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욱 객원논설위원
사람은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세 번의 위기와 세 번의 기회를 맞는다고들 한다. 인생을 90으로 보자. 그렇다 치면, 어릴 때는 뭘 모르고 부모의 영향 아래서 자라는 시기이기에 위기와 기회가 없다면 없다. 그 위기와 기회는 인생 90중에 어느 때에 오는 걸까. 나이 30에, 나이 60에, 나이 90에?
처음 위기와 기회는 결혼할 나이가 되어 배우자를 찾을 때가 아닌가 싶다. 그러면 나이 30전후가 될 것이다. 결혼 상대자를 찾는 것은 기회이지만 위기도 될 수 있다. 평생 독신으로 살아가지 않을 바에 맞이하는 배우자는 한 사람의 생을 완전히 좌지우지할 수 있기에 그렇다. 여자는 남자 잘 만나 평생을 호강할 수 있다. 남자도 여자 잘 만나 평생 행복할 수 있다. 그러나 결혼 상대자를 잘못 만나 결혼했을 시에 따라오는 불행과 저주 같은 인생살이는 피할 수 없는 업보 같은 것이 되어 버린다. 그래서 결혼은 신중히 해야 하는 것이다. 결혼이란 남녀 두 사람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같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결혼이란 남자의 가정과 여자의 가정을 이어주는 인생 일대의 가장 중요한 대사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이런 결혼이 잘못되면 어떻게 되나. 이혼이다. 이혼한 남자나 여자가 다시 재혼하면 행복해 지는 경우도 있고 더 불행해 지는 경우도 있다.
두 번째 위기와 기회는 언제가 될 것인가? 50전 후가 아닌가 싶다. 40대 말에서 50대 초는 인생의 황금기이다. 가장 일을 많이 하며, 가장 즐거움을 누릴 때이다. 일생 중 40대부터 50대는 유혹도 많고 해결해 나가야 될 일도 많다. 자녀들도 중고등학교 시절과 대학생 때가 되니 한창 부모의 속을 썩일 때이다. 이런 때, 부모가 자녀의 진로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 그것은 바로 위기가 된다. 그러나 부모의 노력과 배려로 자녀의 진로가 탄탄대로가 되면 그것은 기회가 된다. 자기 자신이 맞이하는 기회도 기회지만 자녀가 잘되어가는 것도 자신의 기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다. 자녀는 부모의 분신이요, 자녀가 잘 되어야 자신의 노후도 잘되어 갈 것이기에 그렇다. 40대와 50대는 계절로 치면 풍성한 여름과도 같다. 자신이 하는 모든 것들이 다 잘되어가는 시기가 이때이다. 이때에 잘못되면, 수확의 계절인 60대와 황혼의 계절인 70대 이후의 겨울이 다가오면 흩날리는 버려진 낙엽처럼 아무 쓸모없는 사람이 될 수 있다. 휴지 같은 인생이 되지 않기 위해서도 위기와 기회를 잘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제 3의 위기와 기회는 언제 올 것인가? 70 전후가 될 것이다. 인생의 나이 60대 말이나 70대가 되면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을 잘 살아 가도록 설계를 해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자신이 살아온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알 수 있는 안목과 건강 유지다. 자신의 일대기를 정리하여 한 권의 책으로 출간할 수 있는 때가 바로 이때며, 건강에 적신호가 올 때도 이때다. 60대 말이나 70대에 설계를 잘 해야 한다는 것은 자신이 살아온 만큼 남은 인생을 남을 위해서 살아가야 한다는 뜻도 된다. 평생을 자신과 가족과 가정을 위해 뛰어서 모두가 평안하다면, 그 나이에는 이웃을 향해 눈을 돌려 더불어 살아가야 할 때도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때에 깊이 생각해 볼 것이 있다. 태어남과 죽음에 관한 것이다. 과연 죽음이 인생의 마지막이냐? 아니면 죽은 다음에도 그 무엇이 있는가? 이것은 어리석은 질문이 결코 아니다. 한 번 인생으로 태어났다가 죽는다면, 인생은 어디서 왔으며, 죽은 다음에 무엇이 있는지도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황혼기에 맞이할 마지막 위기와 기회는 바로 이것이다. 왜? 우주는 있는가? 또 왜 우주의 한 점인 지구에는 인간이 존재하여 문명과 문화를 이룩하여 온 것인가? 종교와 철학이란 과연 무엇인가? 등등. 이런 질문 속에서 영원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못하다면 이것 또한 위기가 아니라 할 수 없다. 이밖에도 위기와 기회는 우리네 인생에 많이 찾아온다. 일생을 살면서 위기와 기회를 잘 알아 후회 없는 한 생을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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