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내 아이가 다녔던 한국교회에서의 일이다. 많은 아이들은 계단에서 복도에서 심지어 예배당에서까지 무섭게 뛰어 다녔다. 너무 놀라웠지만 처음 간 교회인지라 혹시 무슨 이유가 있어서 그럴 수 있겠지 하며 몆 주를 지켜보았다. 그러나 한 두달이 지나도 상황은 같았다. 고심하다가 선생님께 조심스럽게 그리고 정중하게 말했다. 선생님은 너무 안타까워하면서 아이들에게 교회 내에서 뛰어다니지 말라고 수차례 말을 했어도 소용이 없다고 했다. 꾸지람을 하면 부모가 기분 나빠 교회를 안나오기에 더 이상 이야기 할 수도 주의를 줄 수도 없다고 했다.
‘가정에서부터 가르침을 받았어야 하는데’ 라며 씁쓸한 안타까움을 내비치며 우리의 대화를 마쳤다. 허나 나는 뛰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뛰지 말자라며 말을 건넸다. 그러던 어느 날 10살쯤 돼보이는 여자아이와 그 또래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뛰어가다가 정면충돌하면서 뒤로 그대로 넘어졌다. 나는 아이를 일으켜 세우면서 아이를 불렀다. 몇초 후에나 깨어난 여자아이는 정신이 없는 듯 했다. 아이 아버지가 와서 따라 갔다. 같이 부딪혔던 남자아이는 아픔을 참으며 일어났다. 넘어진 아이들을 부축하고 나서 선생님께 내용을 전했다. 두 아이는 괜찮아 보여서 천만다행이었지만 그럴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또 아이들이 다칠까봐서 다시 걱정되었다. 어떤 분들은 별일도 아닌 것을 왜 그리 걱정하느냐, 아이들이 크면서 넘어질 수도 있고 다칠 수도 있지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나서 아이들이 병원을 가는 경우
를 종종 보아온 나로서는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오래전에 내 아이들과 한인이 운영하는 상점을 갔을 때의 일이다. 내 큰 아이가 나에게 물어왔다. ”엄마, 왜 여기는 사람들의 몸이 부딪혔는데 왜 ‘미안하다’고 또는 ‘실례합니다’라고 안하지?” 나는 “그사람들이 잘 몰랐나보지”라고 대답했지만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 “아니야, 엄마 여기 올 때마다 그래 왜 사람들은 부딪혔을때 ‘Excuse me’ 또는 ‘I’m sorry’ 라고 안해?”난 더 이상 할말이 없었다. 식당에서 가족끼리 식사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소리지르고 의자위에 올라가 큰소리로 떠들어도 별로 상관안하고 식사하는 부모를 종종 볼 수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 실례가 된다는 것을 모를 수도 있고 알 수도 있지만 이제부터는 가르쳐야 할 것이다. 몇가지 공중도덕 또는 공공예절(Public Manner)에 대해 짚고 넘어가자. 생리적 현상으로 오는 자연스러운 하품, 기침 또는 재채기를 했을 때, 또는 방귀를 뀌었을 때에 “Excuse me“라고 한마디를 하도록 하자. 서로 몸이 부딪혔을 때 말 중간에 끼어들 때에도 역시 “Excuse me”
라고 하자. 살아가면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들이다. 그럴 때 이 간단한 영어 한마디가 여러분 자녀의 미국생활 뿐 아니라 공동체 생활에서의 삶을 보다 질을 높일 것이다. 높은 점수, 좋은 방과 후 프로그램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동체 생활 그리고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 공중도덕, 그리고 예절을 우선적으로 가르쳐야 할 것이다.
친분이 있는 몇몇 미국 공립학교 교사들은 나의 생각에 동의를 한다. 학교에서는 6시간 정도 생활을 하지만 부모와 함께 가정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더 많기에 가정에서 먼저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교사들은 한결 같이 말한다.
균형 있는 식사를 아이들에게 권하듯이 균형 있는 교육을 아이들에게 가르치자. 다 커서 고칠려고 하면 어렵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다. 어릴 때 부모 품에 있을 때 바른 것, 옳은 것, 당연히 해야 할 것을 가르치자.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언행과 예절은 어느 나라이건 선택이 아니라 생활이다.
우연히 알게 된 학부모들과 예절 및 공중도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놀랐던 적이 있다. 많은 엄마들이 잘 모르거나 깨닫지 못했다면서 이런 것들을 학부모들에게 많이 알려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잘 몰라서 가르치질 못했다며 다른 유익한 것도 가르쳐달라고 부탁을 해왔다. 난 도서관에 만화로 된 예절에 관한 책을 알려 주었고 엄마들은 당장 자녀들과 함께 그 책을 보면서 공중도덕의 중요성을 깨닫고 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난 매일 가까운 사람 또는 처음 보는 사람으로부터 배운다. 항상 열린 마음을 가지고 배우려 하는 자세로 우리의 귀한 자녀들의 교육에 참여하자.
에스더 정 26학군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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