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과 교육부 장관 애니 던컨(Arne Duncan)은 최근 ‘정상을 향한 경주’(Race to Top)란 기금을 책정해 놓고, 각 주로 하여금 이 기금을 지원하게 하여, 연방 교육부가 의도하는 일련의 교육정책을 시행하려 하고 있다. 필자는 이 ‘정상을 향한 경주’란 어떠한 교육 정책이며, 이 정책이 앞으로 교육 전반에 걸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지를 설명해 볼까한다.
이 기금이 가져올 미국 교육 전반에 파급될 효과는 1960년대의 Lyndon B. Johnson 대통령 행정부 시절에 통과된 ‘초중등학교 교육법’(Elementary and Secondary Education Act, 1965) 이상으로 앞으로 지대한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Race to Top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월 경제 부흥책으로 내놓은 American Recovery and Reinvestment Act(2009)에서 배정받은 교육예산 지원금 중 43억5,000만달러를 교육 개혁기금으로 전환, 주 단위로 연방기금을 분할, 미국 초중등학교 교육의 구조적인 혁신을 도모하려는 기금이다.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이며, 각 주는 일정한 연방교육부의 지침에 따라 경쟁에 의하여 이 기금을 신청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50개 주 교육부가 이 기금을 타기 위하여 지원한다고 해서 모두 이 기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개혁기금 신청을 하는 주는 학생들의 학업 성적 향상을 도모하고, 사회 계층 및 인종 간의 성적의 차이를 줄여야 할 의무가 있다. 특히 이 기금은 (1)고교 졸업생이 대학에서 혹은 직장에서 성공할 수 있고, 세계 경제에서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학습발달의 표준과 평가제도를 채택할 것과 (2)학생들의 학습발달과 성취를 측정할 수 있는 정보제도를 개발할 것 (3)교사와 행정요원 지원자들을 모집하고 교육하여, 효율성 높은 교사와 행정요원들을 배출할 것, 필요에 따라서는 그들을 보상하고, 그들을 가장 필요로 하는 학교나 교육구에 배치할 것 (4)경우에 따라서는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가장 뒤떨어지는 학교를 폐교 처리한 후 학교를 새로 세울 것 등 포괄적인 교육개혁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현재 ‘Race to Top’이란 정책은 전국에 걸친 6주 동안의 공청회를 거쳐, 세부 시행지침 일부만 다소 수정을 한 후, 위에 열거한 근본지침은 그대로 유지한 채, 각주가 각기 이 기금을 신청하는 단계에 들어갔다.
가주는 이미 지난 8월에 Arnold Schwarzenegger 주지사와 Jack O’Connel 교육부 장관의 협력 하에 이 기금확보를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가주는 1년에 100개 이상의 차터 학교를 세우지 못한다는 차터 학교법을 수정하고, 학업 성적이 저조한 학교를 주정부가 적극 개입할 수 있도록 가주법을 개정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Race to Top 기금은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가장 낮은 학교를 다음과 같은 4개의 모델에 의거하여 새로이 정비할 것을 제시했다. 어떤 모델을 채택할 지, 4개 모델 전부 다 사용할 지는 주교육국의 판단과 재량 하에, 해당 교육구가 적극 참여하여 취사선택하여 채택할 수 있다.
첫째 모델은 해당 교육구의 교육감이 현재의 교장을 해임한 후 새 교장을 임명하고, 신임 교장에게 교직원 임명권, 예산 집행권, 학사연도의 결정권 등을 전적으로 일임하는 것이다. 해당 학교에 재직하는 교사들은 같은 학년도 6월30일까지 재임용을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전체 교사의 50%만이 그 학교에 재임용될 수 있다. 지난주 LA 교육구의 학생 4,800명인 Fremont 고교가 최초로 폐교 지정을 받았으며, 가주 교육법에 의해 내년 봄 3월 중순까지 현 교장은 사표를 제출해야 하며, 교사들은 5월 중순까지 모두 사표를 제출해야 된다.
던컨 교육부 장관이 이것 때문에 지난주 목요일에 Fremont 고교에 왔었으며, LA 교육구의 교육감 Ramon Cortines가 배석했었다. 이 모델은 교육부 장관이 교사노조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이 시카고 교육구의 최고 경영자로 있을 때에 시행했던 모델이다.
둘째 모델은 학교를 폐교한 후 차터 학교로 전환하거나, 영리 단체에 넘겨 운영케 하는 방법이다. 셋째 모델은 학교를 폐교한 후 학생들을 학업 성취도가 나은 다른 학교에 보내는 것이다. 넷째 모델은 교장은 바꾸되, 대다수의 교직원들은 잔류시키는 방법이다. 그러나 학교 문화를 쇄신하기 위해 엄격한 교사 평가제도를 실시하고, 교사의 효율성을 늘리기 위하여 재교육을 실시하며, 경험이 풍부한 교사에 의한 지속적인 지원(mentoring)을 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또한 학생들의 교과과정을 강화하고, 수업시간을 늘리며, 교장·교감들에게 예산 집행, 교사 임용, 학사연도 결정면에서 융통성을 부여한다.
그러나 학업 성적 부진학교가 9개 이상인 교육구는 50%의 학교에 이와 같은 모형을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LA 교육구에서는 앞으로 폐교 처리되었다가 새 학교로 탄생하는 학교가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일부에서는 이와 같은 대대적인 교육개혁은 현장에서 뛰는 교사와 교육 행정가들에게 그 책임을 묻는 행위일 뿐이라며 반대하는 이론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실용주의적인 시도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교육자들도 있다.
필자는 이 모델이 기금 지원서 심사요강의 총점 500점 중 10%인 50점에 해당하는 점수인 만큼, 다수의 주에서 ‘폐교, 신임교장 임명, 교사 재임용’을 단행하는 모델을 많이 선택할 것으로 내다본다. 그리고 앞으로 전국적으로 공립학교 혁신의 바람이 불어 닥칠 것으로 기대된다.
클라라 박 / CSUN 교수·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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