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딩스쿨 방문 때 점검할 사항들
2011학년도 보딩스쿨 입학시즌이 시작됐다. 부지런한 학생들은 벌써 관심 있는 학교에 접촉하여 안내책자를 받았으며, 캠퍼스 투어와 인터뷰 일정을 잡기도 했다. 웹 사이트에 들어가 보아도, 안내책자를 읽어보아도 모든 학교가 멋져 보이니 어느 학교가 우리 아이에게 더 적합할 지 알 길이 없다. 학교를 방문한다면 어떤 것들을 유념해 보아야 할까?
▲프로그램을 살핀다
칼리지 프렙 보딩스쿨은 학습, 운동, 예능 등을 균형 있게 훈련시켜 주는 교육기관이지만, 공부가 특기인 학생들은 무엇보다도 아카데믹 프로그램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소위 명문학교라 해서 차이가 없는 게 아니다.
예컨대, 수학에 재능 있는 학생은 코스가 얼마나 높은 단계까지 제공되는지 살펴보라. 수학 진도가 빠른 학생들은 AP 캘큘러스 다음 단계도 과목이 개설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명문학교라면 대학 1~2학년 수준의 코스도 개설하고 있다.
경시대회에 입상한 적이 있는 학생들은 각 학교 수학팀 성적과 팀 운영방식 등에 주목해서 알아볼 수 있다. 학교를 방문할 때 수학팀 코치 또는 담당교사를 만나는 것이 좋다. 지원할 학교 수학팀이 지난 수년 동안 AMC 대회, ARML Harvard-MIT 수학경시대회에서 어느 정도 성적을 올렸는지 살펴보라. 끝으로 수학팀 멤버들이 어느 대학에 주로 진학하는 지도 알아볼 수 있다면 더욱 좋다.
▲수업방식
아울러 무슨 과목들이 강의식과 세미나식으로 진행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엑시더는 모든 과목을 세미나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토론식 수업 경험이 거의 없는 공립학교 학생들에게는 적어도 한 학기 동안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한다. 예습 습관과 토론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한인 학생들이 이 방식에 적응하지 못하여 고전하고 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는 예외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부모의 의욕만으로 경쟁력 있는 학생이 되는 것은 아니다.
혹시 자녀가 특정과목에 고전한다면 도와주는 제도가 잘 되어 있는지 확인하여야 한다. 일정 시간과 날짜 및 장소가 정해져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심지어 필요하다면 개별적으로 교사와 접촉하여 일대일로 수시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아야 한다.
▲과외활동
공부가 특기라 할지라도, 모든 학생들은 정규 수업을 마치고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팀 훈련이나 운동경기에 참여하여야 한다. 기왕이면 자녀의 수준에 맞는 팀이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보딩스쿨 역시 계절별로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자녀가 특정 운동에 강하거나 선호한다면, 지원할 학교의 해당 종목의 프로그램을 자세히 살펴보아야 한다. 예컨대, 골프를 지속하고 싶고 나아가 대회에서 입상하기를 원한다면, 각 학교 골프팀의 최근 3~4년 동안 성적을 알아보라. 골프 프로그램이 없는 학교도 적지 않으니, 자녀에게 골프가 중요한 요소라면 프로그램이 있는 학교에 지원하는 게 좋다.
댄스팀이나 연극팀에 참가한다면 그 학기 동안 운동에서 면제될 수 있다. 수십명의 학생이 함께 보여 한 시간 반 내외 동안 연습할 수 있는 시간대를 따로 내기 어렵기 때문에, 운동시간대에 댄스와 연극팀이 모여 연습한다. 물론, 일 년 내내 운동 대신 댄스나 연극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음악을 특기로 삼는 한인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뛰어난 수준에 있지 않으면 특기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적어도 지역 오케스트라 제일 연주자에다 경연대회 입상 경력도 있어야 한다. 자녀가 특기자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면, 지원하고 싶은 학교 오케스트라 디렉터 교사와 접촉하는 게 좋다. 혹, 자녀가 내년에 졸업할 연주자와 같은 악기를 연주하는 경우 리쿠르트 될 수도 있다.
모든 학교가 미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지만, 특히 몇몇 학교는 미술부 수준이 매우 높다. 훌륭한 교사진에 준비된 학생들이 많다는 것이다. 학교 방문 때 진열된 학생들의 그림 수준을 보면, 대략 그 학교 미술부 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 음악과 마찬가지로 미술에 뛰어난 한인 학생들이 적지 않다.
반면, 공연예술과 달리 미술은 개별적 작업이라는 성격상 학교에 기여도가 적기 때문에, 입학과정에서 특기자로 분류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이 아쉽다.
▲생활공간
배우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학생들의 생활 및 휴식공간이다. 제일 먼저 주목할 곳은 식당이다. 대부분 보딩스쿨 학생들이 음식에 대해 불평하지 않지만, 몇몇 학교는 음식 맛이 없기로 소문나 있다. 시간이 된다면 식당에서 식사가 가능한지 물어본 뒤 한 번 먹어보는 게 좋다.
방의 구조도 중요하다. 대부분 학생이 집에서 혼자 방을 쓰다가, 룸메이트가 있는 방에서 생활하기 힘들어 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밖에 학교를 선정할 때 공항에서 학교까지의 거리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이상과 같이 여러 조건들을 따져봐야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 아이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학교가 가장 좋은 학교라고 볼 수 있다. 명문대학교 입학 성적이나 지원하는 학교의 명성에 집착하기보다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는 게 좋다.
공부도 너무 힘들어 하지 않는 수준에서, 아이가 가진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단체활동이나 과외활동도 꾸준히 추구할 수 있는 학교가 바로 최고의 선택인 것이다. 자녀를 과대평가하지 않는다면, 어느 학교가 자녀에게도 적절할 지 쉽게 보일 것이다.
알렉스 정/윌셔 아카데미 원장
자녀에게 적당한 보딩스쿨을 찾기 위해서는 아카데믹 프로그램과 과외활동, 거주환경 등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디어필드 아카데미의 스포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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