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채소를 이용한 요리들
특별히 채소류를 잘 먹는 아이(어른도 마찬가지)들이 있다. 가만히 보면 습관이 아닌가 싶다. 자주 식탁에 올려줄수록 거부감 없이 이것저것 먹어보게 되고, 그렇지 않을수록 점점 먹지 않게 되는 것 같다. 맛있게 안 먹어주니까 음식 만드는 사람도 재미없기는 매 한가지라 피하게 되게 마련이다. 어느 날 갑자기 고기와 밥뿐인 식탁을 보고 놀라는 대신 하루에 한가지씩이라도 맛있는 채소로 다양하게 식탁을 채워보자. 지난주 소개한 가을 채소들을 이용한 요리들을 소개한다.
■컬리플라워-컬리플라워 수프
브라컬리에 비해 자주 먹게 되지 않는 컬리플라워는 보기보다 정말 많은 영양소를 가지고 있다. 지난주에 언급한 것과 같이 비타민 E가 풍부하기 때문에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줄 뿐 아니라 스트레스의 해소와 예방에도 좋다. 탄수화물 함량이 많아 익히면 부드러워지고 특별히 강한 향이나 맛이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 요리에 두루 이용할 수 있다. 카레에 감자, 당근과 함께 넣어도 좋고, 크림소스 파스타에 넣어도 무척 잘 어울린다. 피클을 만들기도 하며 오븐에 로스트 하여 따뜻한 샐러드를 만들거나 사이드 디시로 사용하면 된다. 수프로 만들어도 별미가 되는데 마늘과 양파로 감칠맛을 내고 부드럽고 포근한 질감이 쌀쌀한 바람이 불 때 생각나는 바로 그 맛이다.
▶재료: 컬리플라워 큰 것 ½개, 버터 2큰 술, 마늘 2톨, 양파 작은 것 1개, 화이트 와인 ½컵, 치킨스톡 1½컵, 헤비크림 ½컵, 소금 후추 약간씩
▶만들기
1. 컬리플라워는 큰 것 반 정도를 잘라 꽃봉오리와 아래 줄기 1½인치 가량을 잘라내어 물에 한번 흔들어 씻어낸다.
2. 바닥이 두꺼운 냄비에 버터를 넣고 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오며 녹을 때 마늘 다진 것을 넣어 볶아준다.
3. 2에 양파 작게 다진 것을 넣어 양파가 투명하고 부드럽게 익을 때까지 4분 정도 더 볶아주다가 여기에 컬리플라워를 넣고 뒤적여 살짝 익힌다.
4. 3에 화이트 와인을 넣어 조리듯이 3분 정도 끓여주다가 치킨스톡과 헤비크림을 넣고 20분 정도 끓인다.
5. 4를 믹서나 핸드 블렌더를 사용하여 덩어리가 없이 곱게 간다.
6. 너무 뻑뻑하면 물이나 우유를 조금씩 첨가하면서 농도를 맞추고 소금과 후추로 간하여 따뜻하게 낸다.
컬리플라워 수프
■아보카도-구아콰몰리
아보카도, 특히 캘리포니아 아보카도가 제철이다. 10월1〜3일에는 카핀테리아(Carpinteria)에서 아보카도 페스티벌도 열린다(avofest.com 참조). 잘 익은 아보카도로 여러가지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데 뭐니 뭐니 해도 그 중 으뜸은 구아콰몰리가 아닐까. 밋밋한 맛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아보카도에 매운 고추, 상큼한 라임, 실란트로 등으로 양념을 하여 바삭한 칩에 찍어먹는 구아콰몰리는 어떤 종류의 파티든 애피타이저나 스낵으로서의 역할을 한몫 한다.
칩에 어울리는 ‘치폴레 스타일’
매장 수를 늘려가며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치폴레(Chipotle) 멕시칸그릴’의 구아콰몰리가 맛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칩과 함께 주문하면 작은 소스통에 조금 담아주는 양이 아쉬울 때가 많다.
