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그동안 글이나 세미나를 통해 한국인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미국내 명문대학들의 입학 현황을 알려주고, 그에 대한 준비를 도와주려는 교육적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하버드와 MIT에서 입학사정관으로 일하면서 수천 장의 지원서를 검토할 때, 필자는 특히 한국인 학생들의 지원서를 주의 깊게 살펴보았는데, 이들 명문대학을 지원하는 한국 학생들은 어떤 장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보고 싶었다. 이때의 경험을 통해 필자가 가지게 된 관점을 학생과 학부모들과 나누어, 한국인 학생들이 보다 강력한 지원자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바램이다.
필자는 그동안 전 세계의 수많은 한국인 부모들과 상담과 토론을 해보았는데, 그 결과 한국인 부모들과 학생들은 사고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아시안, 특히 한인들이 가지고 있는 대학 입학과 지원 준비에 관한 패러다임은 미국 사람들의 패러다임과 근본적으로 판이하다. 이 차이를 분명히 인식하지 못하면 학부모들이 자식들의 미국 대학 진학에 필요한 조언이나 안내를 할 수가 없다.
한국의 대학입시제도는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분명하다. 서울대학이든 연세대학이든 전국적인 수능시험에서 획득한 점수가 제일 중요하다. 이론적으로 단 하루에 치러지는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으면 일류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것이다. 고등학교 때 성적이나 등수가 고려되긴 하지만, 수능시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덜하다.
이런 형식은 미국에서는 GPA와 시험성적(SAT 등)을 중시하는 주립대학의 입학제도와 비슷하다 (University of California, University of Virginia, University of Illinois 등). 학생의 개성, 특출한 재능, 과외 활동, 업적, 인터뷰, 교사의 견해, 그리고 개인의 인성 등은 한국에서 입학을 결정할 때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
한국과 미국의 대입제도에서 또 다른 차이점은 ‘전문적 입학사정관’의 역할이다.
최근까지는 한국의 유수 대학에 ‘입학 사정실’(Office of Adimissions)이라는 부서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입학결정이 주로 교수들의 참여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이들은 자신들의 주 임무인 수업과 연구 외에도 이와 같이 중요한 업무를 위한 시간을 따로 내야 하는 것이다.
최근에 몇몇 대학들이 풀타임 입학 사정관제를 도입하였으나 이처럼 주관적으로 총체적 “인간”을 평가하는 제도가 한국과 같이 경쟁이 치열한 환경에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계속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미국 대학들에서는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입학사정관들이 신입생들의 모집, 심사, 입학결정을 전담해 온 역사가 있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미국에서는 대학마다 풀타임 입학사정관들이 전적인 책임을 가지고 미국과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우수한 학생을 모집하고, 지원서를 신중하게 검토하며, 이를 바탕으로 입학 결정을 내리게 된다. 고등학교 성적과 시험 성적뿐 아니라 에세이, 인터뷰 평가서, 교사 추천서, 과외활동 자료 등 입학 지원서류를 검토하려면 엄청난 시간이 소요된다.
일반적으로 한 지원자의 서류를 최소한 두 명의 입학사정관이 검토하는데, 각자 30-45분 정도가 걸린다. 미국 대학의 지원서류는 여러 요소들로 구성되지만, 모든 것이 다 중요하며, 덜 중요한 것이란 없다. 단지 시험점수나 학점이 아니라 숫자 뒤에 숨어있는 총체적 인간을 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미국 대학의 입학심사과정은 아시아적 개념보다 훨씬 복잡하고 복합적이다. 입학사정관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높은 점수를 받으면 잘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합격을 보장하지도 않는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명문대학들이 고려하는 것은 점수만이 아니라 “총체적인 인간 됨됨이(overall profile)”이다.
자녀의 대학 진학 지도에 있어서 부모가 정확히 미국 대학 입학사정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www.BostonAcademic.com, (617)497-7700
앤젤라 엄
<보스턴 아카데믹 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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