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cm라고 했다. 175cm이라고도 한다. 체중도 75kg 정도라느니, 90kg이라느니 보도가 엇갈린다. 생년월일도 정확히 모른다. 그의 나이는 그래서 27세 아니면 28세로 추정된다. 성인이 된 후 모습을 볼 수 있는 사진조차 없다.
그는 외모에서 성격까지 아버지를 꼭 빼닮았다고 한다. 과체중의 체형에서 잔인하고 오만한 독재자형 성격까지.
또 일설에 따르면 천안함 공격사태도 그의 작품이라고 한다. 앞으로 수령이 될 후계자로서 무엇인가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서 ‘청년대장 김정은’의 영도 하에 군사적 도발행위가 저질러졌다는 것이다.
이 20대 독재자의 아들이 새삼 스포트라이트가 받고 있다. 노동당대표자 회의라고 했나. 북한에서 44년 만에 열리는 이 대회는 어쩌면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권력승계를 공식화하는 쇼 무대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노동자 대표회의는 김정은의 ‘커밍아웃’을 위한 대회가 될 것이다. 상당히 오래 전부터 나온 관측이다. 그런데 이 대회를 불과 한 달도 안 남긴 시점에서 김정일은 돌연히 중국을 방문했다. 이 기이한 김정일의 행보와 관련해 더 주목을 받게 된 게 이번의 노동자대표회의다.
왜 김정일은 갑자기 중국을 방문했나. 여러 관측 중 가장 지배적인 것은 세습 문제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제 무대는 준비됐고 관심은 자연 한 곳으로 쏠리고 있다. 그 동안의 추측대로 이 노동자 대표회의가 ‘김정은 등장’의 정치무대가 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을 것이다.”뒤늦게 여기저기서 나오는 전망이다. 김정은은 일반 북한주민은 물론 당원들에게 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그런 20대의 김정은이 어느 날 갑자기 후계자로 등장한다. 이런 일은 상식론에 비추어볼 때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 경우 따르는 것이 내부의 제도적 저항이라는 지적으로 당대표자 대회는 김정은의 등장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북한 내부 문제는 그렇다고 치고, 중국은 북한의 3대 권력세습을 과연 어떻게 보고 있을까. “지난 날 김일성이 등소평을 만난 자리에서 권력세습을 말하자 등소평은 소스라치듯 놀란 표정을 지었었다.” 글로브 앤드 메일지의 지적이다.
2대 세습에도 난색을 지었다. 그런데 3대 세습을 하려 들고 있다. 중국의 반응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3대 세습을 결코 공식적으로 환영할 수 없는 입장이라는 설명이다.
반론도 제기 된다. “김정은은 약관의 20대이기 때문에 오히려 후계자로 선택될 수 있다.” 러시아출신 안드레이 란코프의 주장이다. 한 마디로 철부지다. 때문에 김정은은 김정일 유고시 군과 당과 정을 장악하고 있는 현 북한 권력중추부의 지시를 잘 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들에 의해 후계자로 옹립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무엇을 말하나. 3대 권력세습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권력승계가 이루어져도 김정은은 과도기의 명목상 지도자일 뿐 ‘김정일 이후’ 북한은 집단지도체제가 될 공산이 크다는 이야기다.
김정일은 노동자대표대회를 불과 수 주 앞두고 왜 허둥지둥 중국으로 달려갔었나. 앞서의 질문으로 다시 한 번 되돌아가보자. 왜 그랬을까.
당대표자 화의 개막일은 다가오는데 권력세습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내부의 제도적 저항만 해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 거기다가 중국의 시선도 곱지 않다. 그리고 경제도 엉망이다. 여기서 그래서 상상력을 동원해본다.
후진타오를 만나 그동안 중국 측이 요구해온 사·항을 대폭 받아들인다. 6자회담 복귀가 그 하나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중국식 개혁·개방을 받아들인다는 약속이다. 그리고 김정일이·물밑에서 중국 측에 구걸하다시피 요구한 것은 3대 권력세습 보장이다.
개혁·개방 하면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왔었다. 그 북한이 중국의 개혁·개방을 공개적으로 극찬하고 나섰다. 김정일의 중국방문 후 현상이다. 권력 세습 문제에 중국에 코가 꿰었기 때문이 아닐까.
수령절대주의체제를 옹립하는 한 개혁·개방은 불가능하다. 수령절대주의는 우상의 체제다. 개혁·개방으로 나가면 우상이 무너지고 체제가 붕괴되니까.
중국도 이 점을 모르지 않는다. 그래서인가. 만일의 경우를 상정한 쿠데타를 통한 친북정권 수립설이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중국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북경 컨센서스’에 따른 한반도 통일이다. 그 북경 컨센서스를 북한이 안 받아들일 때 오는 결과는 무엇일까.”
그 질문의 답으로 글로브 앤드 메일지는 쿠데타를 통한 친북정권수립 가능성까지 제시한 것이다. 포스트 김 이후 어느 시점에. 그런 사태가 정말 올까.
옥 세 철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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