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기숙하며 공부하는 보딩스쿨(Boarding School)에 대한 한인 부모들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우수한 교육환경과 높은 명문대 진학률이 주된 이유이다. 하지만 보딩스쿨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만큼이나 많은 준비를 해야 입학할 수 있다. 단순히 성적만 좋다고 해서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내년 가을학기 9학년에 입학을 희망하는 현 7학년 학생들을 중심으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보딩스쿨 전문가 알렉스 정 윌셔 아카데미 원장을 통해 들어봤다.
독립심·책임감 길러주고 시간관리 장점
희망학교 직접 방문 시설·과외활동 확인
■ 보딩스쿨의 장점
집에서 학교를 다니는 많은 학생들이 부모에 의지한다. 단순히 먹고, 자는 것만이 아니라 공부와 과외활동 등 여러 면에서 부모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보딩스쿨은 혼자 생활하는 곳이다. 물론 학교에서 관리와 감독을 하지만 기본적으로 스스로 알아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이런 과정은 학생에게 독립심과 책임감을 심어주고, 성숙된 모습을 갖추게 만든다. 또 철저한 시간관리가 몸에 배게 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각 개인의 숨겨진 재능을 찾아내 발전시키는데도 보딩스쿨은 적극적이다. 교사 한 명당 학생 수가 많아야 10명 정도이니 개개인에 대해 꿰뚫고 있을 수밖에 없다. 부족한 공부를 직접 도와줄 수 있고, 장단점 파악을 통해 가장 좋은 방향으로 안내도 한다.
이밖에 선후배 간의 끈끈한 커넥션도 보딩스쿨의 장점이다. 학교 운영에서 동문들이 내는 기금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이를 반증하는 한 예가 될 수 있다.
■ 지원준비
미국에는 약 260여개의 보딩스쿨이 있다. 이 가운데는 역사가 200년이 넘는 곳도 있다. 하지만 선발하는 인원이 적다 보니 그 만큼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 계획을 세운다
1. 자기 평가
지원을 희망하는 학생이 스스로 자신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려 봐야 한다. 기본적으로 학교 성적(GPA)과 과외활동, 특기 등 보딩스쿨에 입학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가 우선이다.
2. 지원할 학교 선택
자신에게 맞는 학교를 찾아낸 뒤 지원이 가능한 곳들을 골라본다. 이는 대학 입시와 유사하다.
실력에 비해 다소 높은 학교, 그리고 수준이 비슷한 학교, 합격이 거의 확실한 등 3가지 군으로 나누어보고, 점차 범위를 좁혀 나간다.
3. 학교가 원하는 패턴으로 준비한다
학교마다 서로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지원할 예비 학교들의 인터넷 등을 통해 먼저 무엇을 요구하는지에 대해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런 뒤 자신이 가장 돋보일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거기에 맞춰 준비를 해 나간다.
4. 예비 SSAT 시험을 치러본다
보딩스쿨 입학사정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SSAT 시험이다. 문제집을 구입해 자신의 점수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집중 공략한다. 참고로 SSAT 시험은 지원할 당시 학년 때 치른 것만 유효하다. 즉 보딩스쿨 9학년 과정에 진학하려 한다면 8학년 때 시험을 치러야 한다.
5. 작문과 토론 실력을 쌓는다
보딩스쿨의 수업방식은 대학과 비슷하다. 토론식이 많기 때문에 발표력도 필수 조건이다.
6. 서머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부족한 학업을 보충하는 것과 함께 학교 지원 때 유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아 참가하도록 한다. 디베이트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 이것들을 알아두자
보딩스쿨 지원 준비를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주의할 점들이 있다. 지원서 준비물과 절차 등과 관련해 알아두면 유익한 점들이다.
1. 인터뷰는 학교와 직접한다
인터뷰는 매우 중요한 절차이다. 학교를 이를 통해 지원자의 됨됨이를 파악한다. 인터뷰 방법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나뉠 수 있다.
학교를 찾아가 직접 입학 담당자와 하는 것이 있고, 학교 관계자가 홍보를 위해 지역을 순회할 때 하는 방법이 있다. 또 나머지 하나는 학교의 지역 대표를 통해서이다.
이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은 직접 학교를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난 뒤 인터뷰를 하는 것이다. 이는 지원자와 학교 입학 담당자 간의 대화가 한 걸음 진전된 내용으로 이뤄지게 만든다.
2. 학교 방문은 필수
인터넷이나 주변의 얘기만을 듣고 학교를 평가한다는 것은 사실 한계가 있다. 직접 가서 눈으로 보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는 셈이다. 시설과 과외활동, 위치, 환경 등을 두루 살펴본 뒤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때 한 가지 문제가 생기는 것이 현재 재학 중인 학교를 결석해야 한다는 점인데, 보딩스쿨 진학이 목표라면 이는 불가피한 선택이란 점을 이해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학기가 비슷하기 때문에 평일을 이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학교 방문은 나중에 합격한 뒤에 다시 한 번 하는 것이 현명하다. 4년을 생활해야 하기 때문인데다, 복수의 학교로부터 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 가장 적당한 곳을 선택하기 위해서라도 이는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
3. 지원서 작성은 여유 있게
최근 들어 보딩스쿨 지원서는 작성이 점차 간소화되고 있으며, 온라인 신청이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사립대들이 사용하는 공통원서 시스템까지 도달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보딩스쿨 지원서는 내용도 복잡하고, 양도 만만치 않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지원자가 아직 미성년인 관계로 부모들이 해야 할 것이 많다. 특히 에세이는 학교마다 서로 주제가 다르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4. 탑 스쿨에 연연하지 않는다
탑 10 정도의 보딩스쿨에 입학하면 명문대 입학이 보장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부모들이 있다. 물론 이 정도의 학교라면 상당히 많은 학생들이 아이비리그 등에 입학한다. 하지만 전체는 아니다.
