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욱 객원논설위원
12월이다. 연말이다. 본격적인 겨울철로 접어드는 달이다. 또 한 해를 결산하며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달이다. 새해가 되었다고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한 해가 이렇게 저물어가고 있다. 세월이 유수같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다. 지난 1년 동안 우리는 얼마나 새로운 마음을 그대로 유지하며 살았는지 궁금하다. 다사다난했던 한해이지만 자연의 법칙은 그대로 진행 된다. 땅 위에서 일어난 그 어떤 일도 자연의 순행은 막을 수 없다. 달도 돌고, 지구도 돌고, 태양도 돌고. 인간인식 속의 시간은 그 돌아감 속에서 지난 11개월도 가 버린 것이다. 인간들이 아무리 이 땅 위에서 아우성쳐도 자연은 그대로 묵묵히 할 일만 하는 것이며 그 안에 세월도 있다.
라디오에선 크리스마스 캐롤이 반갑게 울려 퍼진다. 사느라고 얼음처럼 냉각됐던 가슴들을 조금은 따뜻하게 해주는 노래다. 12월은 남다르게 해야 할 일도 있고 조심해야 될 것도 많은 달이다. 동창회, 망년회 등 1년 동안 못 보던 가까운 친지와 친구들을 만나는 달이다. 벌써부터 신문지상엔 송년파티를 한다는 광고가 줄을 잇는다. 친구들과 친지들을 만났다고 기분 좋게 노는 것은 좋다. 그러나 과음하다 보면 사고를 낼 수 있다. 사고의 원인은 음주운전이다. 음주운전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다치게 할 수 있다. 음주할 경우엔 반드시 자동차를 집에 놔두고 다른 교통편을 이용해야 한다. 부득이 자동차
를 갖고 나갈 경우엔 대리운전을 하도록 해야 한다.
음주운전의 한 번 실수가 평생 일구어 온 자신의 명예에 금을 가게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자신과 타인의 생명까지도 위협할 수 있다. 기분에 살고, 기분에 죽는 한국 사람들의 열정은 좋다. 그러나 술은 사람을 봐주지 않는다. 처음엔 사람이 술을 마시지만 다음엔 술이 술을 마시게 되고 그 다음엔 술이 사람을 마셔버리게 된다. 본격적인 겨울철로 접어든 12월. 등산하는 사람들에겐 겨울 산을 맛보게 해 줄 수 있는 달이다. 아직 첫 눈은 오지 않았지만 곧 올 것이다. 흰 눈이 온 산을 덮고 있는 광경을 산 정상에서 바라다보는 희열은 그 무엇 하고도 바꿀 수 없다. 겨울 산의 찬 기운이 살을 베는 것 같아도 산
의 정상에 우뚝 서 있는 마음만은 뜨거워진다.
겨울 등산도 음주운전만큼이나 조심해야 한다. 해가 빨리 떨어지니 먼 곳에 갈 때에는 일찍 출발하여 오후 4시 전에는 내려와야만 한다. 산에서 날이 저물 경우 길을 잃어버린다면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등산장비를 잘 갖추어야 한다. 얼음에도 지나갈 수 있는 아이젠이나 몸을 따뜻하게 해 주는 방한복은 필수다. 산을 오를 때, 특히 겨울산행은 자신과 자만은 금물이다. 사람이 사람한테만 겸손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연을 대할 때, 자연인 산을 오를 때에도 겸손한 마음으로 올라야 한다. “내가 산을 탄지 벌써 몇 년인데~”. 이런 자만심은 사고를 내게 하는 원인이다. 언제나 산행은 처음 등산할 때처럼 올라야하고 내려올 때도 마찬가지다.
거리엔 구세군 냄비의 “딸랑, 딸랑” 벨 소리가 불우이웃을 돕자고 한다. 지난 11개월 동안 너무나 사는 것이 바빠 우리의 이웃을 돌아보지 못했다면 이달만큼은 돌아볼 때다. 나보다 더 못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을 위로해 줄 수도 있다. 직접 찾아가지 못하면 자선헌금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그들을 찾아가는 방법도 있다. 세상은 더불어 살아가야 제 맛이 난다. 있는 자들과 없는 자들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되어야 세상은 밝아지게 된다. 있는 자들은 자신의 있는 것의 일부라도 이 달 12월엔 꺼내어 불우한 이웃들을 돌아보는 것, 아주 좋은 일이다. 나눔의 삶이야말로 그보다 더 큰 축복의 통로는 없을 것이다.
저물어가는 2010년. 경인년인 호랑이해의 금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신묘년인 토끼해가 새로운 해로 등장한다. 호랑이해의 마지막 달인 12월. 흥청망청 지내지 말고 뜻있게 사람들을 만나야겠다. 그리고 지난 11개월 동안의 삶을 되돌아보며 잘잘못을 되새겨보아야겠다. 겨울산행 조심하고. 이웃과 나눔의 12월이 되도록 멋있는 2010년의 마지막 달을 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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