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리에 거주하는 박신자(71)씨는 “안 그래도 나이가 들면서 잠이 잘 오지 않는데, 겨울철에는 피부가 건조해져 가려움증이 심해지니 더욱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토로한다. 요즘같이 환절기가 찾아오면 눈, 코, 입, 피부 등 부위에 수분이 모자라 건조증으로 고생하는 한인들이 늘어난다.
캘리포니아의 환경 자체가 사막기후로 건조한 탓도 있지만 최근 추운 날씨와 낮과 밤의 심한 일교차, 마르고 찬바람, 히터와 전기장판 등의 잦은 사용으로 인한 건조한 실내공기 등은 더욱 건조증을 부채질한다. 안구 건조증, 피부 건조증, 입 마름증 등 다양한 원인으로 부위별로 나타나는 각종 건조증의 증세와 해결책을 세라노 종합 안과병원 줄리엣 정 안과 전문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안구 건조증
눈이 시리고, 뻑뻑하며 쑤시고,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안구 건조증 증세는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불편하게 만든다. 줄리엣 정 안과전문의는 “안구 건조증은 다양한 이유로 생길 수 있는데, 노인들에게 건조증이 많다. 또 캘리포니아가 사막이라 한국에서는 문제가 없었는데, 미국 이민 후 건조증이 생겼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안구 건조증의 증상은 책이나 TV를 볼 때 눈이 아프며 침침하고 하루 종일 눈이 뻑뻑하고 충혈이 생기기도 한다. 가려운 느낌이 들기도 하며 이물질이 들어있는 것 같은 느낌, 건조증인데도 눈물이 많아진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기도 하며, 라식수술을 한 경우 건조증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또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는 사람도 건조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환자에 따라 쌍꺼풀 성형수술 후 눈이 제대로 감기지 않아 안구 건조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바람 피하고 컴퓨터·독서중 잠깐씩 휴식을
인공눈물·연고·눈물샘 막기 등 다양한 방법
류머티즘 문제인 쇼그렌 증후군 때문에 생기는 경우도 있으며, 여성은 폐경기 후 호르몬이 바뀌면서 더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안구 건조증은 눈물이 아주 안 생기거나, 눈물의 질이 나빠져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눈물은 그냥 물이 아니다. 눈물에는 수분, 단백질 효소, 기름(지방층) 등이 포함돼 있으며, 각막을 덮어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정 전문의는 “나이가 들면 눈물의 질이 나빠진다. 산성도(pH)가 낮고 산(acid)이 많은 눈물로 변한다”고 설명했다.
치료는 첫째, 인공눈물을 써본다. ‘리프레시’(Refresh Tears), ‘시스테인’(Systane) 등 오버-더-카운터로 구입해 쓸 수 있다. 사람에 따라 리프레시가 더 잘 맞는 사람도 있고, 시스테인이 더 효과적인 사람들이 있어 자신에게 적합한 인공눈물을 찾아내 써야 한다.
정 전문의는 “방부제 문제를 걱정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방부제에 대한 앨러지가 있을 수도 있지만 방부제가 없는 제품이라고 해서 더 좋은 제품은 아니다. 방부제가 있어도 오히려 환자에게 더 적합하고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조언하고 “인조눈물은 한 회사제품에서도 10가지 이상이 될 정도로 종류가 많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써보고 환자에게 가장 잘 맞는 제품을 고르면 된다”고 설명했다.
여러 방법을 써보고도 눈을 못 뜰 정도로 심한 안구 건조증의 경우 인조눈물 대신 연고를 쓰기도 한다. 연고를 매일 3~4회 눈에 넣게 되는데, 연고의 단점은 연고 형태이기 때문에 연고를 눈에 바른 후 눈이 잘 안 보이거나 뿌옇게 보이는 점이다. 하지만 눈이 편안해지기 때문에 연고를 선택해 사용하기도 한다.
둘째, 눈물이 빨리 증발하거나 흘러나가지 않도록 예방하는 눈물샘을 막아주는 방법이다. 수술은 아니지만 육안으로는 찾기 힘든 미세한 마이크로 마개를 누관에 끼워 양쪽 눈의 눈물샘을 막는다. 시술은 3초도 안 걸릴 정도로 간단한 시술이다. 또 눈물샘 수술은 아니지만 뜨거운 것으로 눈물샘을 지져 막아 눈물샘을 완전히 닫는 방법도 있다.
또 눈썹이 나가는 눈꺼풀 끝에는 눈물의 주요 성분인 기름이 분비되는 기름샘(meibomian glands, 마이봄선)이 자리하고 있는데, 나이가 들면 이곳의 기름이 굳어져서 눈물 증발이 더 빨라지고, 결국 건조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예방과 치료를 위해 뜨거운 찜질을 30초~1분 정도로 해 기름 순환이 잘 될 수 있게 만든다.
안구 건조증은 자신에게 맞는 인공눈물을 사용하고, TV나 컴퓨터의 장시간 사용 중 틈틈이 휴식을 취한다.
피부과 전문의가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피부상태를 살펴보고 있다(사진 왼쪽). 피부 건조증 때문에 가렵다고 지나치게 긁으면 2차 감염을 유발할 수도 있다.
목욕후 보습오일 바르고
실내 메마들땐 가습기를
정 전문의는 “오메가-3 영양제도 심장건강뿐 아니라 안구 건조증에도 도움이 되므로 먹어도 괜찮다”고 덧붙였다.
