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욱(객원논설위원·목회학박사 )
건강이 제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건강을 잘 지켜나가지 못한다. 너무 흔히 듣는 말이라서 그럴까. 조금이라도 몸이 아파 본 사람들은 “그래 건강이 제일이야”하며 건강 유지를 위해 살 것을 다짐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뿐이다. 다시 아프지 않고 건강해지면 언제 내가 그랬냐는 듯이 건강을 소홀히 하게 된다.
망각의 인간이라서 그런가. 건강을 위해 해야 할 것은 하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짓만 자꾸 하게 된다. 또 몸이 아파봐야 하나. 작은 병이야 들면 약 먹고 고친다 하지만 중병이 들어 버리면 어떻게 되나. 자신도 문제이지만 가족들에게는 더 중대한 일이 되고 만다. 건강보험이라도 있는 사람이면 괜찮지만 그것마저도 없으면 큰일이다.요즘 신종 감기(플루)다 하여 전 세계가 감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 감기로 인해 휴교에 들어간 학교도 있다. ‘신종플루엔자 A(H1N1)’란 의학 명으로 불린다. 처음엔 돼지에게서 바이러스가 전이됐다고 하여 돼지 독감이라고도 불렸었다. 언젠가는 새나 닭에게서 바이러스가 전이됐다고 조류독감이라 하더니 별별 독감이 다 생긴다.
겨울이 다가오며 독감예방 주사들을 많이 맞고 있다. 금년에는 예방 주사를 두 개를 맞아야 한다. 신종플루독감 예방주사와 일반독감 예방주사다. 한인교회 등에서 기한을 정해놓고 독감예방주사를 무료로 놓아주고 있다. 미리미리 알아보고 주사를 맞아두는 것도 좋을 것이다. 건강을 지켜 오래 살아야 되는 사람의 몸이란 참으로 기기묘묘하게 창조돼 있다. 정신과 마음이 있기 전에 몸이란 형체가 먼저 창조된다. 난자와 정자의 착상 이전엔 정신도 마음도 없다.
그렇다고 착상된 순간부터 정신과 마음이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몸을 매개로 하는 정신과 마음은 어느 정도의 생체적 발육을 지나야 서로 상호보완 된다.
어느 고등종교에서는 착상하는 그 순간에 떠돌던 혼이 들어와 윤회의 삶이 시작된다고도 한다. 고등종교의 교리다. 몸과 정신의 우선 창조순위는 몸의 형체가 먼저 만들어지는 것이지 혼이 담긴다는 정신, 즉 마음이 먼저는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몸과 정신, 혹은 몸과 영이 따로 따로 떨어져 있다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은 아니다. 어린아이일 때는 오히려 병이 드문 것 같다. 몸과 욕심이 자라면서 많은 병과 마주치게 된다.성장할수록 육체와 정신은 상호보완적 형태가 된다. 몸에 병이 드는 것은 마음에 먼저 병이 생겨 발생하게도 되기 때문이다. 어린아이들이 병이 별로 없는 것은 마음에 욕심이 없고 단순하
기에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란 말이 있다. 맞는 말이다.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정신도 혼도 마음도 모두 다 같이 건강을 잃게 될 수 있다. 몸은 정신과 혼과 마음과 영을 담은 그릇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음식이 맛있고 좋아도 음식을 담아놓은 그릇이 깨져 버리면 그 음식은 밖으로 모두 쏟아져 나와 버릴 수밖에 없다. 말을 바꾸어 “건강한 정신이 건강한 육체를 만든다”란 말도 성립된다. 몸과 영혼은 혹 몸과 마음은 둘이 아니라 하나이기에 마음이 상하면 몸도 같이 상할 수 있다. 상처 받은 마음 때문에 이 고민 저 고민 하다가 잘 먹지도 못해 시름시름 앓게 된다. 그 결과로 건강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사람이 늙어 수명을 다하여 건강을 잃게 되는 것은 순리다. 자연법칙이다. 나이 8순과 9순이 되었는데도 20대의 몸을 가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람의 몸도 기계와 같아 쓰면 쓸수록 닳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잔병치레하는 사람이 오래 산다는 얘기가 있듯이 “골골 90”이란 말도 있다. 하지만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본인과 타인에게도 덕이 될 것이다. 며칠 전 지인을 만났는데 자기가 잘 아는 어느 가장이 건강을 잃고 병에 시달리다 젊은 나이에 명을 다했다고 한다. 그는 부인과 어린 아이들 셋을 남겨 두고 세상을 달리했다고 한다. 슬픈
일이다. 재물도 좋고 명예도 좋다. 권력도 좋고 학식도 좋다. 노는 것도 좋고 친구도 좋다.
세상의 부귀와 영화는 없는 것보다 있는 쪽이 훨씬 좋다. 따라다니는 사람들이 많기에 그렇다. 건강을 잃어버리면 만사가 허사다. 건강이 제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잘 지켜나가지 못하는 것이 사람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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