무엇보다 소금 간이 잘 되어 있어 고소하고 풍부한 아보카도, 경쾌한 라임즙의 향기와 맛, 은은하게 매운 할라피뇨, 신선한 양파와 실란트로의 맛이 조화롭고 감칠나게 느껴지는 것이 잘 만든 구아콰몰리답다. 그 레서피를 치폴레 팬 사이트에서 발견했다. 집에서 만들 수 있는 양으로 조절한 친절한 방법으로 직접 맛있는 구아콰몰리를 만들어보자.
▶재료: 잘 익은 해스 아보카도 2개, 할라피뇨 페퍼 ½개 곱게 다진 것, 보라색 양파 ¼개 곱게 다진 것, 실란트로 곱게 다진 것 2큰 술, 라임 ¼개 분량의 라임주스, 소금 ¼작은 술
▶만들기
1. 아보카도를 잘라 씨를 빼고 살을 스푼으로 떠내 보울에 담고 포크를 이용하여 큰 덩어리가 없으면서 부드러워지도록 으깬다.
2. 나머지 재료들을 모두 넣고 잘 섞어준다.
살아있는 색·영양 ‘풍성한 식탁’
■비트- 로스티드 비트 샐러드
검붉은 색의 비트는 손질하기가 번거로워 쉽게 구입하게 되지 않지만 간단한 요리법을 익히면 이만큼 영양이 풍부하며 폼 나는 채소 요리도 드물다.
신선한 비트를 직접 요리하면 통조림 제품은 다시는 쳐다보지도 않을 만큼 맛있고, 뿐만 아니라 생생한 색감이 아름다워 식탁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육류 요리의 가니시로 사용하여도 훌륭하다. 다양한 방법으로 잘라 필요한 곳에 알맞게 사용하면 된다. 지금 소개하는 비트 요리법은 쿠킹호일로 감싸서 오븐에서 로스트 하는 방법인데 생 비트를 손질하는 번거로움이 없기 때문에 쉽게 요리할 수 있다. 오븐에서 충분히 익어 나오면 껍질이 부드럽게 벗겨지는 장점도 있다.
▶재료: 중간 크기의 비트 1파운드, 올리브오일 4큰 술, 소금 약간
▶만들기
1. 오븐을 400도로 예열해 둔다.
2. 비트는 줄기를 잘라내고 껍질째 깨끗이 씻는다.
3. 비트를 쿠킹 호일로 감싸고 올리브오일과 소금을 조금씩 뿌려 잘 감싼다.
4. 오븐에 넣어 35〜40분 정도 익힌다.
5. 오븐에서 꺼내 10분 정도 두었다가 필요하면 바로 사용하고,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완전히 식힌 후 사용해도 좋다.
6. 조금 식으면 한 손에 쥐고 다른 손으로 껍질을 벗겨낸다.
7. 슬라이스 해서 보기 좋게 담고 원하는 드레싱을 뿌려낸다.
■브라컬리-브라컬리 라브 볶음
브라컬리는 비타민 C, 컬리플라워는 비타민 D가 풍부한 걸로 기억하면 된다. 또한 비타민 A도 풍부해서 피부나 점막의 저항력을 키워주기 때문에 감기나 세균의 위험으로부터 스스로 몸을 보호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특히 감기가 심해지는 시기에 자주 먹어서 자연스럽게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좋겠다. 브라컬리 라브(broccoli rabe)는 브라컬리와 같은 종자의 식물인데 작은 봉오리로 나누어져 있는 것이 차이니즈 브라컬리와 비슷하면서 길고 굵은 줄기와 함께 잎사귀도 많이 있다.
한 묶음 사면 펼쳐놓고 손질해야 하는데 너무 크고 뻣뻣한 잎과 잎사위에 달린 굵은 줄기는 떼어버린다. 이탈리아 요리에 주로 쓰이며 볶아서 사이드 디시로 곁들이면 육류나 생선요리에 모두 잘 어울리고 파스타와 함께 요리하면 식이섬유가 풍부한 메뉴로 만들 수 있다. 간단한 방법으로 볶을 때 올리브오일 대신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사용하면 밥 반찬으로도 좋고 닭고기와 함께 볶아 덮밥을 만들어도 좋다.
▶재료: 브라컬리 라브 2묶음, 마늘 4쪽, 올리브오일 1큰 술, 소금 ½작은 술, 후추 약간
▶만들기
1. 브라컬리 라브는 먹기 좋도록 아래쪽 굵은 줄기와 큰 잎사귀를 떼어내고 손질한다.
