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 사이에서 당뇨병은 매우 흔한 질병이다. 당뇨병이 무서운 것은 바로 합병증 때문. 혈당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당뇨 환자로서 지켜야 할 것을 지키지 못하면 눈, 심장, 신장, 발까지 합병증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당뇨병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고혈당에 의해 혈관장애나 대사장애로 인해 각종 합병증이 생긴다. 물론 당뇨병 환자라고 해서 무조건 합병증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혈당 조절을 철저히 잘 하면 할수록 합병증 위험도는 낮아진다. 당뇨병의 대표적인 합병증인 당뇨병성 망막증,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 당뇨병성 신장질환, 심근경색 등 당뇨 합병증에 관해 알아보았다.
혈당·혈압 조절 안되면 혈관-대사 장애 유발
눈-망막 신경 손상돼 시력 감소… 실명 올수도
발-감각 마비·궤양 증상 악화되면 절단해야
#눈… 당뇨병성 망막증
LA에 거주하는 75세의 정모씨는 6개월에 한 번씩 당뇨병 때문에 안과 검진을 받고 있다.
안과 검진 후 “눈에 별 이상이 없으세요, 눈 건강 상태가 아주 괜찮습니다”란 진단을 받으면 한결 마음이 놓인다고 한다. 당뇨병성 망막증은 당뇨병 때문에 망막의 작은 혈관이 손상돼 발생하는 가장 흔한 당뇨병 합병증이다. 망막은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되는 부위다.
고혈당에 의해 망막의 모세혈관이 손상돼 시력이 감소하며, 시야가 뿌옇게 되거나 사물이 이중, 삼중으로 보인다. 당뇨 합병증 때문에 생기는 실명은 바로 이 당뇨병성 망막증 때문이다.
전문의들은 당뇨병을 앓은 지 15~20년이 지나면 대부분 당뇨병성 망막증이 생긴다고 지적한다. 특히 망막 혈관은 한번 손상되면 재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예방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처음에는 증상이 전혀 없거나, 있어도 시력이 약간 떨어지는 정도로 자각증상이 거의 없어 지나치기 쉽고,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병이 꽤 진행된 경우가 많다.
증상은 시력이 서서히 저하되는데, 시야에 검은 점 같은 것이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거나 뿌옇게 보이거나, 밤눈이 어두워지는 등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망막사진을 찍어보면 시력에 이상이 없더라도 혈관에 꽈리 같은 미세동맥류가 있으며, 출혈이 나타나거나 혈관에서 새어 나온 체액 및 찌꺼기가 망막에 흩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방치하면 혈관이 터져 혈액이 유리체(수정체와 망막 사이의 투명한 젤리 같은 액체)에 스며들면서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당뇨병성 망막증을 예방하려면 평소 혈당 관리를 철저히 하고, 혈압 및 콜레스테롤도 관리에 충실해야 한다. 금연은 필수다. 또한 의사의 지시에 따라 안과 검진을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
일단 당뇨병성 망막증이 발병한 후에는 진행을 막기가 어렵다. 다만 철저한 혈당관리를 한다면 병 진행을 어느 정도 늦출 수는 있다.
치료법으로는 레이저 응고 치료법, 유리체 절제술 등이 있다.
레이저 응고 치료법은 증상에 따라 광응고술(focal laser treatment)과 범안저 광응고술(panretinal photocoa gulation 또는 scatter laser treatment)로 나뉜다.
광응고술은 혈액이 새는 것을 막거나 새는 것을 늦추는 치료법이며 범안저 광응고술은 새 혈관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망막 조직을 레이저로 응고하는 치료법이다.
레이저치료법이 충분하지 않으면 유리체 절제술이나 망막을 잡아당기는 막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유리체절제술은 유리체에 출혈이 있거나 망막이 떨어져 나갔을 때 적용하는 수술법으로 실명 위험이 높을 때 사용한다.
하지만 환자에 따라 병증이 상당히 진행되면 이 같은 치료법들이 다 소용없이 시력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당뇨병성 망막증은 무엇보다 예방이 첫째이며, 조기 발견을 위해 정기 검진을 빼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 망막병증을 예방하려면
첫째, 혈당관리가 최우선이다.
둘째, 혈압을 관리한다.
셋째, 금연한다.
넷째, 적어도 1년에 한번은 안과 검진을 받는다.
다섯째, 시야가 부옇게 되거나, 책을 읽기 힘들거나 이중으로 물체가 보이거나, 눈을 다쳤을 때, 눈이 충혈이 됐거나, 시야에 검은 점이 둥둥 떠 보이거나 할 때는 즉시 안과 전문의를 찾는다.
#당뇨 합병증을 예방하려면
-혈당 관리를 철저히 한다.
-주치의를 정기적으로 만나고, 안과 검진, 발 검진 역시 정기적으로
한다.
-발에 이상은 없는지 늘 살핀다.
-혈압, 콜레스테롤 관리도 철저히 한다.
-금연한다. 술도 가급적 자제한다.
-스트레스를 관리한다.
신부전·뇌졸중 발병 위험도
#발…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
당뇨병 합병증 중 가장 먼저 발생할 수 있으며 흔하게 나타나는 합병증이다. 당뇨병성 말초 신경병증은 손발 저림, 감각마비, 이상감각, 다리 괴저, 발뒤꿈치 궤양 등이 생기며, 다리 절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당뇨환자의 50% 이상은 고혈당으로 인해 대사장애와 모세혈관이 막히는 증상으로 인해 자율신경계 장애와 말초신경계 장애가 합병증으로 생길 수 있다.
