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욱 객원논설위원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많은 답이 나올 수 있다. 여기서 ‘가장’이라고 하는 단어에 강조점을 둔 것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그런 것이 아니다. 있어야 할 것, 즉 필요한 중에도 최고의 가치를 갖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과연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
어떤 친구는 말한다. 돈. 돈이라고. 그는 말한다. 돈은 생명과 같다. 돈이 없으면 사람 취급을 못 받는다. 병이 나도 돈이 있어야 병을 고칠 수 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다. 즉, 돈이 있으면 죄도 무죄가 될 수 있고 돈이 없으면 무죄도 죄가 될 수 있다. 아무리 학식이 없어도 돈만 많으면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다.
그의 말은 계속된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다 돈을 벌기위해 일한다. 돈 떨어지면 끝장이다. 돈이 많을 때는 친구도 많다. 그러나 돈이 떨어지면 친구도 떨어진다. 인심은 곳간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듯이 돈이 많아야 여유로운 사람이 된다. 범죄의 대부분이 돈이 원인이 되어서 일어난다. 개인의 생활도 돈으로 인해 좌지우지 된다.또 그는 말한다. 자살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돈 때문에 한다. 빚이 많아 독촉을 받는다거나 돈이 떨어졌거나, 혹은 사업이 안 풀릴 때 자살을 시도한다. 그들 대부분은 자존심이 강하다. 누구에게 돈을 빌리지 못한다. 결국 그들이 택하는 것은 생을 마감하는 쪽이다. 돈만 있으면 풀릴 개
인이나 가정의 문제가 돈이 없어서 풀리지 않는다.
계속해서 그는 말한다. 돈은 개인에게만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니다. 세상의 모든 분야가 다 돈을 가장 필요로 한다. 그래야 유지된다. 교회도 돈이 있어야 선교를 한다. 단체도 돈이 있어야 활동을 한다. 자선사업도 돈이 있어야 한다. 회사도 돈이 있어야 투자를 하고 사업을 확장시킨다. 회사뿐만이 아니다. 나라도 마찬가지다. 그는 말을 이어간다. 돈이 없는 나라는 망한다. 국가의 경쟁력도 돈으로 결정된다. 돈 없는 나라는 그리스처럼 망할 위기에 빠진다. 나라도 돈을 벌기위해 수출을 하고 돈을 벌어들인다. 나라가 돈이 많아야 국민에게 복지혜택을 준다. 국가가 돈이 없어 남의 나라에 돈을 빌려 쓰고 갚지 못하게 되면 그 나라는 돈 많은 나라의 속국이 된다.
그렇다면, 이 친구의 말처럼 과연 돈이 세상에서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것일까. 경제학적인 가치 기준으로 볼 때는 그렇다 할 수 있겠다. 돈이 만들어지기 전 물물교환으로 살아가던 그 시대엔 사람들은 생필품만이 모든 경제의 가치 기준이었다. 그러나 돈이 만들어져 경제가치의 기준이 되고 난 후엔 돈은 모든 가치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그것이 문제다. 돈이 다른 가치기준을 뛰어 넘어 모든 가치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 문제다. 윤리니, 도덕이니, 법이니, 종교니, 철학이니, 사상이니, 예술이니, 문화니, 전통이니, 등등의 모든
분야의 가치가 이 돈의 가치에 속해 버린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하물며 돈은 우주와 사람을 만들었다고 하는 신도 죽이거나 살리거나 하니 그렇다.
문제는 또 있다. 모든 가치의 기준이 되게 된 돈이 문제가 아니다. 그 돈을 만들고 관리하며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문제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사는 이 세상이 문제다. 친구의 말처럼 최고의 가치기준을 돈에 둔 사람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의 가치기준이 돈이 세상만사라고 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
산을 오를 때마다 훠이~훠이~나르는 매들을 본다. 산에서 보는 세상은 너무나도 좋다. 조용하고 아름답다. 여기서 말하는 세상이란 산천, 즉 산과 강을 말한다. 산엔 숲이 있다. 그 숲 속엔 온갖 동물들이 살아간다. 그들의 세계에서는 돈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도 사랑하며 잘들 살아가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한반도엔 긴장이 서리고 있다. 5천년 유구한 전통의 단일민족이라고 말하는 한반도는 강대국들이 둘로 갈라놓은 분단국. 세종대왕이 만들어 놓은 한글만을 유일하게 쓰는 나라의 민족. 서로 적이 되어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하루 앞을 못 본다. 전쟁이 일어나면 가장 좋아할 나라는 일본. 사람들이 세상 가치기준의 최고로 만들어 놓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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