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되는 여러 지표를 통해 주택 구입 여건이 개선되고 있음이 뚜렷이 감지되고 있다. 전국 주택건설업협회(NAHB)와 웰스파고 은행이 공동으로 산출하는 주택 구입 용이도(HOI)가 지난해 4분기 중 약 71%로 집계됐다. 이는 4분기 중 전국 중간가구 소득(연 6만4,000달러)으로 같은 기간 매매된 전국 주택의 약 71%를 구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지난해 3분기 중 주택가격 대 소득 비율은 약 1.84배로 2005년 4분기의 2.77배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으며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전국적으로 주택 가격이 하락세가 이어지고 낮은 이자율이 유지되는 한 당분간 주택 구입 용이도는 계속 향상될 전망이다. 전국 대도시 중 주택 구입 용이도가 가장 높은 5곳과 가장 낮은 5곳을 소개한다.
중간소득가구 71%
평균주택구입 가능
주택 구입 용이한 5개 대도시
1. 인디애나폴리스
지난해 4분기 중 전국에서 주택 구입 용이도가 가장 높은 곳은 인디애나폴리스가 차지했다. 인디애나폴리스 지역의 중간가구 소득은 연 약 6만8,100달러로 전국 평균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지만 주택가격이 워낙 저렴해 용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지역의 4분기 주택 구입 용이도는 약 96%로 중간소득대의 가구가 같은 기간 매매된 전체 주택의 96%를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인구 약 170만명으로 전국 33번째 규모의 인디애나폴리스는 자동차 산업의 침체 여파로 지역 경제가 휘청거렸다. 하지만 제약산업과 금융업 등 기타 산업이 경제를 뒷받침해 12월 중 실업률이 전국 평균보다 낮은 약 8.5%대를 기록, 비교적 높은 소득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 디트로이트
주택가격 하락의 여파를 가장 많이 받은 곳 중 한 곳인 디트로이트의 주택 구입 용이도도 전국 최상위권이다. 디트로이트의 중간주택 가격은 10만달러도 채 안 되는 약 8만6,000달러로 이 지역의 중간소득은 약 5만7,100달러로 4분기에 거래된 전체 주택의 약 93%를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디트로이트 지역의 실업률은 전국 최고수준인 약 15%대로 단기간 내에 주택가격이 회복되기를 기대하기 힘든 지역이다. 이 지역의 중간 주택가격은 2005년도에 약 14만5,000달러대를 기록한 바 있지만 경기 침체와 더불어 최근 10만달러대 미만으로 추락했다.
3. 데이톤
오하이주의 데이톤도 집값 하락에 의한 주택 구입 용이도가 높은 지역 중 한 곳으로 조사됐다. 데이톤의 주택 구입 용이도는 약 93%. 인구 약 15만명의 데이톤의 중간가구 소득은 약 6만2,100달러이며 중간주택 가격은 10만달러를 간신 넘긴 약 10만6,40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라이트 형제의 고향에 걸맞게 그동안 항공우주 산업이 지역 경제를 이끌었으나 중공업의 쇠퇴와 더불어 지역 경제가 철퇴를 맞았다. 설상가상으로 지역 대표기업이던 ‘내셔널 캐시 레지스터’사가 지난해 조지아의 둘루스로 본사를 옮기면서 인구가 급격히 줄게 됐다. 한때 26만명까지 늘었던 인구는 현재 15만명 수준으로 인구 감소에 따른 주택 수요 부족이 주택 가격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4. 영스타운
오하이오주 영스타운의 중간주택 가격은 약 7만6,000달러로 조사 대상 대도시 지역중 가장 낮았다. 중간가구 소득이 연간 약 5만4,300달러로 비교적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주택 구입 용이도가 93%로 높은 이유라고 설명할 수 있다.
