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간 봉사단 순교’ 겪은 박은조 샘물교회 목사
‘호화·막무가내 선교’ 오보 탓 고통 겪으며
‘교회다운 교회’로 세워지는 은혜 누려
‘순교’후 아프간에 더 많은 사랑·정성 쏟아
“2007년 여름의 아프간 피랍사태는 제 개인과 샘물교회에 자신을 돌아보고 아프간을 더 열심히 섬기기로 결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금 그곳에 봉사단을 보내지는 않지만 간접적인 사랑의 실천은 계속하고 있습니다. 샘물교회 교인들은 그 일로 더욱 ‘단단’해지는 은혜를 누렸습니다. 복음을 위해 받는 고난에 대해 진지해지고 교회다운 교회로 세워지기 위한 치열한 씨름을 시작하게 되었으니까요. 전화위복의 하나님을 경험했다고나 할까요?”
교인 23명이 탈레반에 납치돼 2명이 살해되고 21명이 42일만에 생환하는 전무후무한 소용돌이의 중심에 있었던 분당 ‘샘물교회’ 박은조(57) 목사는 10일 본보 인터뷰에서 난무했던 오해와 진실을 포함한 당시 이야기를 공개하는 한편 ‘참다운 공동체 만들기’ 노력에 대해 담담하게 밝혔다.
박 목사는 “2명의 순교자(배형규 목사, 심성민씨)가 발생한 그 사건 이후 아프간 사람들에게 훨씬 많은 정성을 쏟고 있다”며 “예를 들어 한국 내 아프간 유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한국으로 단기 연수를 오는 의사들에게는 식사를 대접하거나 내시경, 청진기 등 필요한 물품을 전달한다”고 말했다.
“그들이 부담을 갖지 않도록 교회의 이름이 아닌 한아프간친선협회의 이름으로 이런 일을 합니다. 전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친구다’라는 의미의 제스처지요.”
그는 잘못 알려진 사실이 많아 샘물교회가 국민들로부터 “그렇게 엉터리로 하면서도 너희가 교회냐, 너희가 국민이냐”는 식의 형언할 수 없는 비난과 질타를 당했음을 차분히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당시 샘물교회 봉사팀은 많은 이들의 생각처럼 정부의 만류를 무시한 채 멋대로 아프간으로 떠난 게 아니었다. 오히려 수만명이 동참하는 봉사시즌을 앞두고 정부가 그해 5월 실시한 ‘선교단체 및 NGO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해 아프간 여행시 주의사항까지 듣고 지침에 따라 행동했다.
또 조작된 동영상에 나오듯 현지 아이들을 모아놓고 “할렐루야”를 외치게 하는 무례한 선교는 전혀 없었다. 단지 난민아동들과 축구하기, 장난감 나눠주기, 현지 구호시설 페인트 하기 등 ‘농활’ 수준의 봉사를 펼친 것뿐이었다. 봉사팀은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관광버스가 모두 벤츠사 제품이었고 피랍 당시 탔던 것은 10년 된 에어컨조차 없는 모델이었음에도 불구, “호화 봉사여행을 갔다”는 여론의 돌팔매를 맞았다.
그들이 죽을 각오로 유서를 쓰고 나갔는데 교회 측이 그런 일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것도 편향 보도였다고 박 목사는 말했다. 그는 처음에 유서가 없는 것으로 보고받고 그대로 발표했으나 나중에 알고 보니 6~7명이 유서를 제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샘물교회는 훈련 프로그램에 임하는 교인의 자세를 강조하려는 뜻에서 유서를 쓰게 하는 일이 더러 있었다).
사건 전에도 칭찬 받는 공동체였던 샘물교회는 고난의 광풍이 지나간 지 2년 반이 흐른 지금, 타교회 교인의 수평이동성 등록을 지양하는 대신 믿지 않는 사람을 전도하는 데 주력하는 가운데 가정과 이웃을 섬기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주일예배 평균 출석자가 약 3,700명으로 300여명 줄었지만, 전도의 사명에 불타는 교인들로 오히려 교회는 건강해지는 기쁨을 누렸다.
또 성장만능주의를 거부하고 7년 전에 이어 빠르면 2월에 부목사와 교인들을 내보내 또 하나의 분립 개척교회를 세운다. 샘물교회 역시 17년간 서울영동교회를 담임하던 박 목사가 3개 교회를 분가시킨 뒤 기도 중에 자신이 4번째 교회를 맡아서 나옴으로써 1998년 탄생했다.
박 목사는 “어떻게 하면 동호회가 아닌 진정한 교회를 세워 갈 수 있을까 늘 고민한다”며 “그것은 건물, 조직, 재정이 아닌 ‘그리스도의 몸’에 속한 지체들이 아름다운 관계를 맺는 ‘공동체성’의 유지라는 본질에 집중하면서 관심을 갖고 이웃들을 섬길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12(금)~14일(일) 예은장로교회(담임목사 곽건섭·1401 Washington Bl., LA)에서 부흥회를 인도한다.
문의 (213)745-9997
<글·사진 김장섭 기자 >
분당 ‘샘물교회’ 박은조 목사는 “교회가 교회답게 되려면 세상을 섬겨야 한다. 신자가 아닌 이웃들에게 관심을 가지면 그들의 어려움이 보이고 교회는 자연 복지 활동에 힘쓰게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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