인공눈물은 의사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지만, 안구 건조증의 인공눈물은 ‘레스타시스’(Restasis)가 처방약으로는 유일하다. 정 전문의는 “효과는 눈에 넣자마자 바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매일 아침저녁 3개월 이상 써봐야 효과가 나타나는지 알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에는 레스타시스를 6개월까지는 사용해 봐야 그 효과 여부를 알 수 있다는 연구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안구 건조증은 인공눈물을 쓰거나 눈물샘을 막아주는 것 외에는 수술이나 레이저 치료 등 다른 방법은 없다.
•예방 및 생활습관
뜨거운 드라이어 바람이나 자동차 히터, 에어컨디셔너 등 바람을 직접 눈에 쐬지 않도록 주의한다. 안경을 착용하고, TV나 독서, 잦은 컴퓨터 사용 중에는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해 준다. 실내공기의 습도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도 좋다. 담배는 끊고, 담배 연기도 피하는 것이 좋다.
■피부 건조증
겨울철이 되면 밤낮의 온도 차이도 커지게 되고, 실내 습도는 낮아지고 피부의 신진대사나 혈액순환도 떨어지고 인체 수분이 많이 날아가는 환경이 된다. 또 노인의 경우 당뇨나 혈압, 만성질환 등으로 피부가 가려운 경우도 많다.
피부 건조증은 사실 심각한 문제는 아니지만 모든 연령층에서 나타날 수 있다. 가려움증, 주름, 까칠한 피부, 갈라짐 증상 등 불편한 증상이 생긴다.
나이가 들면 피부 노화가 시작되면서 피부 표피가 수분을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피지 분비도 줄어들어 피부건조증이 생기기도 한다.
또 지나치게 너무 씻어서 이미 존재하는 피지를 없애 건조증이 생길 수도 있다. 춥다고 히터나 전기 보온제품을 너무 쓰는 환경적인 요인도 원인이다. 춥다고 히터를 과도하게 사용하기보다는 내복을 입어 보온하는 것이 좋다.
이틀엔 한번쯤 미지근한 물 목욕
또한 피부 건조증은 아토피 피부염, 만성습진, 건성습진 등 피부질환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다. 건조해진 피부의 가려움증 때문에 깨끗하지 않은 손으로 긁게 되면 2차 감염의 위험이 생기고, 습관성 피부질환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
목욕은 피부에 수분을 넣어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목욕은 너무 자주 해도 곤란하지만 너무 안 해도 피부가 건조해질 수 있다. 이틀에 한번 정도 목욕을 하고 욕조에 미지근한 물을 담아 목욕 오일을 풀어 15분 정도 몸을 담갔다가 헹구는 것이 좋다. 너무 뜨거운 물로 목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피부의 지방 성분을 씻어내기 때문이다.
비누칠은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땀나는 곳만 해준다. 목욕 후에는 바로 20~30초 내로 몸에 수분기가 약간 남아 있을 때 보습제 바디 오일, 로션, 크림 등을 발라주는 것이 좋다. 유서린(Eucerin), 아비노(Aveeno), 세타필(Cetaphil), 모이스처럴 로션(Moisturel Therapeutic Lotion), 큐렐(Curel), 케리(Keri) 등 피부에 맞는 로션이나 바디오일을 발라준다.
•예방책
평소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는 피하고 잠은 충분히 자두며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각질 제거는 일주일에 1회 정도로 하고, 목욕이나 샤워 후에는 꼭 피부 보습제를 발라준다. 실내공기가 너무 건조하면 가습기를 사용하되 청결하게 사용한다.
목욕 후에는 바로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이 좋다.
입 마름증엔 당분·카페인 피해야
■ 입 마름증
입 마름증은 구강 건조증이라고도 한다. 입안은 침에 의해 항상 촉촉하게 유지되지만 침 분비량이 적정량보다 떨어져 나타나는 불편한 증상이다.
나이가 들면서 대화를 하다가 입이 말라 자꾸 침으로 입술을 적시게 되고, 증세가 심하면 음식의 맛도 잘 못 느끼며 음식을 먹을 때도 입안이 빡빡해 삼키기 힘들다.
빈혈이나 탈수, 복용하는 약물, 침샘 감염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여성의 경우 폐경기 호르몬 변화로 인해 생기기도 한다. 침샘에 돌이 생겨 구강건조증이 생기기도 한다.
입 안 마름 증세가 심하면 혀가 갈라지기도 하며 혀 돌기가 없어지기도 한다. 치아나 잇몸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입 마름증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건조증상 완화를 위해 물이나 우유로 입 안을 자주 적셔주는 것이 좋다. 무가당 껌을 씹어 증상을 완화시키기도 한다. 눈처럼 인공 침을 쓰기도 하는데, 바이오틴 오랄 밸런스(Biotene Oral Balance) 같은 제품으로 ‘카르복시메틸셀룰로스’(carboxymethylcellulose)나 ‘하이드록시에틸 셀룰로스’(hydroxyethyl cellulose) 등 성분이 들어 있는 제품을 고른다.
또 구강 건조 예방을 위해서는 입이 아닌 코로 숨을 쉬고, 당분, 산성 음식, 카페인, 담배, 탄수화물 과다섭취는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입 마름증(구강 건조증)을 완화하려면 물을 자주 마셔주고, 무가당 껌을 씹는 것도 침 분비에 도움 된다.
<정이온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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