철강산업이 한창이던 70년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임금 수준을 자랑하던 영스타운은 최근 들어 실업률이 13%대까지 치솟고 있다. 중간가격대인 7만6,000달러대의 주택을 20% 다운페이먼트를 지불하고 약 5%(30년 고정) 이자율로 구입할 경우 월 예상 페이먼트는 약 326달러로 렌트비보다 훨씬 저렴하며 여기에 정부의 세제지원까지 감안하면 큰 부담 없이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
5. 애크런
주택 구입 용이도가 5번째로 높은 대도시는 오하이오주의 애크런으로 지난해 4분기 약 92%로 조사됐다. 애크런의 중간주택 가격은 약 10만달러이며 중간가구 소득은 약 6만5,000달러다. 이 지역 역시 급격한 인구 감소에 따라 주택시장의 분위기가 잔뜩 가라앉은 지역 중 한 곳이다.
현재 인구는 약 21만명이며 실업률은 약 10.7%대를 나타내고 있다. 전통 산업인 고무산업의 쇠퇴로 주민이 많이 빠져 나갔지만 최근 정보통신산업과 폴리머 산업의 유치로 고급 인력의 발길이 돌아올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이다.
오하이오주의 영스타운의 중간주택 가격은 약 7만여달러로 주택 구입 때 20%를 다운할 경우 월 페이먼트가 약 300달러대로 큰 부담 없이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
주택구입 어려운 5개 대도시
1. 뉴욕
주택 구입 여건이 가장 어려운 대도시로는 뉴욕이 단연 1위를 차지했다. 뉴욕의 지난해 4분기 중간주택 가격은 전국 중간주택 가격의 2배를 훨씬 웃도는 42만5,000달러인 반면 중간가구 소득은 약 6만4,800달러 수준에 머물러 주택 구입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의 주택 구입 용이도는 약 19.7%로 4분기 중 매매된 전체 주택 중 중간소득대의 가구의 구입할 수 있는 가격대의 주택이 고작 20%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같은 용이도는 최근에 그나마 다소 향상된 것으로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침체된 금융 산업의 부활과 함께 앞으로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 샌프란시스코
샌프란시스코 지역은 소득 수준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워낙 비싸 주택구입 여건이 가장 열악한 지역 중 한 곳이다. 지난해 4분기 샌프란시스코의 중간가구 소득은 연간 약 9만6,800달러로 전국 상위권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중간주택 가격은 무려 62만5,000달러를 기록, 용이도가 약 22%대에 머물렀다. 샌프란시스코 역시 뉴욕과 마찬가지로 최근 주택 구입 용이도가 그나마 개선된 것이다. 2006년 주택시장 활황기에는 주택가격이 76만9,000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최근 들어 가격이 하락하면서 용이도가 개선됐다.
3. 호놀룰루
호놀룰루는 전통적으로 주택 구입 용이도가 어려운 지역 중 한 곳으로 이미 주택가격이 바닥을 지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지역이다. 호놀룰루의 4분기 중간주택 가격은 45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1분기 36만달러로 바닥을 기록한 뒤 이미 반등한 가격대이다.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호놀룰루의 중간가구 소득은 약 7만9,000달러로 주택 구입 용이도는 약 34%로 조사됐다. 호놀룰루의 실업률은 약 5.3%로 비교적 낮으며 주택 차압률도 전국에서 비교적 낮은 곳에 속한다.
4. 샌타애나
오렌지카운티의 샌타애나의 4분기 중 주택 구입 용이도는 약 34.5%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샌타애나의 중간주택 가격은 약 43만5,000달러, 중간가구 소득은 약 8만6,100달러였다. 샌타애나 역시 2006년 이후 집값이 급격히 떨어졌지만 최근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지역 중 한 곳이다. 4분기 중 중간주택 가격은 전 분기(41만1,000달러)에 비해 상승했지만 고실업률(11.3%) 등의 영향으로 주택 구입 용이도는 전분기(37.6%)에 비해 악화됐다.
5. LA
아직도 차압 사태가 진행형인 LA 지역의 주택 구입 용이도는 약 37%를 기록했다. 지난해 약 17만 6,000채의 주택이 은행에 차압됐으며 올해 그 숫자가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차압매물에 의한 주택가격 하락이 이어질 경우 용이도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중 LA의 중간주택 가격은 약 32만달러, 중간가구 소득은 약 6만2,100달러로 조사됐다.
<준 최 객원기자>
샌프란시스코는 높은 소득 수준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워낙 비싸 주택 구입 용이도가 뉴욕에 이어 전국에서 2번째로 열악한 도시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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