2. 씻어서 물기를 슬쩍 털어내고 두고 마늘은 얇게 저민다.
3.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약한 불로 가열하여 마늘을 넣고 향이 충분히 나도록 볶아준다.
4. 브라컬리 라브를 3의 팬에 넣고 소금을 뿌린 후 뚜껑을 바로 덮은 후 불을 높인다.
5. 4-5분 정도 그대로 익히고 꺼내어 접시 담는다.
■시금치- 크림 스피니치와 잣
가을부터 겨울에 걸쳐 햇빛을 듬뿍 받으며 천천히 자라는 채소인 시금치는 그만큼 씩씩하고 건강하다. 수퍼푸드에 빠지지 않는 채소로 DNA를 복구할 암 예방 성분이 풍부해 위암과 대장암 발병률 감소에 도움을 준다.
시금치는 살짝만 익히는 것이 요리의 포인트인데 너무 오래 삶으면 시금치에 들어있는 베타카로틴이 녹아나오고 비타민 C와 엽산이 파괴된다는 것을 알아두자. 시금치나물이 질린다면 한번 만들어 볼 만한 크림 스피니치를 소개한다.
▶재료: 시금치 1파운드, 넛멕 간 것 1/2작은 술, 잣 ½컵, 헤비크림 3큰 술, 소금과 후추 약간씩
▶만들기
1. 팬을 달구어 잣을 넣고 금갈색으로 구워낸다.
2. 시금치는 뿌리를 잘라내고 깨끗하게 씻는다.
3. 물기가 있는 채로 팬에 넣고 3-4분 정도 익혀서 부드럽게 한다.
4. 2에서 생긴 수분을 버리고 헤비크림, 넛맥, 소금, 후추를 넣고 잘 버무린다.
5. 접시에 담고 잣을 뿌려낸다.
주키니- 주키니 브레드
주키니 브레드는 언제 먹어도 맛있는 건강식 빵이다. 크림치즈나 버터를 발라 아침식사 또는 아이들 간식으로도 훌륭하다. 18세기 후반 화학 탄산칼륨이 발명되면서 효모로 부풀리는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빨리 만들 수 있다고 하여 퀵 브레드로 불리는 빵들의 대표 격이 되었다.
채소를 듬뿍 넣고 이렇게 맛있는 빵을 만드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가을에 잘 어울리는 맛이기에 이 가을 시나몬 향기 솔솔 풍기며 주키니 브레드 한번 구워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로프 2개가 나오는 분량이며, 번들 케익 틀에 구워도 좋다.
1컵의 오일이 부담스럽다면 ⅓ 컵의 애플소스를 더하고 오일의 양을 ⅔컵으로 줄일 수 있다. 밀가루 3컵 역시 2컵의 홀 위트 페스트리 플라워로 대체하고 1컵의 보통 밀가루를 사용할 수 있다. 호두를 넣는 대신 3컵의 주키니 간 것을 넣어도 되며 설탕 또한 흑설탕을 반 정도 사용해도 좋다.
▶재료: 다목적 밀가루 3컵, 소금 1작은 술, 베이킹 소다 1작은 술, 베이킹파우더 1작은 술, 시나몬 가루 3작은 술, 달걀 3개, 식물성 기름 1컵, 설탕 2컵, 바닐라 추출액 3작은 술, 곱게 간 주키니 2컵, 작게 다진 호두 1컵
▶만들기
1. 오븐을 325도로 예열하고, 8X4인치 팬 두개에 밀가루를 발라둔다.
2. 보울에 밀가루, 소금, 베이킹파우더, 베이킹 소다와 시나몬을 잘 섞어둔다.
3. 다른 보울에 달걀, 오일, 바닐라와 설탕을 넣어 잘 섞어주고 2에 조금씩 부어가며 잘 섞어준다.
4. 주키니와 호두를 넣어 섞는다.
5. 40〜60분 후에 꼬지를 찔러 보아 깨끗하게 빠져나오면 오븐에서 꺼낸다,
6. 팬에서 20분 정도 식힌 다음 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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