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를 찾는 1.5세, 2세 성인 한인 청년들 중에서는 가끔 동부의 사립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동부 명문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 의하면 이런 학교생활에서 이들을 가장 어렵게 만든 것은 인간관계, 정서기능, 그리고 문제해결 기능을 발휘해야만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서 “죽고 싶을 정도로 힘이 들었던” 때라고 말한다.
부모가 설마 자녀를 이런 곤경에 몰아넣기 위해 이런 학교로 보내겠는가? 자녀를 아끼고 사랑하는 부모가 자녀의 미래를 위해서 보내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내 아이가 이런 환경에서,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든 일”이 찾아왔을 때 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어주는 부모기술이 필요하다.
1월 말 어바인에서 열린 부모기술 세미나에 참석한 부모님들과 여러 가지 부모기술을 함께 공부하였는데 그 날 공부한 것 중에서 미완성 문장 마무리 연습이 있었다. 이 연습을 독자들과 함께 해 보도록 하겠다. 아래 미완성의 문장들을 읽고 나머지 부분을 보충하여서 문장을 완성해 보도록 하자.
(1) 8학년 찰스는 이번 학기 수학선생님이 싫었다. 조금만 한 눈을 팔아도 선생님의 날카로운 질책이 날아오고, “너희들 그러다가는 평생 햄버거나 뒤집어먹고 산다”는 선생님들이 늘 하는 판에 박힌 잔소리가 정말 듣기 싫었다. 어느 날 옆에 앉은 아이들이 킥킥거리면서 웃고 있어서 찰스가 무슨 일인가 해서 고개를 돌려서 쳐다보는데 수학선생님이 찰스를 향해서 “CHARLES, BE QUIET AND PAY ATTENTION!” 큰소리로 고함을 쳤다. 교실 전체가 찰스를 바라보면서 마치 찰스가 무슨 큰 죄를 저지르기라도 한 것처럼 딱한 시선을 보내는데 이때 찰스는…
(2) 12학년 제이슨은 대학 입학서류를 준비하면서 선생님 세 분에게 추천서를 써 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해서 선생님들을 만나러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제이슨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지난 11학년, 그리고 12학년 들어와서 특별히 수업 중에 적극적으로 참여를 한 기억이 나지를 않았다. 그래서 선생님들이 자기를 잘 알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3) 미셸은 대학교 1학년이다.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의대에 진학을 하여서 신경과 전문의가 되겠다고 마음을 정했다. 그래서 의대진학을 위한 정보를 찾다가 보니까 신경생물학 분야의 연구경험, 이 분야의 저명 학술지에 연구논문을 발표하는 일, 병원이나 정신건강센터에서의 자원봉사 경험, 전공분야의 교수 추천, 3.5 이상의 GPA 유지, 그리고 MCAT 시험 준비와 같은 해결이 불가능해 보이는 산더미 같은 준비물들이 기다린다는 사실을 알고는 미셸은…
지금 이 내용들은 우리 자녀들이 교육과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현실 이야기들이다. 중학생을 둔 부모라면 찰스가 이 상황을 어떻게 마무리 하리라고 생각하는가? 이런 일을 당하면 억울하고 화도 나는데 이 일을 내 아이는 어떻게 처리를 할까? 내 아이는 어떻게 이 문제를 처리할지 신중하게 생각해 보고 자녀에게도 물어보기 바란다.
두 번째, 제이슨은 어떻게 했을까? 내 아이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을 할까? 이런 제이슨에게 가령 부모가 “너는 왜 선생님께 추천서 써달라고 말할 용기도 없어?” 이렇게 말하면 제이슨은 갑자기 용기가 생겨서 선생님을 찾아갈까? 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미셸이 이런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 것으로 문장을 마무리 지었는가?
지금 이 문제들은 부모님의 지식을 테스트하는 것이 아니다. 미셸이 신경생물학 연구를 하고 연구논문을 학술지에 발표하는 방법을 몰라서 부모가 배워서 가르쳐 주자는 것이 아니다. 물론 부모가 이런 것을 알면 좋을 것이다.
찰스는 부당한 일을 당하고도 그냥 넘어가서도 안 되겠지만 교실에서 선생님에게 정면으로 항의하는 것도 지혜로운 방법은 아닐 것이다. 그 날 오신 부모님 한 분이 찰스가 수업이 끝난 다음에 선생님을 따로 찾아가서 수업 중에 벌어진 일에 대해 의논을 하고 선생님이 야단을 친 것과 자신의 상한 마음을 전달하여서 이 일을 마무리 짓는 것으로 문장을 완성하였다.
미셸은 산더미 같은 이 문제들을 한 번에 하나씩 차근차근 해결해 나갔다고 문장을 마무리 지은 부모님이 계셨다.
자, 지금 이런 여러 가지 상황이 실제로 내 아이에게 벌어지고 있다면 내 아이는 어떤 행동을 할 것 같은가? 부모가 이 문장을 완성시킨 바로 그 내용대로 자녀들은 행동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부모가 만약 아무 것도 완성하지 못했다면 내 자녀들도 바로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이 일을 처리해야 좋을지 모르는 그런 불확실한 행동태도를 보이게 된다. 왜 그런가? 이와 비슷한 상황에서 부모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보고 배운 행동, 즉 부모가 일상생활에서 보여주고 가르쳐 준 것을 자녀는 그대로 행동하게 된다. 일상생활에서 이런 까다롭고 도전적인 문제가 앞을 가로막고 나섰을 때 이것을 어떤 방법으로 처리하는지 집에서 부부 사이에서, 그리고 밖에서 다른 사람과의 대인관계에서 부모가 보여준 행동을 말한다.
부모님께서 이런 상황에서 자녀의 행동에 뚜렷한 확신이 서 있지 않으면 부모님은 자녀 교육의 기술이 필요하다. 이런 인간관계의 상황이 닥쳤을 때 내 아이가 확신을 가지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 방법은 부모가, 부부가 가정의 조그마한 문제들을 생산적으로 해결하는 기술을 자녀 앞에서 시범보이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여야 한다.
리처드 손 <임상심리학박사·PsychSpecialists> (213)234-8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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