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욱 객원논설위원
사람은 다 같은 사람이 아니다. 키가 큰 사람, 키가 작은 사람. 뚱뚱한 사람, 갈비씨 같은 사람. 잘 생긴 사람, 못 생긴 사람. 눈이 큰 사람, 눈이 째진 사람. 입술이 두터운 사람, 입술이 얇은 사람. 목이 긴 사람, 목이 짧은 사람 등등. 이렇듯 외모적으로 볼 때에, 사람은 똑 같은 사람이 없다. 같은 날 같은 시에 태어난 쌍둥이라도 똑 같지 않다. 어디 한 구석이라도 틀린 곳이 있게 마련이다. 외모로도 똑같은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아니하는 것처럼 속사람은 더 틀린 것이 사람이다. 속사람이란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의 속을 뜻하는 것이다. 사람은 다 같은 사람이 아니라고 하자. 그러나 외모적이거나 속사람을 떠나서 사람은 같은 것이 하나 있다. 외모가 틀리건 속사람이 틀리건, 모두가 사람이란 이름 속에 들어가는 것은 같다. 하지만 사람이란 존재도 사람답게 살아갈 때 사람이다. 그러지 못하게 살아갈 때는 짐승보다 못한, 동물보다 못한 존재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은 어떻게 살아가는 것일까. 먼저 자신의 본분을 알아 살아가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사람에겐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놓여진다. 과거에 수억만 장자였다 해도 현재 가난하면 가난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흥청망청 돈을 빌려 과거처럼 살아가려 한다면 웃음거리밖에 되지 않는다.자신의 신분에 맞게 처신을 하며 이웃에 민패를 끼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현명한 사람이다. 남을 도와주는 것이 반드시 물질이나 돈으로 도와주는 것만은 아니다. 패 끼치지 않고 조용히 살아가는 것도 남을 도와주는 길이다. 자신에 걸맞게 살아가는 사람은 이미 자신을 알고 있는 존재다. 이것만큼 사람이 사는데 도움을 주는 것도 드물다.
그런데 문제는 자신이 자신을 모른다는 데 있다. 2479년 전에 그리스에서 태어난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말했다. 이 말은 두고두고 화자가 되어 오늘날도 많이 쓰여 지고 있다. 아무 능력도 없으면서 천방지축으로 날 뛰는 사람들. 돈도 없으면서 부자처럼 행세하려 드는 사람들. 실력도 없으면서 실력자처럼 군림하려 하는 사람들. 자신도 잘 모르면서 남을 지도해 보겠다고 하는 사람들. 잘 난 것이 없으면서 잘 난체 하는 사람들. 집 한 채 없으면서 비싼 외제차타고 다니는 사람들. 약자 앞에서는 큰소리치면서 강자 앞에선 찍소리도 못하는 사람들 등등. 이런 사람들에게 해 주어야 되는 말들이 바로 소크라테스가 한 말, “너 자신을 알라”이다.
자신의 본분에 맞게 살아가는 것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이라 할 때,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현재형이지 미래형은 아니다. 과거형은 거울로 삼아야 한다. 현재형은 현재의 본분을 따라 그에 맞게 처신을 하며 살아야 한다. 그렇다면 미래형은 무엇인가. 현재형에서 더 발전되고 나아진 미래를 그리며,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야만 된다. 현재 집이 없으면, 집 없는 사람처럼 검소하게 살아가면 된다. 그렇지만 미래에도 집 없이 살아가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열심히 노력하고 열심히 돈을 벌어 미래에는 집을 사서 그것에 걸맞게 살아가는 것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다. 돈 많은 워렌 버핏처럼 검소하게 살며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다면 더욱 더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이 될 것이다.
자신의 본분을 잘 아는 것은 나이와는 상관없다. 자신의 본분을 아는 것은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볼 수 있는 깊고, 높고, 넓은 안목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주위와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둘레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제대로 된 생각과 행동을 할 수 있다.
사람이라고 하여 다 같은 사람은 아니다. 모두가 다 틀리다. 외모도 틀리고, 속사람도 틀리고 다 다르다. 하지만, 그 다름 속에서도 사람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함께 살아간다. 더불어 살아간다. 그러니 세상은 세상대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 세상엔 사람이란 이름으로 살아가는 자들은 많다. 그러나 자신의 본분을 알고 사람답게 살아가는 자들은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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