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7일은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물려받은 2차 대전 후 최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취한 경기부양법안이 탄생한지 첫돌이 되는 날이다. 주로 다수당인 민주당 의원들에 의해서 의회 양원을 통과한 ‘미국 회복과 재투자 법안’은 그 규모가 사상 최대인 7,870억 달러에 이르는 거대한 재정정책이었다.
구제 금융정책이 주로 주택거품 폭발로 불거지기 시작한 금융시장의 붕괴를 구제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한다면 경기부양 재정정책은 금융시장의 극심한 경색으로 인하여 타격을 받은 실물경제인 국민경제를 다시 살리기 위한 국민경제 회복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부양 정책은 자유시장 경제가 불안전하여 발생하게 되는 수요의 부족을 정부가 관여하여 수요를 창출하고 국민경제 수요를 유도함으로써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고 하는 케인즈 경제학의 이론에 근거를 두고 있다.
오바마 경기부양 정책은 크게 3분야로 구분돼 추진되고 있다. 1분야는 세금구제이고, 2분야는 주정부 보조와 개인후생 지출이며, 3분야는 공공투자이다. 총 경기부양 예산에서 1분야, 2분야, 3분야에 각각 36%(2,800억 달러), 35%(2,730억 달러), 29%(2,260억 달러)로 분할되어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3분야에 대략 1/3씩 할당되어 있다.
경기부양 정책의 첫돌을 맞아 백악관에서 첫돌 잔치를 한 오바마 대통령은 1년의 성과와 앞으로의 진로를 낙관적으로 피력하였지만 공화당의원들과 보수주의 경제전문가들의 비판소리가 만만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먼저 경기부양 정책의 과실은 첫째, 마이너스로 치닫던 경제성장을 플러스로 바꾸어 놓았으며 실업이 속출하는 가운데 충분하지는 아니하지만 얼마정도 일자리를 창출해 놓았다는 데에서 찾아 볼 수 있다.
2008년 4/4분기 이후 마이너스로 하강하던 GDP가 2009년 후반부터 플러스 성장을 나타내어 3/4, 4/4 분기에 각각 +2.6%, +6.4%의 회복을 보여 주었다.
일자리도 미국의회 예산사무처의 분석에 의하면 200만개 이상이 창출되었다는 통계이다. 작년 경제위기로 잃어버린 일자리가 300만개에 달하지만 경기부양 재정정책이 시행되지 아니하였다면 500만 이상의 일자리가 없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GDP의 플러스 성장과 일자리의 창출은 경기부양 정책만의 성과는 아니고 연방준비 은행의 제로에 가까운 이자율정책 및 기타 획기적인 금융정책과의 공동성과인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부양 정책이 큰 기여를 했다고 하는 데에는 별 이견이 없다고 할 수 있겠다.
둘째 성과는 무어니 해도 경제위기에서 경제회복으로의 전기를 다져 놓았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기부양 정책시행의 첫돌 잔치에서 ‘미국을 제2 대공황(Next Depression)에서 구출’했다고 자랑한 것은 하나의 정치적인 수사 이상의 의미를 내포한다고 할 수 있겠다.
자유주의 진영이나 보수주의 진영의 정치가들과 경제 전문가들은 의견 차이는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대규모의 경기부양 정책을 ‘신속’하게 입안, 시행했기 때문에 제2의 대공황을 방지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경기부양 정책성과에 대한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첫째 예상했던 것보다는 국민경제에 도움을 주지 못했고 더욱이 실업이 계속 늘고 있다는 현실이다. 최근 CNN 여론조사에 의하면 회복, 재투자법안이 경제에 도움을 주었다고 찬성한 사람이 단지 36%밖에 되지 않고 작년 5월 이후 계속해서 실업률이 9~10%를 배회하고 있는 미국노동 통계청의 통계가 이를 보여 준다.
미국 경제가 회복의 국면에 들어섰는지는 모르겠지만 정상으로 회복할 때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릴지 모른다는 의견이 경기부양 정책의 효과에 대하여 비판을 던지는 주요 골자라고 할 수 있겠다.
둘째 허는 경기부양 정책을 입안, 시행하는 비용이 그 효과에 비하여 엄청나게 크다는 사실이다. 미국 의회 예산사무처의 예측에 의하면 경기부양 정책지출이 실제로 본안 7,870억 달러를 훨씬 초과하여 8,620억 달러에 다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연방 정부의 GDP대비 예산적자가 2차 세계대전(28% 1943, 22% 1944, 24% 1945)이후 가장 많은 2009년에 9.9%, 2010년에 10.6%로 불어날 전망이다. 경기부양 정책의 성과에 대한 종합판단은 앞으로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백순 / 연방노동부 선임경제학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