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들여 끓여낸 진하고 얼큰한 뜨거운 국물과 갓 지어낸 돌솥밥에 잘 담근 김치 하나 있으면 요즘 같은 날씨에는 진수성찬이 따로 필요 없을 듯하다. 20년만의 한파로 모두를 놀래키며 시작된 이번 겨울이 더 춥게 느껴지는 것이 비단 날씨 때문만은 아니리라. 지속되는 불황으로 우리의 마음도, 지갑도 매서운 바람이 살을 스치는 듯 그렇게 움추러 들었기 때문이다.
초이스급 사골만 사용 무쇠 가마솥에 우려내
감자전골·보쌈 김치·갈비찜 등 콤보도 인기
타운 한 가운데서 불경기를 누구보다 피부로 실감하고 있는 큰가마의 에릭 하 매니저는 최근 꽤 오랫동안 한인타운을 지켜오던 전통있는 탕집 두어 곳이 문을 닫는 것을 보면서 경쟁업체가 없어졌다는 기쁨보다 마음이 아프고 허전하다고 하였다.
평소 식당들과 경쟁관계이기 보다는 파트너십으로 서로 돕고 함께 살아남는 윈윈전략을 고수하고 있다는 큰가마는 손님들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 서로 돕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관계를 쌓아가고 있다.
주머니사정이 가벼우니 조금이라도 싼 것을 찾는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누구든지 가장 먼저 쉽게 줄이는 것이 ‘식비’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먹을 수밖에 없는 점심이나, 장봐서 직접 요리하는 것이 힘들기도 하고 비용도 결국 더 많이 지출하게 되는 맞벌이 가족 또는 노인들에게 저렴하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박리다매로 제공하겠다는 것이 큰가마의 생각이다.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밥과 탕을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을 다양한 메뉴로 준비해놓고, 고객들에게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과 비교했을 때 경제적으로나, 맛으로나 손해 없는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그 목적이란다.
에릭 하 매니저는 “간단한 한 끼 드시더라도 제대로 먹었다는 만족을 드리고 싶고, 몸에 힘이 되고 도움이 되는 식사를 제공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한다.
이번에 두 가지의 새로운 메뉴를 추가하여 좋은 반응을 얹고 있는데, 따로국밥과 소머리국밥이 그것이다. 그다지 특별한 음식은 아니지만, 언제 먹어도 맛있는 우리 음식이기에 보다 좋은 재료로 맛있게 만들어내는데 열심을 내었다.
따로국밥은 옛 대구지역 별난 양반들이 장터에서 밥과 국을 따로 내달라는데서 유래되었다는데, 큰가마의 자랑인 MSG없는 초이스 급의 사골국물에 무를 많이 넣어 시원한 맛을 내고, 갈비살이 덩어리째 들어가 푸짐하다.
콩나물, 대파 외에 마늘, 된장, 후춧가루를 듬뿍 넣어 칼칼하게 매운 맛이 특징이라고 한다.
소머리 국밥은 소머리의 볼살과 푹 고아낸 사골국물로 만들어 단백질과 콜라겐이 풍부해 피부미용과 허약체질에 좋다고 하였다. 먹기 좋게 삶은 국수도 함께 듬뿍 넣어준다.
싸고 푸짐한 점심 식사 뿐 아니라 여럿이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저녁 메뉴(5시 이후)도 다양하게 마련되어있다. 큰가마 저녁 콤보는 4명이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양으로 감자전골, 보쌈, 김치매운 갈비찜, 돌솥밥 4개에 소주 또는 막걸리가 49.99달러에 준비되어 있다.
중간가마는 3명이 먹을 수 있는 양으로 같은 메뉴를 39.99달러에, 작은 가마는 보쌈, 꼬마감자탕(또는 김치매운 갈비찜), 돌솥밥 2개에 소주 또는 막걸리가 24.99달러에 준비되어있다. 설렁탕, 해장국, 똑다리 김치찌개, 감자탕, 갈비탕, 소 한마리탕과 함께 보쌈, 진짜매운 갈비찜, 주꾸미 삼겹살 볶음 등 언제나 입맛 돌게 만드는 맛있는 우리 음식으로 가득 찬 메뉴 판을 읽어보고 있으니 스스로 ‘밥집’이라 자처하는데 충실하다는 느낌이 든다.
초이스 급의 사골과 깨끗이 정수한 물을 사용해 한국에서 공수 해 온 무쇠가마솥에서 진국을 뽑아 낸 사골 국물을 기본으로 한 여러가지 맛있는 탕과 함께 손님이 들어옴과 동시에 불에 얹어 지어내는 흑미 오곡돌솥밥, 한국산 젓갈만을 사용하여 무쳐낸 겉절이와 잘 익은 깍두기가 그 고유의 맛과 정성을 변함없이 드러내 주기만 한다면 그들이 내건 슬로건처럼 ‘큰가마의 행진은 계속 잘 이어져 나갈 것’으로 생각된다.
<글·사진 이은영 객원기자>
▲가격: 설렁탕과 오곡돌솥밥
5.99달러
▲주소: 3498W. 8th St. LA
▲전화: (213)365-6788
소머리국밥
따로국밥.
쭈꾸미 삼겹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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