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2009년 대침체 경제에서 회복 단계에 있는 미국 경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그 회복이 느리고, 일부에서는 더블딥이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터져 나와 요즈음 날씨만큼이나 경제회복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다.
미국 경제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은 크게 나누어 ‘경제의 불확실성’(Uncertainty)과 ‘경제의 고통’(Pain)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지난 주 연방준비은행의 벤 버냉키 위원장도 의회청문회에서 경제전망에 대하여 “보통이상의 불확실성(Unusual Uncertainty)이 있다"고 내다보았다.
경제의 불확실성이란 미래의 결과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부를 창출하는 경제행위를 추진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는 언제나 예측 불허이지만 그래도 50%의 가능성이 있을 때에 경제주체들은 경제 행위를 감행하여 국민경제의 활성화를 촉진할 수 있다.
국민경제 주체는 크게 나누어 소비자, 기업가, 국제금융관리자/해외교역자, 그리고 정부 등 4개 이다.
GDP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소비행위의 주체인 소비자들은 이번 대경제침체 이후 주머니를 닫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여 저축을 하거나 엄부채 갚기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년 초에 약간 상승의 기미를 보이던 소매판매가 지난 몇 달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 이를 증명한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주체인 기업가들도 대경제침체 이후 신용대출의 경색과 디플레이션의 우려 때문에 큰 투자를 주저하고 고용을 증대하지 않고 있다. 벤 버냉키 의장도 실업률이 적어도 2012년 말까지 7%이상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글로벌 경제시대에 국제금융 관리자들과 해외교역자들은 중요한 경제주체들이다. 작년 말부터 그리스 국가부도위기로 시작한 유럽연합의 국가부채 위기는 미국 재정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21세기에 들어와 세계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경제가 최근 약간의 저조 성향을 나타내는 것도 미국의 해외교역시장에 불확실성을 드러내고 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소비자, 기업가, 금융관리자/교역자등 3개 주체 이상으로 정부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정부의 경제정책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특히 경제위기를 경험할 때마다 클 수밖에 없다.
정부의 경제정책에는 재정정책과 화폐금융정책이 있다. 대경제침체 이후 특히 최근에 정부의 재정 및 화폐금융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워싱턴 정가에 맴돌고 있는 것이 미국경제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경제침체를 치유하기 위하여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제로금리와 거의 2조달러에 달하는 대출 등의 화폐금융정책은 앞으로 경제회복이 지연되게 되면 더 계속 추진할 것인지 하는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된다. 벤 버냉키 위원장은 상원청문회에서 “주요 정책대안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말할 시점이 아직 아니다”라며 화폐금융정책에 대하여 불확실성을 나타냈었다.
이렇게 소비자, 기업가, 금융관리자/교역자, 정부 등 경제 4개 주체들이 보여주는 경제의 불확실성 이상으로 최근 미국 경제를 괴롭히고 있는 것은 경제의 고통이다. 경제의 고통은 미국 가정들이 겪고 있는 경제의 불안정성(Insecurity)에서 온다.
예일대학 교수인 제이콥 헤커는 최근 ‘경제안정지수’(Economic Security Index)를 연구발표하였다. 경제안정지수는 일 년 내에 가정소득이 25%이상 감소하는 미국 가정의 비율을 측정하는 지수이다. 그 지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그 만큼 미국경제의 불안정성, 즉 고통이 심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실업률이 7.2%로 상승하였던 1985년 경제침체 때에는 12%였고, 실업률이 5.8%이었던 2002년 경제침체 때에는 17%였던 경제불안정지수가 최근 대경제침체를 겪은 2009년에는 20%이상을 상회하고 있다는 연구발표는 현재 미국이 얼마나 경제의 불안정성과 경제의 고통을 겪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경제의 불안정성과 고통은 국민경제의 성장을 갉아먹는 근본이다.
경제의 불확실성과 고통(불안정성)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에 대한 답이 바로 경제회복의 시기에 대한 답이다.
백 순 / 연방노동부 선임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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