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있거나 누워 있을 때 다리에 개미나 벌레가 기어 다니는 느낌, 따끔따끔 쑤시는 듯한 느낌, 경련이나 쥐가 나는 느낌, 당기거나 죄는 듯한 느낌이 나기도 하며, 근질근질하거나 찌릿찌릿하기도 하다. 또 타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하며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 RLS) 환자가 장딴지나 허벅지, 다리나 팔에 느끼는 증상은 이렇듯 모호하다. 환자가 증상을 제대로 설명하기 쉽지도 않다. 주로 낮보다는 밤에, 특히 대부분 잠들기 전에 다리에 불편한 감각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 수면장애를 일으킨다. 다리를 움직이지 않으면 증상은 심해지며 또 움직이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불안증후군은 고혈압, 뇌졸중, 발기부전, 신장질환, 파킨슨질환, 섬유근육통 등 발병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하지불안증후군에 대해 알아본다.
잠자리 들면 벌레가 기어다니는 느낌 ‘근질근질’ ‘찌릿찌릿’
적당한 운동·명상·요가·다리 마사지 통증 완화에 도움
#원인 모르는 하지불안증후군
미 국립보건원(NIH) 웹사이트에 따르면 미국 내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는 약 1,2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원인은 현재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불안증후군 진단을 위한 객관적인 테스트도 아직 없는 형편이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어느 나이에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며 나이가 들어가면 더욱 심해진다. 환자에 따라 6~7세부터 증상을 경험해 왔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는 더 많다. 많은 여성들이 임신 중에 경험하기도 한다. 수면을 방해하는 원인 중 대표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증상은 지속적으로 나타나기보다는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주로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때 특히 자동차나 비행기, 영화관, 콘서트장 등에서도 나타나기 쉽다. 증상이 나타나면 환자는 대개 일어서서 몸을 움직이게 된다. 스트레칭 하거나 걷거나 운동을 하면 증상은 사라진다.
또 잠들기 전에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데 누워 있다가도 다시 걸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나며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한동안 걸으면 또 증상이 나아진다.
이래서 하지불안증후군은 진단도 쉽지 않다. 의사는 스트레스, 불안증, 불면증, 근육통 등으로 잘못 진단하기도 한다.
#‘주기적 사지운동증’을 동반하기도
하지불안증후군환자는 수면장애의 일종인 ‘주기적 사지운동증’(Periodic limb movements of sleep, PLMS)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PLMS 환자는 하지불안증후군 없이 PLMS 증상만을 호소하기도 한다. 주기적 사지운동증은 밤에 잠을 잘 때 환자가 무의식적으로 주기적으로 다리나 팔을 구부리거나 경련을 일으키거나 차는 등 움직여 깊은 잠을 자지 못하는 증상.
다리반사운동(경련)이 매 20~30초 간격으로 나타난다. 주기적 사지운동증은 나이든 사람에게 나타나며, 항상 잠을 방해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하지불안증후군 환자 중 5명 중 4명꼴로 주기적 사지운동증을 경험한다.
영화관·비행기서 발병 쉬워
#근본 원인은
하지불안증후군의 근본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뇌에서 철분 레벨이 너무 낮으면 그 결과,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효용성이 떨어지는데, 이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거나 또 증상을 악화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거나 또 증상을 악화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도파민은 중뇌의 흑색질 부위에서 생성되는데, 신체 운동을 컨트롤하는 신경세포 간에 신호를 전달하는 화학물질로 도파민이 부족하면 파킨슨병을 유발할 수 있다.
도파민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는 도파민은 24시간의 생체시간을 따라 밤 시간에 레벨이 떨어지는데,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들은 대부분 증상이 밤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한 남성의 경우 심한 하지불안증후군을 앓고 있는 경우 발기부전 위험 역시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도파민은 발기부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전적으로도 영향이 높다. 하지불안증후군이 일찍 발병한 경우 환자의 절반가량이 가족력 경향을 보인다.
최근 신경학 기록(Archives of Neurology) 5월호에 따르면 하지불안증후군을 앓고 있는 환자의 형제나 자매도 발병할 확률이 3.6배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철분 보조제를 먹었던 경우는 경우에 따라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이 사라지기도 했다. 또 환자의 자녀 역시 같은 증상을 가질 위험이 약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몬트리올 대학 연구팀의 이전 연구에서도 하지불안증후군, 주기적 사지운동증 등이 혈압을 상승시키며, 혈압이 상승되는 것은 고혈압과 심혈관질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보고한 바 있다.
또 밤시간 동안 급격한 혈압 상승은 노인의 뇌졸중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 발표된 하버드대 의대 연구팀에 따르면, 하지불안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2.07배, 관상동맥질환 위험은 2.05배 높았다.
철분 결핍은 빈혈이 없이도 하지불안증후군을 일으키거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위장이나 장출혈을 경험했거나 심한 생리양 등은 철분 결핍을 알리는 신호가 될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하지불안증후군이 심각한 질환과 다 연계돼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말초신경병증, 섬유근육통도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신부전은 철분 결핍을 동반한다. 대부분 빈혈을 동반한 철분결핍을 동반하는데,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혈액 내 철분이 모자라게 되고 하지불안증후군을 유발하거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치료약물은
파킨슨병 환자들이 복용하는 도파민 효능 촉진제 미라펙스(Mirapex)와 리큅(Requip)이 하지불안증후군에도 처방되고 있다.
다른 증상 개선을 위한 약물이 하지불안증후군에도 쓰이기도 한다. 뉴로틴(Neurotin)은 통증 및 항 간질치료제로 하지불안증후군에도 처방된다.
또한 통증 완화제인 옥시코던(oxycodone), 코딘(codeine), 메타돈(methadone), 항 불안증 치료제 약물인 벤조디아제핀 등도 쓰인다. 또한 최근에는 하지불안증후군 패치, 새로운 약물 등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철분 결핍이라 해서 바로 철분제를 복용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한다. 너무 많이 철분제를 복용하면 변비를 일으킬 수 있으며 드물게는 철분과다질환에 걸릴 수도 있다.
히스타민 역시 신경전달물질로 뇌를 자극하는데, 베나드릴 같은 항 히스타민제는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항히스타민제 약물이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을 더 악화시킨다면 복용을 중단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증상 패턴
-다리에 불편한 느낌이 생겨 어쩔 수 없이 다리를 움직이려는 강한 충동이 생긴다.
-누워 있거나 앉아 있을 때, 움직이지 않고 있을 때 증상이 발생한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 걷거나 스트레칭을 하면 증상이 사라진다.
-저녁이나 밤 시간에 증상이 더욱 악화된다.
커피 등 카페인 피하고 술·담배 끊어야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환자의 생활법
-가벼운 증상이라면 애드빌, 모트린 등 이부프로펜계열 오버-더-카운터용 통증약을 증상이 시작될 때 먹어도 된다.
-따뜻한 욕조에서 목욕하면서 다리를 마사지 해주는 것도 근육 긴장을 풀어주며 증상 완화에 도움된다.
-스트레스 역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요가나 명상 같은 방법도 증상완화에 도움이 된다.
-잠자리는 청결하게 유지한다.
-적당하고 규칙적인 운동은 증상완화에 도움된다. 하지만 너무 지나친 운동, 너무 늦은 시간에 하는 운동은 좋지 않다.
-카페인은 되도록 피한다. 담배나 알코올도 되도록 끊는다.
<정이온 객원기자>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들은 수면장애를 겪기도 한다. 사진 오른쪽은 수면 다원 검사를 하는 모습.
하지불안증후군은 남성보다는 여성 환자가 더 많다. 어느 나이에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며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며 진단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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