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사회 전체의 총력전
한인들도 공동체 의식 필요
비즈니스 커뮤니티가 공립학교들을 후원한다는 의미에서 기업체의 대표나 간부 직원 한 사람이 초중고 학교를 방문하여 학교 교장의 안내로 반나절 일일 교장으로 보내는 프로그램이 LA 주류사회 상공회의소와 협찬으로 LA 통합교육구에서 해마다 실시되고 있습니다.
올해도 일일 교장 프로그램에 참여한 기업체 간부들과 교장들이 점심을 함께 하며 마이크로소프트 회사의 도네이션으로 경기침체에도 서로 나누며 살아가는 미국 특유의 자원봉사 정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회는 Fox 11 News의 일본계 뉴스 리포터인 수잔 히라수나 앵커가 맡았습니다. 또 연방하원의원 하비에르 베세라가 유창하게 인사말을 하였습니다. 주제 연설가는 레이커스 농구선수로 활약하다가 은퇴한 A.C. Green이었는데 운동도 잘했지만 말도 참 잘한다고 느꼈습니다. 이들을 보며 무슨 분야에서 일하든 자신의 경험, 배움, 생각을 제한된 시간 내에 말하고 글로 쓰는 힘은 우리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연습해야 한다는 생각을 재삼 확인하였습니다.
Bank of America와 마이크로소프트사가 후원한 일일 교장 프로그램 행사는 앞으로 follow-up session을 가지며 교사연수, 학부모 웍샵, 학생들을 위한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주겠다고 하여 서로가 이득이 되고 배우는 ‘윈-런’(win-learn)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또 교사들이 필요한 학습 자료가 있으면 도네이션해 주는 사람들과 연결해 주는 www.DonorsChoose.org 라는 웹사이트도 소개되었습니다.
21세기 일꾼을 배출하기 위해 LA의 비즈니스 커뮤니티가 LA의 학교들을 링크하여 비즈니스와 교육계가 함께 강해지도록 비즈니스─스쿨 파트너십을 키우는 것이 일일 교장(principal for a day)의 주목적입니다.
글로벌 경제에서 경쟁할 수 있는 워크포스를 키우기 위해 environmental studies, global studies, technology, communications, 등의 분야에 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커리큘럼을 개발하는 기업 파트너도 있습니다. 그리고 LA 카운티 변호사협회에서는 장래 변호사나 검사가 되고 싶어 하는 고등학생들에게 연사로 가서 특강을 해주며 학생들의 미래의 꿈을 키우고 그들의 잠재성을 계발해가도록 도와준 적도 있습니다.
사회의 축소판으로 우리 사회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공립학교를 이해하여 좀 더 사회가 civic involvement 정신으로 학교와 연결하도록 노력하자는 취지의 일일 교장 프로그램에는 AT&T, Bank of America, H&R Block, IBM, 마이크로소프트 회사, 파라마운트 영화제작사, 토요다 자동차회사, Wells Fargo 은행, Xerox Corporation 등등 많은 회사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자원봉사나 기부는 여유 있을 때만 하는 일이 아니고 부족한 우리와 커뮤니티를 함께 힘을 합쳐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므로 경제위기에 자원봉사 지원이 더 증가하고 있다고 주최 측은 얘기해주었습니다.
바쁜 시간을 반나절 소비해야 하니까 어떤 교장들은 참여하지 않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저는 지난 17년 동안 교장으로 일하면서 해마다 기업체 CEO를 초대하여 대화를 나누고 21세기 러닝 스킬에 대해 의견도 교환하곤 합니다. 이번에 저희 학교에 일일 교장으로 방문하신 분은 저와 배경이 아주 다른 엔지니어였습니다. 수년 전에 저희 학교 일일 교장으로 방문한 영화감독은 자신의 자녀들을 저희 학교에 전학시켜 저희 학교 학부모가 되었고, 또 다른 한분은 옛날 저희 학교를 졸업한 사람으로서 저희 학교 내 비영리단체인 학교 발전기금 운영회인 Friends of Third에 도네이션을 해준 적도 있습니다.
교육은 교육자들만 하는 게 아니라 그 지역사회 전부가 학생들의 교육에 기여하며 사회에 환원하는 태도로 해야 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데에는 마을 전체가 힘을 합쳐야 된다”라는 말처럼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공헌하는 미국 시민 양성을 위해 시간과 리소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커뮤니티에게 교육자로서 감사드립니다.
일일 교장 프로그램에 대한 답례로 교장이 기업체를 방문하여 ‘일일 CEO’로 “Executive for a Day” 프로그램이 있는데 저는 바빠서 참여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학교를 운영하는 교장은 기업체의 CEO나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교예산, 교직원 채용, 학부모(고객) 관리, 우리 학교를 선택하라고 예비 학부모들에게 마케팅하고 고객 만족도 조사, 학부모 불평 취급, 학교 성적이 올라가도록 부단한 노력, 리더십 트레이닝, 등등 ‘CEO로서의 교장’으로서 늘 트레이닝을 받으며 경험하고 배우고 학교가 진보하고 발전하도록 자나 깨나 학교만 생각하는 것이 교장의 일입니다.
한인 비즈니스 커뮤니티가 주중에는 너무 바쁘면 주말에 토요 한글학교나 일요일 교회 한글학교에 가서 ‘일일 교사’나 ‘일일 교장’이 되어 가르치면서 한국어 교사나 한글학교 교장들의 노고를 좀 더 이해하고 돕는 기회를 가지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리고 코리안 커뮤니티도 너무 코리언들 끼리만의 단체가 아니라 미국 주류사회에 공헌하는 모습을 주류사회 단체인 상공회의소와 연결하여 코리안뿐만 아니라 모든 타인종에게도 리치아웃 하는 모습을 그저 일 년에 한두 번이 아니라 항상 존재하는 미국생활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보였으면 합니다.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남을 돕는 것은 우리 자신들의 인생을 풍요하게 만들고 채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상담 문의: DrSuzieOh@gmail.com
수지 오 칼럼 / LAUSD 교장,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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