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미국 당뇨병의 달(American Diabetes Month)이다. 최근 당뇨병은 심근경색과 뇌졸중에서부터 신장 손상, 실명, 다리 절단의 주요 위험요소로 지목돼 심각한 불치의 병으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연방정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 내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미 전체 인구의 7.8%에 해당하는 약 2,36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을 정도로 당뇨병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진단 미확정 환자도 약 570만 명으로 추산된다. 당뇨병은 생활 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병이다. 전문가들은 이 병에 걸렸다 하면 좌절하지 말고, 평생 동반자로 생각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통해 최대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 주 LA타임스 건강섹션에서는 당뇨병의 관리 및 체중 조절수술이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는지, 심장병과는 어떻게 연계돼있는지 등 흥미로운 주제를 통해 당뇨병을 특집 기사로 다뤘다. LA타임스 기사내용을 바탕으로 당뇨병에 대해 알아본다.
완치 불가능 조절 하는 병… 식사·운동·약물 조화시키면
심장병·뇌졸중 등 합병증 예방‘건강한 환자’로 살수있어
#당뇨병은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인슐린에 대한 민감성이 떨어져 탄수화물 대사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음식을 통해 체내에서 흡수된 포도당이 각 세포에서 이용돼 에너지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란 호르몬이 필요하다. 인슐린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혈당이 증가하고, 에너지로 사용되지 못한 포도당이 혈액에 축적돼 결국 소변으로 배설된다.
증상은 배고픔 증가, 과한 갈증, 빈뇨 및 소변 양 증가, 체중감소, 피로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진단 미확정 환자 및 제대로 당뇨병을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는 인체 신경을 손상시켜 눈 손상, 신장 손상, 다리 혈관 손상 등을 일으키며 나아가 심장질환, 뇌졸중 발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병이다.
당뇨병은 제 1형과 제 2형으로 나뉜다. 제 1형은 어느 나이에나 발생할 수 있지만 대개 어린이 또는 청소년기에 진단된다. 성인 5~10%가 제 1형을 앓고 있다. 1형은 인체 면역 시스템이 혈당 조절 호르몬 인슐린을 생산하는 췌장의 베타 세포를 잘못 공격해 당뇨병이 발생한다. 인슐린이 분비되지 못해 인슐린 주사에 의존하게 된다.
당뇨환자의 대부분인 90~95%는 제 2형으로 진단된다. 제 2형 당뇨병은 인슐린 비의존성 당뇨병으로 인체의 인슐린 사용 및 생산 능력이 점차 떨어지는 것으로 대개 라이프스타일과 관련이 높아 식이요법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유전, 노화, 비만 등과 관련이 있다.
당뇨병은 2006년도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사망원인 7위에 랭크 된 질환이다.
또 당뇨병 관련 의료비용도 높다. 적어도 하루 한번 약을 복용하며, 혈당 측정기, 측정 스트립, 주사기 등 의료비용이 많이 드는 질환에 속한다.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이 아닌 사람보다 의료비용을 2.3배나 더 많이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뇨병은 제 1형과 제 2형으로 나뉘며 제 2형은 라이프스타일과 관련이 높다. 혈당 체크를 하고 있는 모습.
#당뇨병, 라이프스타일을 먼저 바꿔라
당뇨병은 크게 식사, 약물, 운동요법을 통해 관리한다. 식사 요법은 정상 혈당 유지를 위해 탄수화물과 지방 섭취를 줄이는 식이요법과 체중 감량이 필요하다.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 취하기 역시 중요하다. 식사와 운동만으로는 혈당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약물 요법을 실시하게 된다.
그러나 식사와 운동요법은 하지도 않으면서 인슐린 주사에만 의존해서는 곤란하다. USC 의대 조교수 웨이-안 앤디 리 내분비내과 전문의는 “인슐린 주사만이 당뇨병의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다”며 “라이프스타일을 건강하게 바꾸며 당뇨병을 잘 관리하는 방법이 약물이나 수술보다 의료비용도 더 적게 드는 방법”이라 지적했다.
최근 새롭게 나온 당뇨병 약으로는 넌-인슐린(non-insuline) 약물로 혈당이 오르기 전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인크레틴(incretin-소화관에서 나오는 호르몬)을 활성화시키는 약물들이다.
넌-인슐린 약물인 인크레틴 약물과 함께 식이요법을 철저히 하면 인슐린 주사를 맞지 않고도 당뇨병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앤디 리 교수의 설명이다.
리 교수는 지난 여름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내분비학회에서 이와 관련한 케이스스터디를 발표해 주목 받았다. 리 교수는 환자들에게 인크레틴 약물과 저 칼로리 식단(하루 600-800 칼로리 섭취)를 섭취하게 한 결과 환자들은 인슐린 주사를 맞지 않게 됐으며,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식사 및 운동요법으로만 혈당을 정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이후 하루 1,000~1,200칼로리 섭취, 체중 감량, 매일 적당한 운동 및 규칙적인 식사와 수면 스케줄로 당뇨병을 관리했다.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것은 당뇨병 관리에 있어서 첫걸음이자 최상의 방법이다.
그러나 의사들에 따라 인슐린을 무조건 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인슐린이 필요하다면 써야 한다는 것이 더 건강한 방법이라는 것. 인슐린을 써서라도 혈당 레벨을 정상치로 조절하는 것은 길게 봤을 때 신장, 눈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길이다.
