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민(뉴욕주 공인 홈 인스팩터)
요즈음 건조기(Dryer)와 세탁기(Washing Machine)는 가정용 필수품중의 하나임은 부인할 수 없다. 홈 인스팩션시 물론 중요 점검항목중의 하나다. 옛날 옛적 아낙네들이 냇가나 우물가에서 손수 물빨래하고 빨래줄에 혹은 나무위에 옷이나 이불들을 걸쳐놓고 햇빛에 건조시키던 시절과 비교해 보면 참으로 세월의 변화를 다시금 되새겨보게 한다. 손으로 직접 빨래하고 말리던 시절에 그 누가 화재라는 염려를 했겠는가. 인간을 편하게 하고자 하는 과학문명이 발달하면서 화재에 대한 염려와 현실이 생기게 된 것이다. 편하게 하고자
함은 인간의 노력에너지 대신 전기나 개스에너지 사용을 불러왔고 이는 화재 발생의 원인이 되고 있다.
미국화재방지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2003년에서 2006년 사이 미국소방국에 보고된 매 23건의 주택화재중 평균 1건은 드라이어나 세탁기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에만 하더라고 총 17,700여건의 드라이어, 세탁기관련 화재가 발생하여 15명이 사망하고 약 360여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1억9,400만 달러의 재산피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드라이어로 인한 화재가 전채의 92%를 차지하고 있고 세탁기로 인한 화재는 4%, 세탁기겸 드라이어에서 발생한 화재가 3%인 것으로 통계는 보여주고 있다.
화재의 주된 원인을 살펴보면 드라이어와 세탁기를 청소하지 않아 발생한 경우가 29%, 오작동 혹은 알려지지 않은 기계적 이유로 24%, 13%정도는 전기누전 등으로 인한 화재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홈 인스팩션시 제일 많이 지적되고 있는 항목 중의 하나는 드라이어에 연결되어 있는 통풍관(Air Exhaust Vent Pipe)이다. 밖으로 배출시키는 통풍관을 비닐로 만들어진 파이프를 사용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 비닐관은 드라이어에서 나오는 뜨거운 열기를 밖으로 배출하는데 절대 적합하지 않으므로 사용되어서는 안된다. 실상 이 비닐관들은 목욕탕이나 화장실의 환풍기 통풍관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드라이어에 잘못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금속으로 된 파이프(Rigid or Flexible Metal Venting Material)를 사용해야 함은 당연하다.
한번은 이런 경우가 있었다. 전기 드라이어 뒤에 연결되는 전기선 주위에 먼지 등이 끼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쌓인 먼지에 습기가 차면서 전기누전이 일어나 화재가 발생하여 지하실이 전
소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 화재로 인해 발생한 연기가 옷장 등 집안전체에 스며들어 큰 고통을 당한 경우를 목격한 바 있다. 그 옛날 겨울에 냇가나 우물가에서 그 차가운 손을 더운 입김으로 후후 녹여가며 빨래하고 영상의 날씨에 빨래해야 건조가 가능했던 시절에 비하면 너무나도 편한 세상이 되었지만 소위
과학문명의 발달로 인한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은 것 역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드라이어나 세탁기 사용시 주의해야 할 사항들(Safety Tips)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세탁기나 드라이어는 전문가를 통해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드라이어를 보면 필터(Lint Filter)를 사용하는데 이 필터를 사용전후 꼭 청소해 주는 것이 좋다. 아울러 앞서 언급한데로 드라이어에는 반드시 금속으로 된 통풍관을 사용하고, 외부 배출구 뚜껑(Outdoor Vent Flap : 드라이어가 작동할 때 열리고 작동하지 않을 때 닫치는 것)가 잘 작동하고 있는지 자주 점검해 주어야 한다. 간혹 겨울에 눈이 쌓여 혹은 벌집 등으로 인해 혹은 먼지가 쌓여 뚜껑이 열지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점 또한 유념해야 한다. 특히 개스 드라이어의 경우 정기적으로 개스 누출 여부를 점검해야하고, 드라이어와 세탁기의 전원(120볼트)을 연결하는 전기 소켓은 GFCI소켓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세탁기나 드라이어에 지나치게 많은 옷을 넣는 것(Overloading)을 지양하고, 집을 비울 때나 잠을 잘 때 절대 드라이어를 틀지 않는 습관이 중요하다. 또한 휘발성 인화물질이 배어있는 옷이나 수건을 간혹 드라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위험천만하며 드라이어 주변에 인화성 물질 또한 가까이 있어서는 안 된다. 화재는 아니나 간혹 물벼락을 맞는 경우도 있다. 세탁기에 고무로 된 호스(hose)를 수도관에 연결하여 사용하는 가정이 많다. 금속으로 감싼 호스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오래된 고무호스가 압력을 견디다 못해 터지는 바람에 소방차를 동원하여 지하실에 고인 물을 뽑아내는 경우를 목격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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