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 (한인유권자센터 상임고문)
미국은 대통령제 국가이다. 대통령은 임기 4년으로 재선만 가능하다. 의회는 임기 2년의 하원과 임기 6년의 상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년마다 하원 전체인원과 상원의 1/3을 선출한다. 따라서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해의 의회선거는 유권자들의 시선이 거의 전부 대통령후보에 맞추어 정당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을 대통령의 후광효과(coat-tall)라고 한다.
반면에, 대통령의 임기 2년차에 실시하는 선거를 중간선거(midterm election)라 하는데, 2년 동안의 대통령과 행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로 받아들인다. 현직 대통령의 지지도가 심각하게 낮을 경우 중간선거는 그야말로 집권당의 무덤이 될 확률이 크다. 2008년 경제위기 속에서 ‘변화’를 화두로 집권한 오바마 행정부는 7870억 달러의 경기부양책, 국민의료보험확대, 월가의 금융규제개혁 등 역사적인 개혁정치를 주도해 왔다. 그러나 그러한 대대적인 개혁은 아직까지 뚜렷한 결실이 없다. 오히려 10%에 육박하는 실업률, 30% 이상
의 주택가격 하락, 빈곤층의 증가, 게다가 월가를 옹호하는 자본가들의 반기 등은 오바마의 지지율을 취임초기에 비해서 절반으로 추락시켜 버렸다. 2008년 오바마를 지지했던 유권자들 중에 40%가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여론조사 결과다.
이에 도전하는 공화당은 오바마의 경기부양책이 오히려 막대한 재정적자만을 부추기고 있다며 공세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그들은 1994년 깅리치가 들고 나왔던 ‘미국과의 계약(Contract with America)’을 본 따서 ‘미국과의 서약(Pledge to America)’을 캐치프레이즈로 들고 나왔다. 1.연방정부의 재정지출 동결 2. 모든 계층을 포괄하는 감세조치 연장 3.중소기업에 대한 세약공제 확대를 들고 나왔다. 선거전의 양상이 너무나 흥미로운 일은 1992년 선거운동에서 클린턴이 써 먹었던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Economy, Stupid)”를 정치적 반대당인 공화당이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11월2일 중간선거전에서 눈여겨 볼 관전 포인트는 영향력이 확대되는 미국사회의 시민정치참여 운동이다. 2008년 오바마대통령의 당선과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에 반발해서 결성된 공화당계의 티파티(TAE : Taxed Already Enough)가 바로 그것이다. 당의 밖에서 스스로 결성된 보수계의 정치참여 운동체다. 거기에 무조건 잘 보여서 티파티의 리더같이 힘을 써서 재미를 보고 있는 사람이 바로 2008년 존 매케인의 러닝메이트였던 ‘새라 페일린’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그러한 대중외곽을 당의 지도부에서 적절하게 자기 세력으로 견인했다. 바로 ‘무브온’이다. 그러한 민주당계의 시민사회는 2000년대엔 ‘앨 고어’가 아니고 ‘빌 브래들리’를, 2004년엔 ‘존 케리’가 아니고 ‘하워드 딘’을 지지하며 외곽에서 당을 향해 끊임없이 개혁을 요구했다. 드디어 2008년에 가서야 외곽의 개혁요구가 성공했다. 바로 오바마대통령이 그것이다.
이번 중간선거전에서 공화당측의 ‘티파티’를 주목해서 과연 이러한 형태로 그것이 공화당의 냄새나는 묵은 때를 벗겨낼 수 있을 런지... 그것이 중간선거전의 관전 포인트다. 오는 11월2일, 화요일은 ‘중간선거일’이다. 하원은 전원을, 상원은 100명중에 37명을 그리고 임기가 끝나는 32개주의 주지사 선거를 실시하며 동시에 임기가 끝나는 각 지방정부의 선출직 정치인들을 뽑는다. 각 지역의 공화. 민주 양당의 우열이 근소하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그 어느 때에 비해서 소수계의 표심이 크게 힘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투표일에 임박해서 선거운동에 피치를 올리고 있는 양당의 거물급 정치인들이 무엇보다도 아시안계의 표심을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중이다.
연방의원을 상대로 후보 토론회를 하고 있고 현직 연방의원에게 한인사회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하라고 주문해서 그것이 먹혀들기는 지난 15년 동안 이번이 처음이다. 한인사회가 정치적인 세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면 오버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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