만두국 등 한인들이 선호하는 분식 종류를 고루 맛볼 수 있다.
시원하고 담백한 국물맛을 자랑하는 바지락 칼국수
구수한 사골칼국수 콤보를 주문하면 맛있는 녹두전, 생선전, 군만두가 함께 나온다.
한편 지난 25년 동안 한결같은 맛을 지켜온 소공동 순두부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 한 가지 덧붙인다면 순두부의 종류가 보다 다양해졌다는 것.
소고기와 조개, 굴, 새우 등이 어우러진 섞어순두부를 기본으로, 해물순두부, 곱창순두부, 만두순두부, 굴순두부, 소고기순두부, 돼지순두부 등이 있으며,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섞은 김치순두부, 버섯순두부, 그리고 브라컬리와 컬리플라워, 버섯을 주재료로 한 야채순두부도 있다.
타인종들도 좋아하는 소공동 순두부 정식.
맛의 종류 또한 하얗게, 안 맵게, 보통 맵게, 맵게, 아주 맵게 등 다섯 가지 맛으로 선택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섞어순두부를 메인으로 한 콤보메뉴도 있다.
콤보는 갈비나 불고기, 돼지불고기, 치킨테리야끼, 게장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면 된다. 모든 종류의 순두부 가격은 8.99달러. 콤보메뉴 가격은 선택에 따라 12.99달러부터 14.99달러까지. 그 외 특선메뉴로는 갈비, 불고기, 돼지불고기, 치킨테리야끼, 두부샐러드, 게장백반, 해물파전, 만두, 콩국수 등이 준비되어 있다.
소공동 순두부와 소공동 교자칼국수가 위치한 곳은 올림픽 가. 이미 잘 알려진 곳이지만, 혹 소문만 듣고 처음 이곳을 방문한다면 잘 못 찾기가 십상이다. 그 이유는 건물이 꺾어지는 구석 후미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 탓에 밖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하는 사람들의 말을 빌리면 그런 구석 자리는 ‘쥐약’이라고 표현할 만큼, 장사에는 치명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공동순두부는 손님들이 스스로 알아서, 또는 일부러 찾는 곳이다. 좋은 장소가 비즈니스 성공의 최우선 조건인 것은 예나 지금이나 원칙으로 알려져 있지만, 소공동 순두부의 경우를 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닌 듯싶다.
장소도 장소지만 식당은 뭐니 뭐니 해도 맛이 좋아야 성공하는 법. 이번에 새로 오픈한 소공동 교자칼국수 또한 소공동 순두부 못지않은 맛과 정성으로, 벌써부터 타운 내 또 다른 소문난 맛 집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소: 2716 W. Olympic Bl #105
▲전화: (213)387-3737
<글·사진 안진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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