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욱 객원논설위원
내일은 어머니날이다. 미국에서 매년 어머니를 기리라고 만들어진 5월 둘째 일요일이다. 어머니날 하면 떠오르는 것은 효도다. 우리는 얼마나 어머니에게 효도하고 있는가. 효도는 마다하고 어머니를 괴롭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신들을 곰곰이 반성해야 할 날도 어머니날에 자식들이 해야 할 일 중의 하나다.
세상 천지에 어머니 없이 태어나는 자식들은 없다. 사생아로 태어나 아버지는 누군인지 몰라도 어머니는 안다. 왜냐하면 어머니는 자신을 태어나게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어머니와 자식 간의 사이는 아버지와 자식 간의 사이 보다 더 질긴 인연으로 묶여 있다. 그것은 아버지가 느끼고 경험하지 못한 임신과 해산의 고통을 어머니는 알고 있기에 그렇다.
그래서 아버지들이 자식 사랑하는 것 보다는 어머니들이 자식 사랑하는 것이 더 크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도 아버지들의 자식 사랑을 과소평가하자는 것은 아닐 것이다. 겉으로 나타나지는 않아도 아버지들의 자식 사랑도 어머니들의 자식 사랑 못지않을 수 있다. 표현은 다르겠지만 자식 사랑은 부모 모두가 동일하다도 볼 수 있겠다. 어머니날 하면 또 생각나는 것은 어머니들의 교육열이다. 동서고금을 통한 어머니들의 자식 교육열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자식이 잘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려하는 어머니들의 마음을 그 누구도 탓할 수는 없다. 치맛바람이라도 그렇다. 그러나 내 자식을 잘 되게 하기 위해 남의 자식을 잘못되게 하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어머니의 교육열 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은 ‘맹모삼천지교’가 있다. 초등학생들도 다 아는 이야기지만 다시 한 번 되새겨 본다. 맹자는 어머니와 함께 공동묘지 근처에서 살았다. 따로 놀만한 친구들이 없자 맹자는 장사지내는 것을 보며 늘 장례 치루는 곡(노래)을 하며 논다. 어머니는 바로 이사를 한다. 이번엔 시장이다. 시장에서 맹자가 보는 것은 장사하는 사람들의 물건 팔고 사는 광경이다. 그러니 맹자는 장사하는 사람들의 흉내를 내면서 논다. 맹자의 어머니는 다시 이사를 한다. 이번에는 글방 근처이다. 맹자는 이곳에서 자라며 중국 유학자 중의 대가가 되어 후세에 그 이름을 남기고 있다. 맹자가 이렇게 된 것은 맹자 어머니의 삼천지교 덕분이다.
한국의 어머니 중에는 한석봉의 어머니가 있다. 한석봉(1543-1605)은 조선시대 명필로 국가가 명나라에 보내는 외교 문서를 도맡아 쓴 사람이다. 그가 명필이 되게 된 것도 어머니의 가르침 때문이었다. 공부하도록 절에 보내진 한석봉은 3년이 지난 후 공부를 다 했다고 집으로 돌아온다. 불을 끄고 어머니는 떡을 썰고 석봉은 글을 썼다. 석봉의 글은 이리 저리 갈지자로 써 있다. 어머니가 썰어 놓은 떡은 크기가 똑 같았다. 이에 어머니는 석봉에게 “나는 네가 잘 살기를 원하지는 않는다. 그 보다는 네가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며 다시 돌아가 더 공부하기를 권한다. 이에 석봉은 다시 공부를 하여 후에 조선시대 천재로 불리는 명필이 되었다.
인도의 성자로 알려진 썬다 씽(1889-1929). 그가 성자라는 이름을 받게 된 배경에는 그의 어머니가 있다. 어머니는 썬다에게 풍요로운 종교적 영성을 갖게 인도했다. 그가 어릴 때부터 많은 경전을 늘 읽게 했으며 명상과 기도하는 삶을 살게 했다. 그리고 모든 종교를 편견 없이 받아들이게 하여 후에 기독교 대 전도자가 되게 한다. 기독교에서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의 어머니 가운데는 성 프란체스코의 어머니가 있다. 탕자였던 프란체스코가 성자가 된 것도 어머니의 기도 때문이었다. 성 프란체스코가 남긴 ‘평화의 기도’는 오늘 날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분쟁이 있는 곳
에 화해를, 절망이 있는 곳에 소망을, 위로 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사랑받기 보다는 사랑하고...”.
자식들에게 있어서의 어머니날은 5월 둘째 일요일 하루이지만 어머니에게 있어서의 자식들 날은 365일이다. 그만큼 어머니는 자식들을 잘 키우고 잘 되게 하려고 일 년 아니라 그녀의 평생을 자식들을 위해 헌신한다. 90된 어머니가 70된 자식에게 하는 말. “차 조심해라!” 이것이 어머니의 마음이자 부모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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