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식당 국빈반점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중국식당이 있다. 한인타운에만 해도 화려한 내부 장식으로 치장한 고급 중국 식당부터 시작해서 내로라하는 크고 작은 중국식당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더욱이 요즘에는 대부분의 식당들이 대형화 되는 추세인지라, 한때 소규모의 식당들도 어느 정도 기반이 닦이면 장소를 옮겨 크게 확장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상황에서 45년 동안 한 장소에서 처음 오픈할 당시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식당이 있다. 바로 국빈반점. 윌셔와 7가에 위치한 국빈반점(대표 동가경)은 수타국수와 만두를 전문으로 하는 전형적인 중국식당으로,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한인타운의 발전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 한 인상을 준다. 최근 한인들 사이에서는 이곳의 음식이 값싸고 맛있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너도나도 즐겨 찾는 바람에, 국빈반점을 운영하면서 음식을 직접 만드는 동가경 대표도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45년간 한인 입맛 사로잡은 ‘터줏대감’
푸짐한 정통 중국요리 6~9달러 ‘저렴’
배고플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 뭘까? 아마도 십중팔구는 자장면이나 짬뽕과 함께 탕수육을 선택할 것이다. 식당이 아무리 화려하고 거창해도 자장면과 짬뽕, 탕수육 맛이 별로라면 그 식당은 파리를 날리는 반면, 아무리 허름한 식당이라 할지라도 자장면과 짬뽕, 탕수육이 맛있다는 소문이 돌면 그 식당은 대박이 터진다. 그만큼 자장면과 짬뽕은 대중적인 음식이면서도 동시에 ‘맛있다’는 인정을 받기가 쉽지 않은 음식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대체적으로 맛있다고 소문난 중국식당은 초대형 고급식당이 아니라 도리어 허름하고 오래된 듯 한 식당들이다. 국빈반점이 바로 그 좋은 예라 하겠다.
배가 고파 중국식당을 찾았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또 다른 갈등을 겪어야 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자장면을 시킬 것인가’ 아니면 ‘짬뽕을 시킬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다. 이런 갈등은 배가 고플수록 더한 법. 손님들의 이런 고민을 알아 챈 국빈반점은 발 빠르게 ‘짬짜면’이라는 새로운 메뉴를 등장시키기도 했다. 또한 한인들이 가장 즐겨 찾는 국민음식, 즉 자장면과 짬뽕, 탕수육 등을 하루 종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까닭에, 국빈반점은 불경기를 모르는 대표적인 중국식당이 되었다. 가장 대표적인 음식인 자장면은 4.50달러, 짬뽕은 4.99달러, 그리고 짬뽕과 자장면을 동시에 먹을 수 있는 짬짜면은 6.99달러,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탕수육은 8.99달러. 이렇듯 대부분의 정통 중국요리를 6~9달러 사이에 제공하는데, 이 가격은 점심이나 저녁 모두 동일하며, 딜리버리나 투고 시에도 박스 가격 50센트 추가하는 것 말고는 같은 가격으로 받고 있다.
45년 동안 한 자리에서 한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중국식당은 아마도 국빈반점이 유일할 것이다. 그 비결은 뭐니 뭐니 해도 한 주인이 직접 요리를 만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처음 주인도 그랬고 13년 전 이 식당을 인수한 동가경 대표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주인의 손끝에서 나오는 것으로, 그 맛이 한결같이 변함이 없다는 것이 국빈반점의 큰 장점이다. 최근에는 월요일에서 금요일, 오전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런치스페셜 시간을 따로 마련하고 대부분의 중국정통요리를5.50~6.50달러 선에서 서브한다. 10달러 이상 주문 시에는 타운 내 어디든 배달도 가능하다는 국빈반점은 평소 대형 중국식당에서 가격이 너무 비쌀까봐 주눅이 들어 감히 시킬 수 없었던 정통 중국요리를 저렴한 가격에 맘껏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오랜 불경기의 여파로 너나 할 것 없이 주머니 사정이 얄팍해진 요즘, 그러나 국빈반점에 가면 적은 돈으로도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는 소문이 자자한 탓에 가까이 있는 한인들뿐만 아니라 멀리 외곽지역에서 찾아온 손님들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며, 동가경 대표는 늦은 점심을 후다닥 마치고 서둘러 주방으로 향한다.
▲주소: 705 1/2 S. Western Ave
▲전화: (213)389-8532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인기 요리들.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런치스페셜 타임에는 중국 정통요리들을 5달러50센트~6달러50센트에 판매한다.
짬뽕과 자장면을 동시에 먹을 수 있는 짬짜면
11세때부터 요리 시작한 수타면 고수
동가경 대표 ‘손맛’ 명성
동가경 대표(사진)는 부모가 식당을 한 덕분에 11세 때부터 요리에 입문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부터 식당을 경영한 경험이 있는 동가경 대표가 45년 된 국빈반점을 인수한 것은 13년 전. 수타국수의 쫄깃한 맛을 그대로 살린 노련한 음식솜씨는 그가 식당을 인수하자마자 빠르게 입소문이 번지기 시작했다. 테이블이라고 해봤자 고작 10개 정도 놓인 조그마한 식당이지만 동가경 대표는 하루 종일 앉아서 쉴 틈도 없이 하루 종일 음식을 만들어야 할 만큼 주문은 밀린다. 불경기가 닥치면서 국빈반점도 타격을 입는 듯 했지만, 워낙 오래된 단골 고객들이 많은데다가 타운 내 어디든지 신속한 배달로 유명해져서 예나 지금이나 거의 변함없는 매상을 올리고 있다.
<글·사진 안진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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