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욱 객원논설위원
자기 자신의 의견은 주관이다. 남의 의견은 객관이다. 자신이 판단할 때 주관적이 되고 남이 판단할 때 객관적이 된다. 주관과 객관은 서로 상충될 수 있다.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보아도 다른 사람들이 생각할 때 옳지 않을 수 있기에 그렇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주관이 명확한 사람을 반기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도 있다.
주관이 명확한 사람은 자신의 의견을 객관적으로 증명하여 옳음을 설득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그 사람은 고집만 세다는 평을 들을 수 있다. 자신의 의견이 모두의 의견과 상치될 때,자신의 의견이 틀리지 않았나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것은 자신에 대한 우선 점검이다. 꼼꼼히 자신의 의견을 되새겨 보아 고칠 것은 고쳐야 한다. 주관이 강한 사람은 자기 자신에 집착할 수 있다. 이런 사람은 종교와 예술성이 높을 수 있다. 객관이 강한 사람은 사회성이 높을 수 있다. 주관적인 사람은 혼자 있기를 좋아할 수 있다. 객관적인 사람은 여러 사람이 있는 곳을 좋아할 수 있다. 주관적인 사람은 내성적일 수 있고 객
관적인 사람은 외향적일 수 있다.
민주주의 나라에서는 주관과 객관이 다 같이 중요시 된다. 한 사람, 한사람의 의견을 모은 모두의 의견으로 법이 제정되고 집행된다. 한 사람이라도 그 인격은 존중된다. 반면, 독재주의 나라에서는 객관, 즉 모두의 의견이란 있을 수 없다. 객관과 연결되는 보편성은 무시된다. 독재자인 통치자 한 사람의 주관적 의견만이 그대로 법이 되어 집행된다. 이런 경우, 한 사람의 주관적 의견만 맞고 모두의 객관적 의견은 틀리게 된다. 히틀러가 통치한 나치의 경우가 그 예다. 히틀러는 죄 없는 유대인 600여만 명을 아우슈비츠 등의 수용소에서
죽음으로 몰고 갔다. 그 당시 나치에 속한 모든 당원과 군인들은 히틀러의 주관적 의견에 동조했다. 이것은 잘못된 주관 하나가 모든 객관을 망친 경우가 된다.
역사는 객관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역사를 쓰는 사람의 주관이 개입된다. 역사를 쓰는 사람의 주관이 어떠냐에 따라 역사는 후대에 잘못 전해질 수도 있다. 일본에 합병된 조선과 조선 민족은 36년의 쓰라린 식민지와 식민의 시대를 보내야만 했다. 나라도 잃고 땅도 잃고 이름마저도 창씨개명이란 허울 좋은 명목으로 바꾸어야만 했다. 이런 경우 대한민국의 역사가들이 적어놓은 역사서와 일본의 역사가들이 적어 놓은 역사서는 판이하게 틀릴 수 있다. 일본 역사가들은 일본이 조선을 식민지하여 근대화 등을 이룩했다고 적는다. 적반하장이다. 이렇게 보는 역사관이야말로 일본인들이 그들만의 주관으로 보는 잘못된 역사관이라 할 수 있다.
주관이 객관화 되어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투표다. 선거제도다. 한 사람의 지도자를 뽑기 위해 선거를 하고 투표를 한다. 이것은 주관이 담긴 개개인의 결정이 모아져 객관, 즉 모두의 의견이 된다. 아주 민주적인 현상이다. 이런 현상에선 100% 찬성은 있을 수 없다. 70%가 한 사람을 지지해 지도자가 되었다면 나머지 30%는 그에 승복해야 한다. 반대의견이 나올 수 있는, 이것이 참 민주주의다. 그리고 일단 선거가 끝나면 그 반대의견도 수렴하여 정치를 해 나가는 것이 참 정치다. 민주주의 나라들이 잘 살아가는 것은 주관과 객관이
포용되어 함께 살아가는 정치를 하기 때문이다. 독재국가나 전제주의 국가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들에게는 100% 찬성, 100% 반대만이 있다.
과학은 객관적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그러기에 과학자들은 수없이 많은 실험을 거듭하여 객관성을 증명시키려 한다. 모두에게 입증할만한 객관성이 과학자들에겐 필요하다. 그러나 종교에는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현상들이 있다. 과학적으론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그것을 종교에서는 신앙이라 부른다. 성경이나 불경에 있는 기적들은 과학으론 증명할 길이 없다. 그러나 그것을 믿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속한 종교의, 종교적 주관인 신앙과 믿음으로 믿는다. 한국에서는 6.2 지방선거가 끝났다. 주관적 개개인의 표가 객관이 되어 모아져 지도자들을 뽑았다. 이제 남은 것은 나라의 부흥과 발전을 위한 화합과 상생뿐이다. 화합과 상생 안엔 주관도 객관도 하나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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