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 입대해서 훈련을 받던 중, 취사장에 붙었던 주간 메뉴를 봤다. 그중, 생선튀김이란 단어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어떤 생선을 어떻게 튀겨줄까?”하는 호기심이 생겼었다. 막상 그날이 오니, 생선 튀김이 아니라 학교 도시락 반찬으로 먹던 어묵이었다. 인터넷의 위키 백과에 의하면, “우리가 지금 먹는 어묵은 일제 시대에 들어왔으며 1940년대 환공식품이 부산 부평동 사거리에서 어묵을 만들기 시작했다.
지난 2월 한국 정부는 한식의 세계화 및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 G20회의, 한국 방문의 해 등을 적극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미국 현지인의 경우 월별 한식 경험빈도는 8%이며 오는 2020년에는 20%로 높아질 전망이다.
또 해외 한식당은 지난 해 기준 1만여 곳이며 2020년에는 4만여 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보도에 의하면, 계속 높아지고 있는 한식의 가치와 브랜드를 제고하기 위해 농림수산식품부는 세계적 요리학교, 기관 등에 한식요리 강좌 프로그램 개설을 계획 중이다.
한식의 건강, 간소, 고품격 이미지 구축을 위한 식단 및 고급화된 식기, 인테리어 개발, 보급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식의 세계화의 성공을 위해서 미국 교민 사회를 중심으로 몇가지 사항들을 고려해본다. 첫째로 한식의 이름을 일원화해야한다. 이 지역의 한식당들을 가보면, 영문 표기가 제각각이다. 이를 위해 한국 정부가 앞장서서 표준화해서 보급해야한다.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영문 소책자가 있으면 더욱 좋다.
둘째로 어떤 한식을 세계화할 것인지 하는 계획을 정부 기관에서는 주도면밀하게 세워서 이끌어야한다. 한식은 한인들의 문화와 직결되어있다. 한인들에게는 성씨가 중요해서, 개인적인 “나”보다는 “우리”가 앞서는 음식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그래서 찌개 등의 음식에 먹던 숟가락을 계속 서로 담그며 먹는다.
심지어 마신 술잔을 상대방에게 권하며 주거니 받거니 한다. 이런 문화까지 소개할 것인지를 심각하게 생각해서 결정해야한다. 최근의 외교부 직원 특채에서 보여준 것처럼 국가보다는 개인적인 이권이 개입되는 정부 정책이 아니길 바란다.
셋째로 밑반찬의 문제이다. 가지 수가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열가지씩 나오는 밑반찬으로 주제를 잃어버리는 일은 없어야하겠다. 가격 경쟁으로 인해 이 많은 반찬들이 재생되어 다른 손님의 테이블에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다. 개인적으로는 좀 소란스럽더라도 외국인들이 테이블을 치우는 한식당에 간다. 이 반찬들이 다시 나올 확률이 적을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넷째로 미각보다는 시각이 먼저라는 것을 고려해야한다. 어떤 음식을 어떤 그릇에 어떻게 담아야할 지를 결정해야한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순두부찌개가 뚝배기에 넘쳐나 그 국물이 주위에 떨어진다면 맛도 한 수 떨어지게 된다. 이 찌개를 조금만 덜 담는다면 깨끗하게 보여 시각적인 맛을 더할 것으로 믿는다.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청와대의 식탁처럼 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과 청와대 방문자들의 식탁 보도 사진을 보면, 밥, 국 그리고 반찬이 각자의 식탁 앞에 따로 간소하고 깨끗하게 차려진다.
다섯째로 교민들은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전도사들임을 명심해야한다. 지난 8월 25일자 지역 신문에 의하면, 한인 업소들이 밀집된 지역의 카운티 셰리프국과 경찰국에 지역 내의 한인 단체들이 ‘한인들의 마음이 담긴 성금’을 어느 일식당에서 전달했다고 한다. 어디 그뿐인가? 지난 3월 16일 신임 총영사의 부임 기자회견 또한 샌 브루노의 어느 일식당에서 있었다.
뒷벽에 붙은 일본 부채에다 일본 스시가 앞에 놓여진 채 가진 대한민국 총영사의 기자회견 장면 보도 사진을 보며 한식의 세계화는 요원하다는 생각을 가졌다. 이러한 공식적인 행사를 주선한 사람들은 조금 더 세심해야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정말 “대~한민국”하고 외치며 자랑스런 백의의 민족이라고 생각한다면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세심하게 생각하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질보다 양을 추구하는 손님들에 의해 싸구려 음식으로 인식될 것이다.
폴 손 / 자유 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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