물론 의사에 따라 인슐린 주사를 위협수단으로 쓰기도 한다. 또한 환자들은 체중도 줄이지 못하고, 인슐린 주사를 맞게 되면 죄책감을 느끼거나 당뇨병 조절 관리에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조슬린 당뇨병 센터 메디칼 디렉터 리처드 잭슨 내분비 내과 전문의는 “당뇨병 환자에게 병 관리 목표를 인슐린 주사 맞지 않기로 해서는 안 된다”며 “당뇨병을 갖고도 다른 합병증이 생기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강하게 체중도 줄이지 못하고, 라이프스타일도 잘 관리하지 못하면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의사들은 무조건 피하기보다는 주치의의 진단에 따라 필요하면 맞을 것을 권한다.
당뇨병을 갖고 있는 모든 환자가 과체중인 것은 아니며 비만이어도 당뇨병에 걸리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제 2형 당뇨병 환자의 95%는 과체중이나 비만이다. 전문가들은 비만과 유전적 소질이 합쳐져 제 2형 당뇨병의 자극요인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전적 경향이 있는 사람은 과체중이 되지 않는 길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또한 지방세포는 인슐린 민감성을 조절하는 단백질인 애디포카인(adipokines)을 분비할 뿐만 아니라 과다한 체지방은 호르몬 균형을 방해한다. 체중 감량은 복부의 내장지방을 줄이는 길. 체중을 5~10%만 줄여도 눈에 띠게 혈당이 줄며, 약 의존도도 줄게 된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 역시 당뇨병에서 인슐린 주사나 다른 약물 의존도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적당한 강도의 운동은 체중 감량 효과가 없어도 인슐린 민감성을 개선할 수 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적당한 강도의 30~60분 에어로빅을 일주일에 3~4회 하면 평균 혈당 레벨이 10~20%나 감소했다.
또 규칙적인 운동은 혈압을 낮추며,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은 증가시키고, 중성지방은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탄수화물 덜 먹고 충분한 수면·운동 효과
비만-과체중 환자는 위장 접합수술 받으면
체중 줄어 증상 개선
#당뇨병과 심장병의 관계는
당뇨병 환자는 비 당뇨병 환자보다 2~4배 정도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으며, 심장질환이나 뇌졸중으로 사망할 위험도 높다.
LA 시더사이나이 메디컬 센터의 루치 매더 내분비내과 전문의는 “당뇨병환자이지만 심혈관계 질환 병력이 없는 사람에게 심근경색이 발생할 위험도는 이전 심근경색을 경험한 환자에게 심근경색이 다시 재발할 확률과 같다”고 지적했다. 즉 심근경색이 일어날 위험도가 심근경색을 경험한 환자(heart attack survivor)와 같다.
당뇨병과 심혈관계 질환 발병 위험요소에는 비만, 고혈압, 건강하지 못한 콜레스테롤, 염증 등이 공통적으로 있는데, 당뇨병 환자는 혈당 관리뿐 아니라 이들 위험요소도 집중 관리해야 한다.
반대로 심혈관계 질환자의 경우도 당뇨병 발생 여부를 꼭 체크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째서 당뇨병 환자는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까? 여러 요소가 주목 받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바로 지방이다. 지방이 축적된 비만 환자들에게는 생기는 염증이 당뇨병과 심혈관계 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또한 체중이 늘면 지방산이 근육, 간에 과다하게 축적되는데, 지방산이 근육 세포의 인슐린 저항성을 만들어 당 흡수를 저지하고 혈당을 높이게 된다.
또 간에 지방산이 축적되면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은 늘리고,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은 감소시킨다. HDL 분자는 혈관 파열 및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의 원인이 되는 혈관 내 지방 플라크의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당뇨병 환자가 HDL 레벨이 낮으면 혈관 내 위험 플라크가 늘어 혈관 질환을 유발하고 결국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연구 경향은 지방 세포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 당뇨병과 심혈관계 질환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과체중이나 비만으로 지방 세포가 증가하면서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여러 호르몬들이 간이나 근육 등에 손상을 일으키며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고 인슐린 저항성을 야기해 결국 제 2형 당뇨병을 발생하고, 심장 질환 위험도 증가한다는 것.
2003년도 쥐와 인간 실험에서는 지방세포가 대식세포의 거처가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식세포(marcrophage)는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면역세포로 CRP 등 염증 분자를 분비해 염증 반응을 유도하며 인슐린 기능은 떨어뜨려 결국 당뇨병으로 이끈다.
또 많은 연구진들은 이런 염증 분자는 혈관에 해가 될 것을 우려한다. 최근 당뇨병 진단의 새로운 당뇨병 진단 표지로 염증이 주목되고 있으며,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치료법에서도 당뇨병 약의 경우 염증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살살레이트(salsalate)다. 값도 싸며 염증을 막는 항염증 약물이다. 살살레이트가 제 2형 당뇨병을 막을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아스피린과 유사한 살살레이트(salsalate)는 아스피린의 부작용인 위장 출혈의 부작용은 없다. 혈당도 낮추며 염증을 줄여 당뇨병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는 류마티스성 관절염 치료약으로 쓰인다.
당뇨병 관리를 위해서는 라이프스타일을 건강하게 가꾸어야 한다. 음식과 적당한 운동은 당뇨병 관리에 매우 중요하다.
# 당뇨병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 ‘클릭’하세요
-www.diabetes.org (미국 당뇨병협회)
-diabetes.niddk.nih.gov (국립 당뇨병 정보센터)
-www.diabetes.or.kr (대한당뇨병학회)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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