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욱 객원논설위원
어려울 때를 잘 넘어야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다. 어려움은 더 좋은 내일을 맞이하기 위해 오는 자신에 대한 시험이기도 하다. 인생에 닥치는 어려움은 다른 말로 역경이라고 부를 수 있다. 역경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돈이 많은 사람, 돈이 없는 사람, 공부를 많이 한 사람, 공부를 적게 한 사람 등등 모두가 역경을 맞는다. 역경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을 가려 역경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어느 한 사람도 찾아오는 역경을 피할 수는 없다. 역경을 잘 이겨나가면 반드시 더 좋은 날이 온다. 이것은 땅이 비 온 뒤에 더 단단해지는 것과 비교될 수 있다. 비가 올 때의 땅은 질척이지만 비가 걷히면 태양이 솟고 땅은 더 굳어진다.
문제는 역경이 닥쳤을 때 어떻게 이겨 나가냐 하는 것이 문제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문제를 잘 알아야 한다. 문제의 핵심도 모르고 문제를 풀려면 점점 더 어려워진다. 겉돌게 된다. 문제의 뜻과 문제에 담긴 내용과 문제가 요구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면 쉽게 문제를 해결할 방도가 마련될 수 있다. 즉, 답이 나온다. 답을 알게 되면 문제는 쉽게 풀 수 있다. 역경도 마찬가지다. 고민하고 상심하여 술만 마신다고 역경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왜, 이런 역경이 나에게 혹은 우리 가정에 닥쳐왔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그것도 아주 상세하게 치밀한 판단 하에 이성적으로 냉철하
게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 감정이 들어가면 안 된다.
역경의 범위는 넓다. 역경이 닥치는 한계와 범위는 자신과 가정, 가족, 그리고 직장과 단체, 혹은 사회 더 나아가 국가와 인류에까지 확대 해석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려는 역경은 자신과 공동체의 가장 작은 단위인 가정에 닥치는 역경으로 국한해 본다. 최소한 자신과 자신의 가정에 닥치는 역경만큼은 자신과 가족들이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 자신의 약점과 장점을 알아야 한다. 약점으로 인해 닥치는 역경은 그 원인을 자신에게 돌려야 한다. 자신뿐만 아니라 가정의 구성원들인 가족들도
서로 잘 알아야 한다. 부부의 성격 습관과 장점과 약점, 자식들이 갖고 있는 좋은 점과 그렇지 못한 점을 서로 알아 상부상조하여 역경을 이겨나가야 한다.
자신을 알아야 한다고 하는 것은 철학적인 명제로 알기보다는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자신을 알아야 한다. 철학적으로 묻는 “나는 누구인가?”란 질문은 자신을 알려고 하는 것 보다는 ‘사람을 알려고’ 하는 형이상학적인 질문에 속한다. 이런 질문 말고 현재의 나의 습관, 나의 취미, 나의 모습을 정확히 알아 역경의 원인을 분석하고 대처해 나가야 한다.상담하는 사람들의 말을 빌리면, 역경을 맞았을 때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보다는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더 역경을 잘 헤쳐 나간다고 한다. 이 말의 뜻을 살펴보면 인간은 약하다는 것
이다. 그 약함은 인간의 한계에 있다. 종교에 의지한다는 것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또 다른 큰 힘을 빌려 역경 해결에 도움을 받는다는 뜻도 들어 있다. 역경이 오는 경로와 때는 다양하다. 질병으로 인한 건강악화로 올수 있다. 사업의 실패로, 부부갈등으로, 자녀의 진학좌절과 나쁜 친구들과의 사귐으로, 대인관계의 부실로, 실연으로, 이혼으로, 가까운 사람의 죽음 등등 수많은 경로를 통해 올수 있다. 그리고 어떤 역경은 언제 어느 때 올는지 예고하지 않고 온다.
사람이 미리 막을 수 있는 역경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 미리 막을 수 있는 역경은 미리 막는 것이 좋다. 그 중에 하나는 건강악화다. 술과 담배가 원인이 되어 오는 건강악화는 담배를 끊고 술을 마시지 않으면 미리 막을 수 있다. 이혼도, 서로 한 발 물러서고 이해하고 사랑하려 하면 막을 수 있다.
사람이 미리 막을 수 없는 역경이 있다. 급작스런 사고와 이유도 알 수 없는 질병의 발생 등등이다. 이런 경우 사람은 더 약해진다. 약해질수록 더 강해져야 한다. 자포자기해서는 안 된다. 도움을 구하고 요청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 빈부와 귀천을 따지지 않고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인생길의 어려움. 그것이 인생의 가는 길이다. 인생의 행복이 평탄함에도 있지만, 어려움을 극복하며 사는 가운데에도 있다는 것을 알면 역경을 이겨나가는 데 더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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