때문에 학교의 명성보다는 자녀가 그 학교의 상위 20% 내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자녀의 재능과 성격 등도 충분히 고려해 봐야 할 사안이다.
아무리 명문이고, 시스템이 훌륭해도 본인이 쫓아가지 못한다면 결과는 당연히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밖에 없다. 비록 탑 클래스는 아니라도 좋은 학교들이 많다. 특히 이런 학교들은 오히려 학생 개개인에 대한 지원이 훨씬 적극적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보딩스쿨 입학사정
대학 입시와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거의 맞다.
가장 중요한 것은 중학교 성적(GPA)이다. 그리고 SSAT 시험 점수를 통해 기본적인 실력을 파악한다.
이와 함께 추천서가 있는데 학교에 따라 3개에서 5개의 추천서를 요구한다. 중학교 영어와 수학교사, 카운슬러의 추천서가 일반적이지만, 여기에 과외활동 교사와 지원자를 잘 아는 일반인의 추천서를 추가하기도 한다.
이밖에 에세이와 과외활동 기록, 그리고 인터뷰를 종합해 최종 합격자를 결정하는데, 한인 학생들이 가장 약한 부분이 바로 인터뷰로 미리 철저한 준비를 해두지 않으면 실제 면접에서 낭패를 볼 수 있다.
<황성락 기자>
보딩 스쿨은 경쟁률이 높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 동부의 명문 보딩 스쿨 디어필드 아카데미의 토론식 수업 모습. <디어필드 아카데미>
보딩스쿨 지원 계획표
▲2~5월
- 지원하고 싶은 학교들을 선정해 본다.
- 자신의 이력서를 써본다.
- SSAT 예비시험을 치러 실력을 점검
한다.
- SSAT 에비시험 성적으로 바탕으로
합격 가능성이 낮지만 도전하고 싶은
학교 약 4개, 합격 가능성이 절반
정도인 학교 6개, 합격이 거의
확실한 학교 2개 정도를 추린다.
▲6월
- SSAT 예비시험을 다시 한 번 치러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 보강한다.
▲7~월
- 10월 SSAT 시험을 목표로 철저히
준비한다.
- 지원할 학교를 도전 2개, 합격 가능성
이 50%인 학교 4개, 합격 안정권
3개 등 약 8개 정도로 압축한다.
- 지원할 학교에 예비 지원서를 제출
하고, 안내 책자를 신청한다.
- 10월 SSAT 시험을 등록한다.
▲9~10월
- 10월 첫 SSAT 시험 응시.
- 점수가 낮으면 12월 또는 1월 시험
등록.
- 지원할 학교 캠퍼스 방문과 인터뷰를
진행한다. 한 달 전에는 예약을 마치도
록 한다.
▲11월
- 에세이 작성 시작.
▲12월
- 입학 지원서 작성 완료.
▲1~2월(다음 해)
- 캠퍼스 방문 및 인터뷰 완료.
- 지원서 제출.
▲3월
- 10일 합격자 발표.
- 캠퍼스 재방문 후 최종 학교 선택.
- 대기자 명단 확인.
▲4월
- 10일까지 등록여부 통보.
- 입학을 결정한 학교에 예치금 납부.
“실력맞는 학교선택 인터뷰 준비 충실히”
알렉스 정 윌셔 아카데미 원장
“보딩스쿨에서 인터뷰를 실시하는 것은 지원자의 잠재력을 살피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한인 지원자들이 다른 조건들은 충족되는데, 인터뷰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이 가장 큰 약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알렉스 정 원장은 인터뷰의 문제점과 관련, 자신에 대해 정확하게 구체적으로 설명하는데 자신이 없고, 미국에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영어구사 면에서도 어휘력이 부족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표현하는데 한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 원장은 항상 책을 많이 읽고, 발표력을 키우는 훈련을 많이 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고 제시하면서, 여기에 항상 스스로 알아서 공부와 과외활동 등을 하는 힘과 능력, 습관을 키우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B 또는 C 정도의 성적을 받는 학생이 명문 보딩스쿨에 입학했을 경우 수업을 정상적으로 쫓아가는데 어려움이 클 수 있는 만큼, 실력에 맞는 학교들을 골라 그 곳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이 대학 진학에도 훨씬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무조건 학교 성적이 좋다고 합격이 보장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만약 보딩스쿨에 자녀를 입학시키고 싶다면 미리 충분한 시간과 계획을 가지고 진행하는 것이 유리하고, 자녀에게도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13)381-3401
알렉스 정 원장이 한인 지원자들이 인터뷰에서 주의할 점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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