당뇨병을 오래 앓고 있어도 혈당과 혈압조절을 잘하고 있다면 말초신경병증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당뇨병 진단을 받자마자 말초신경병증이 바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는 환자가 당뇨병인줄 모르고 있다가 뒤늦은 당뇨병 진단과 함께 말초신경병증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말초신경, 즉 신체 말단인 발가락 끝에서부터 신경 손상이 오는 것으로 신경이 느끼는 것을 뇌로 잘 전달하지 못해 생기는 신경장애다. 손에도 말초신경병증이 나타날 수 있지만 발은 심장과 거리가 멀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신경병증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 발에 나타날 때는 양쪽 발에 증상이 다 나타난다.
또 굳은살, 무좀, 습진, 발톱이 파고들어 생긴 상처 등은 궤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증상은 환자마다 다르다. 발 감각이 무뎌진다. 발과 발가락의 신경이 손상되는 과정에서 무감각, 마비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따끔거리거나 화끈거리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전기 충격처럼 찌릿찌릿하게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밤에 심해지기도 한다. 증상이나 징후를 깨닫기 쉽지 않아 항시 발에 상처는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상처나 염증을 바로 치료하지 않으면 2차 감염 혹은 궤양으로 발전해 증상이 악화돼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신경, 말초감각신경, 자율신경까지 손상될 수 있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혈당 관리에 자신 있는 사람이나 다른 합병증이 없는 사람에게도 빈번히 생기는 합병증인 만큼 주의해야 한다.
예방은 역시 혈당조절이 가장 중요하다. 혈당조절로도 안 되는 중증일 때는 증상을 줄여주는 통증 완화 약물치료를 하게 된다. 리리카, 뉴론틴, 토파맥스, 심벌타 등 약물치료제가 있다.
#신장… 당뇨성 신장병
전문의들은 당뇨병을 10~15년 정도 앓게 되면 거의 대부분 만성 당뇨성 신장병이 생기기 쉽다고 지적한다. 당뇨로 인한 신장병을 초기에 치료받지 않게 되면 말기 신장부전으로 진행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당뇨병이 오래 되면 인체 작은 미세 혈관들이 손상된다. 신장 혈관이 손상되면 혈액을 거르는 기능을 하는 사구체의 모세혈관이 막히며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손상되면서 단백뇨가 나오며, 노폐물 여과 기능은 떨어지며 이 때문에 신장 기능이 저하되고 만다.
신장기능이 완전히 망가질 때까지도 별 증상이 없어서 신장병이 오래되도록 환자가 자각하지 못한다. 빈뇨, 불면증, 식욕감퇴, 위장장애, 집중력 저하 등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역시 초기에 혈당과 혈압을 잘 조절하면 당뇨성 신장병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신장이 망가지면 요독증으로 발전해 혈액투석이나 신장이식 치료를 해야 한다.
#심장… 심근경색, 뇌졸중
당뇨병 환자는 심근경색, 뇌졸중 발병 위험이 건강한 사람보다 매우 높다. 당뇨병 환자 3명 중 2명은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으로 인해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동맥경화는 혈관에 변성된 콜레스테롤 등 지방이 쌓여 혈액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거나 심장으로 가는 혈액 흐름이 막히는 것을 말한다. 동맥경화로 인해 뇌졸중, 심근경색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당뇨병 환자로 심근경색과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혈압은 낮추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정상으로 유지하며, 금연하고, 운동하며, 처방약은 꼭 의사의 지시대로 복용해야 한다.
갑작스럽게 몸 한쪽이 감각이 둔해지거나 마비가 발생하거나, 안면마비, 어지럼증, 균형감각 이상, 팔 다리 근력 저하, 발음 장애 등 뇌졸중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굶지 말고 규칙적 식사하면 예방
#당뇨병의 급성 합병증
혈당이 갑자기 올라가면 생기는데, 혈당이 낮아져도 생기기도 한다. 대표적으로는 저혈당을 들 수 있는데, 인슐린이나 혈당 강하제를 너무 많이 투여했거나 운동을 많이 한 경우, 식사량이 갑자기 줄어든 경우, 과음하거나 공복에 음주를 한 경우, 설사나 구토가 심한 경우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다. 증상으로는 배가 고프고, 현기증, 식은땀, 가슴 두근거림, 심장이 뛰며 불안하거나 입술 주위 및 손끝이 저리기도 한다.
굶지 말고 세 끼의 식사시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며, 평소보다 운동량이 많은 경우는 적절하게 식사량을 늘려 조절한다. 저혈당 증상이 나타날 때는 우유, 오렌지주스 등을 한 두 컵 마시거나 사탕을 먹어 혈당을 높이도록 한다.
또 당뇨병 환자는 감염이나 심한 스트레스, 인슐린이나 혈당 강하제 중단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심한 고혈당이 될 수 있다. 혈당이 갑자기 올라가면 물을 많이 마시고, 빈뇨 및 다뇨에 몸무게가 줄고, 탈수 증세와 극심한 피로가 생긴다. 신속히 대처하지 않으면 의식을 잃거나 사망할 수 있다.
<정이온 객원기자>
당뇨 합병증을 예방하려면 혈당 관리가 중요하다. 평소 혈당을 철저하게 관리하면 합병증에 걸리지 않거나 합병증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당뇨병으로 신장이 망가지면 혈액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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